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그다지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아침부터 +이렇게 시끄러워도 되는거야"하는 말이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그만큼 정치가 국민들에게외면받고 있음을 반증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대학 안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연일 신문지상에서는 '○○후보가 어떻고, ○○지역의 선거전은 어떻게 진행되고' 하는 류의 선거 관련사항을 주요기사로 보도하고 있지만 정작 대학인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어떤 이들이 출마하는지 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치권으로부터 받은 깊은 상처, 그리고 회의주의, 이러한 것들이 선거의 무관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 예로부터 정치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높았다. 선거정국이 되면 그동안 없었던 향우회 모임을 비롯해 각종 동문회 모임, 회합 등이 빈번해져 선거에 악용될 소지가 많았으며 퇴근길의 술집마다 선거 얘기를 안주로 삼으며 정치에 대한 관심을 표하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선거에 대한 대화보다는 증권투자에 관한 사항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정치가들의 잘못된 관행과 활동으로 국민생활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정치에 비판적이고 냉소적인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 해도 우리 +스스로의 모습 또한 비판적으로 돌아봐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정치인들을 우리의 손으로 선출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이들을 비판한다고 해도 이들이 결정한 국가의 정책은 우리의 생활이 되어 되돌아오는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정치란 우리의 삶과 생활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정책결정 구조이다.

최근 우리대학 학생들이 학내에서 개최했던 선거를 주제로 한 퍼포먼스 +공연을 본 적이 있다. 이 공연은 올바른 정책 비교를 통해 선거를 치루자는 내용의 마당극으로 진행됐다. 그러면서 진보적 정당을 새로운 대안으로 삼자는 학생들의 의지를 밝히기도했다.

또한 얼마전에는 대학노동조합과 학생대표자들이 공동으로 총선시민연대를 비롯해 진보정당들을 초청한 토론회를 개최했는가 하면 다양한 학과별 +토론회를 전개하기도 했다. 대학 안에서 선거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확산되고 있음은 대단히 환영할 만하다.

다양한 인격체가 함께 호흡하고 배움을 실천하고 있는 대학에서 패쇄적이 아닌 폭넓은 시각으로 선거를 맞이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정치인들은 우리의 손으로 뽑은 대표자이다. 대표자들의 잘못된 모습은 우리 스스로가 다시 가꾸고 잘 다듬어야 하는 것이다. 이번 4·13 총선을 맞이해 정원을 가꾸는 마음으로 정치인들을 심고 가꾸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와 같이 선거가 끝난후 파헤쳐지고 망그러진 정원의 모습을 다시 보기보다는 우리들의 손에 의해 정돈되고 가꾸어진 정원의 모습을 한번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 더구나 대학이라는 민주적 지식인을 양성하는 공동체 안에서는 특히 필요한 일인 것이다.

- 박종국(성공회대 기획관리처 홍보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