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와 더불어 - 건국대, 소재무 교수(학생복지처장) 국제화ㆍ정보화의 엄청난 물결 속에 차츰 외면되고 있는 민족분단의 현실을 몸소 체험하고이를 통해 새로운 통일의 의지를 다지기 위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건국대에서는 지난달 19일부터 22일까지 3박 4일에 걸친 '건국체험 통일로 가는 길'이란 주제로 금강산 기행을 실시했다.

지난달 19일 오후 4시 무렵 1천여명의 금강산 방문단 일행은 동해항에 도착, 대부분처음으로 경험하는 북한이라는 곳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다소 긴장된 마음을 갖고 승선수속을 마치고 금강호에 탑승했다. 이념의 핵심이랄 수 있는 대학이주관하는 행사란 점에서 어느 대학에서도 시도해 보지않은 행사를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우려와 긴장 속에 이번 행사가 무사히 마쳐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낯설은 북한에서 맞이한 첫날, 아침 선내 숙소에서 바라본 창 밖에는 현대건설의 장전항 기지의 모습과 산에 대한 깊은 조예가 없더라도 금방 반할만한 자태를 갖춘 금강산의 절경이 펼쳐져 있었다. 선상에서의 간단한 아침식사와는 대비되는 매우까다로운 북한의 통행검사를 마치고 금강산 방문단 일행은 온정리 휴게소로 이동했다. 이동 중에 보여지는 온정리 마을 풍경은 마치 우리의 70년대 시골풍경을 다시 보는 듯했고 1백여미터 간격으로 도로의 좌우측으로 한명씩 도열한 앳띤 북한 병사들의 모습은 북한에 대한 첫 인상으로서 말로는 표현하기는 어려운 안타까움 마음이 절로 들었다.

2개조로 편성된 인행은 만물상 코스와 구룡폭포 코스를 번갈아 기행했다.첫날은사진으로만 대하던 삼선암, 귀면암, 안심대, 망양대, 천선대 등의 아름다움과 기상천외한 모습을 뽐내는 만물상 코스를, 이튿날은 목란관, 금강문, 옥류동계곡, 구룡폭포, 상팔담 등을경유하는 구룡폭포 코스로 금강산의 다양한 위용을 감상했다. 특히, 북한땅에서의 마지막 날 마지막 행사였던 모란봉 교예단의 공연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하나가 되어 국내 연예인에게 환호하던 것보다 더욱 큰 박수와 격려를 보냈고 심지어 공연 중 펼쳐진 '우리는하나다'라는 플래카드를 보고 울먹이는 학생들을 보면서 앞으로 우리 후손들에게까지민족분단의 아픔을 주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용솟음 쳤다.

이번 행사를 통해 북한은 이제 더 이상 남이 아닌 우리의 형제임과 동시에 새천년 우리와 함께 가야 할 동반자임이 분명하다는 확신과 더불어 이번 방문이 아주값진 기회였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