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런 문제가 논의되려면 진상파악을 위한 철저한 역사적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같은 연구는 누구보다 먼저 대학이 맡아야 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같은 분야에 대한 연구는 다른 어떤 분야 못지 않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그것은 정의가 짓밟혀지고 불의가 판을 쳐온 잘못된 현실을 바로 잡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BK21사업이 2천억원을 쏟아 부으며 주로 첨단과학분야를 통해서 경제적 부가가치를 얻으려는 그 성과보다 훨씬 더 많은 경제적 성과를 얻게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린다 김이라는 여자와 국방장관, 국방위원장 기타 많은 고위층 실력자들이 얼마나 많은 국고를 축냈으며 고속철도 사건이 또 앞으로도 계속 얼마나 국가적 손실을 지속시킬지 모르는 것 등을 생각해 보자.

왜 그런 일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는가? 우리 군의 부패양상은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다. 전쟁중에도 숱한 병사들이 전선에서 피 흘리고 쓰러지고 있는데 후방에서는 군보급품을 모두 횡령하며 장정들을 굶주리게 했다.

이런 부패는 군만이 아니다. 지금까지 온갖 분야에서 부패는 지속되었고 이로 말미암은 국민의 경제적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런 부패와 비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불의에 의해서 +짓밟혀지는 온갖 사태들이 은폐되고 정의의 심판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뜻에서 역사의 진실을 바르게 밝혀나가는 일은 첨단과학분야 연구 등 다른 어떤 분야의 연구 못지 않게 선행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다른 분야에서 돈을 벌어 놔도 끊임없이 일부 몰지각한 자들의 배만 불리는 결과가 되기 쉽다.

그뿐만 아니라 잔혹한 독재적 권력에 의해서 짓밟혀 온 사람들의 정신적 +고통은 하루 빨리 치유하고 보상해 줘야한다. 국가는 마땅히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행복을 보장해 주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런데 이같은 연구는 누구보다도 대학의 몫임에도 불구하고 대학은 +제대로 충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늘에 이르렀다. 막대한 연구비가 +필요하고 연구기간이 10년 이상 걸려도 선진국을 못 따라갈 그런 분야도 아닌데 그렇다.

기본적으로는 정부가 그런 사실들을 파헤치는 현대사의 연구에 국가보안법반공법을 멋대로 적용하며 철조망 울타리를 쳐 놓고 방해했을 뿐만 아니라 역사속의 가해자나 그 2세들이 여전히 건재해서 힘 있는 자리를 지켜 왔기 때문이다.

서울대 미대 김민수 교수가 자기 논문의 한구석 각주란에 장발 장우성 노수현의 친일 경력을 밝혔다가 삭제지시를 받고 거부한 후 교수직을 박탈당한 사건 등은 지극히 사소한 예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정부가 정말 이 나라의 민주화와 정의 실현에 관심이 있다면 현 +여당의 일부 정치인과 특히 관련된 5·18만이 아니라 현대사 전체를 +바르게 밝히는 연구부터 지원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