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에서 연재하는 칼럼입니다.
지난 6월 말부터 5일간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이하 대사협) 소속 총장들이 몽골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지난 겨울방학 때 펼친 네팔 봉사에 이어 두 번째로, 총장들은 봉사도 하고 교류도 하며 고등교육 개혁에 관한 양국 간 경험 교환과 워크숍을 통한 공통 관심사를 논의하는 등 풍성한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다. 봉사에 참가한 한국 대학들과 몽골 대학들 간에 교류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이라는 부수적 성과도 안고 왔다.
첫 번째 봉사 때와 마찬가지로 학생이나 교직원이 아닌 ‘총장 수준의 봉사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단순한 노력봉사만 하고 오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몽골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고등교육 구조조정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어서 서로 경험을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하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는 방향으로 봉사의 기본 콘셉트을 정했다. 몽골의 중요 정책결정의 싱크탱크인 Elbegdorj Institute(EBI)가 우리의 취지를 이해하고 현지 프로그램 구성과 관계자 섭외를 도와줘 모든 일정이 무리 없이 진행됐다.
우리는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대통령 측근인 Enkhbold 국회외교안보위원장, Battulga 대통령실장, Otgonbayar 교육부장관 등과 고등교육 개혁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고, 주요 대학 4곳을 방문해 그곳 총장 및 관계자들과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다. 몽골 교육부 청사에서 'Partnership in Education'이라는 주제로 몽골사립대학연합회와 대사협이 공동 개최한 워크숍에는 몽골의 40여 개 대학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귀국 전날에는, 한국의 5개 대학과 몽골의 8개 대학 간 MOU 체결에서도 총장을 비롯한 많은 대학 관계자가 참여해 조촐한 조인식을 갖고, 구체적 협력 방안에 관해 상호 숙의하는 기회를 가졌다.
몽골 고등교육은 지금 엄청난 변화에 직면해 있다. 우리 봉사단이 몽골 교육부 장관을 면담한 당일, 전부터 추진해 왔던 ‘16개 국립대만 존속시키고 나머지는 통폐합’하는 야심찬 결정을 면담 직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또한 나머지 사립대도 50개 정도로 구조조정한다는 기본방향을 정해 놓았다고 했다.
몽골 대학의 문제는 우리와 유사한 점이 많았다. 공급과잉, 극빈국가로서 교육예산의 확보가 어려운 실정에 따른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 부족, 교육의 질 미흡, 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심각한 skill mis-matching, 생산현장에 직접 필요한 기술인력 부족 등이 개략적인 해결과제라고 들었다.
우리 총장들은 거의 일치된 견해로 몽골의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젊은 세대를 위한 기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장단기 비전·목표·전략의 설정과 실행을 위한 과학적 실태 파악, 소통을 위한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몽골 내부의 교수 인력이나 시설이 부족할 경우 단계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에 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교수 연수 및 학생 파견, 시설 및 교수 인력 확충을 위한 예산 배정의 필요성 등을 제언했다.
몽골의 국가 발전, 고등교육 개혁, 기술인력 양성에 관해 이처럼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토론한 적이 있었던가 싶을 만큼 봉사단원 모두가 열심이었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넓은 국토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해 국가 경제력이 여전히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몽골의 젊은이들이 더 큰 꿈과 희망으로 밝은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원하면서 귀국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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