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심(이화여대 학생처)

지금 사이버 공간에서 한 작전이 수행되고 있다. 아름답게, 조용히 하지만 크나큰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작전명은 '신촌(대현)공원 탈환작전'. 한사람의 백 걸음보다 백 사람의 한 걸음을 모으는 마음으로 참여하는 네티즌 한사람 한사람의 힘이 모여 이제 엄청난 파워가 되고 있다.

대학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게될 그것은 바로 'eNgo'(www.engo.or.kr)다.

이화여대 앞의 '신촌(대현)공원'은 일제 때부터 공원으로 지정됐던 곳이다. 한 독지가가 어린 꿈나무의 푸른 꿈을 키워주기 위해 공원부지로 헌납했던 의미 깊은 땅, '국민의 땅'이다.

하지만 60년 넘게 그 꿈은 이뤄지지 않은 채 유보 당해 왔으며 급기야 공원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됐다.

진작에 공원이 됐어야 할 곳에 무허가 불법 건물들이 들어서 수 십 년간 상업 행위를 하며 막대한 이익을 챙겨오다 지난 85년 급기야 공원 용지 절반이 재개발 지구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최근 개발사업 내용까지 바꿔가며 용적률 2백20%의 주택재개발 사업을 +어느새 1천 %의 도심재개발 사업으로 변경시켜 지하 7층, 지상 23층짜리 +대형 주상복합빌딩을 세워 거대한 상권을 형성시키려 하고 있다. 국민의 +땅이 소수 상인들에게 빼앗길 위기에 놓여 있다.

이화여대 앞을 포함한 신촌 일대는 대학가 밀집지역으로 민주사회 발전의 주축을 담당해 왔던 한국 지성공동체의 대표적 공간이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상업화의 병폐가 총체적으로 집약돼 있으며 갖가지 사회문제가 첨예하게 드러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신촌 지역을 젊음과 지성의 상징으로, 온 국민의 푸른 꿈을 담는 +녹색공간으로 회복시켜야 한다는 의지는 대학 사회의 공동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그 첫걸음이 '공원 탈환작전'이다.

이 '작전'의 성공 여부는 이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교육환경의 미래를 가늠하는 시금석으로 모범 사례가 될 수도, 나쁜 선례를 남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일 이화여대에서는 3천여명이 참여하여 '교육환경수호 +결의대회'를 갖고 대학문화의 발전과 건강한 청소년 문화의 육성을 위해 +대학가의 교육환경 개선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지를 내외에 천명했다.

그 후 현재 매주 수요일 정기적인 피켓 시위를 갖고 있으며 전국적인 '서명작업'과 '모금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유력 중앙 일간지와 권위 있는 시사주간지, KBS, MBC, +SBS 등 언론에서 한국 대학가의 고질적인 소비문화를 고쳐 나갈 수 있는 뜻깊은 움직임으로 평가하며 관심 깊게 보도하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최근 '신촌지역 교육환경개선 추진위원회'가 결성돼 여러 대학의 교수들과 전문가 집단 그리고 시민 운동단체가 참여하여 실천적인 힘을 결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지지와 성원, 격려에 힘입어 지난달 24일에는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홈페이지 'eNgo'를 구축했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이제는 대학이 변화해야 한다. 대학 스스로가 나서서 새로운 대학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대학인의 뜻을 모아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우리 대학의 교육 환경은 눈에 보이게 달라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