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디스커버리(주) 대표 최종표) 지금 대한민국은 인터넷, 닷컴, 창업 성공 신화 등으로 흔히 이야기되는 벤처 열풍에 휩싸여있다. 특히, 테헤란 밸리로 불리워지는 테헤란로 주변지역은 마치 외국의거리 또는 몇 년 후의 미래에 와 있는 것 같은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작년까지 IMF라는 하나의 테마 속에 웅크리며 적응하여 살아가던 이들은 이제 벤처라는 새로운 테마 속에 한껏자신을 펼치면서 치열한 변화를 맞고 있다.

최근 벤처 열풍에는 무언가 중요한 하나가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벤처기업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벤처 정신'이라는 말을 많이사용했었다. 벤처 정신은 다소 무모해 보이더라도 자신들이 추구하는 비전을 위해 모험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젊은이의 정신을 의미한다. 하지만 벤처 열풍으로 온 매스컴이 흥분한 요즈음 오히려 '벤처 정신'을 강조하는 말은 듣기 어렵다. 그 대신 어떤 젊은이가 어떠한 사업모델로 벼락부자가 되었다 혹은 엄청난 금액을 투자 받았다, 스포츠카 3대를 몰고 다닌다 등의 말들이 부러움 반 비난반으로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러한 즈음에 논란이 되는 벤처 거품 논쟁을 보면서, 다시 한번 '벤처 정신'에 대한 강한 회의를 느끼며 왜 벤처기업을 하는가와 무엇이 벤처기업을 지탱하는가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때라고 생각된다. 최근 국내 벤처의 맏형이라고 할 수 있는 미래산업정문술 회장은 몇몇 벤처 기업의 한탕주의에 대한 경계와 우려를 표명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최근 대학생 창업 등으로 벤처 행을 희망하는 대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최선을 다해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로 벤처기업으로의 입사나 창업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벤처기업 중 1백분의 1 정도만이 살아 남을 것이고,벤처기업에 속한창업자나 직원들 역시 그와 같은 비율로 성패를 맞게 될 것이다. 벤처기업과 마찬가지로철저히 자기 실력을 갖추지 않으면 1백분의 99에 속할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벤처기업에서 빛을 발휘하고 있는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기존의 사회 경험을 통하여전문적인 능력을 배양한 경우가 많다.

요즘 대기업들은 유능한 직원들이 전부 벤처로 가는 바람에 인력난에있다고 아우성이다. 정작 벤처 기업에서는 쓸만한 사람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최근 벤처기업에서 각광받는 인재 유형으로 마케팅ㆍ기업금융ㆍ해외전략 전문가 등이 있다.

대부분 기술 중심적으로 만들어진 엔지니어 집단인 벤처기업의 경우, 아무리 뛰어난 제품을개발했더라도 이를 수요자나 투자가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마케팅 전문가의 세심한 손길이다. 마케팅 전문가는 상황에 맞는 기발한 전략을 자신이 구축한 폭넓은 네트워크을 통해사업의 가치를 배가시킨다. 광고 대행사 또는 기업에서 홍보 담당 경험이 있는 인력들이 주로 이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또한, 기업금융 전문가, 즉 CFO도 절실하다. 벤처기업은 실질적으로현금 흐름을 발생시켜 자생력을 갖기 전까지, 여러 단계의 투자 라운드를 거쳐 기업의 가치를 키우는 동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벤처기업의 성공여부 중 상당부분이 이러한 투자유치 과정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MBA 출신 또는 공인회계사 출신의인력들이 이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2개 국어 이상의 구사 능력과 함께 국제적인 사업 마인드를 갖춘 해외전략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 영어 이외에 불어, 일어, 중국어 등의 외국어로 협상을 주도해야 하며 서구적인 사업관행에 익숙해야만한다. 주로 해외교포들이나 미국 유학 경험자들이 주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벤처 열풍은 현재 대한민국이 맞이하고 있는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고,개인들에게도 많은 기회를 내포하고 있다. 다만,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준비된 개인실력과 철저한 자기 계발 없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는 분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벤처 열풍은 순간적인 결정보다는 오히려 장기적인 자기 계발이 필요하다는것을 역설적으로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