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부른다. 이는 예나 지금이나 사람이 국가의 발전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근본이라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특히 지식기반사회로 대변되는 현대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지식의 기본은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교육의 중요성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강조되고 있는데 반해, 우리의 교육 현실은 어떠한가? 불행히도 우리나라 교육 경쟁력은 선진국은 물론 아시아 경쟁국에 비해서도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IMD의 경쟁력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대학교육 경쟁력은 조사대상국 49개국 중 47위로 싱가폴(4위), 대만(14위)은 물론 인도네시아(43위), 중국(44위)에 비해서도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한국 최고라는 서울대도 국제평가에서는 세계 1백위권에 조차 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현실이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은, 크게 3가지 원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대학 교육에 대한 인식의 문제이다. 대학이 존재하는 목적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철저하게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 교육은 대부분 사회적 필요성과는 무관하게, 공급자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 교육 여건의 문제이다. 효율적인 교육을 하기에는 우리나라 대학의 교육 환경이 너무나도 열악하다. 교수 확보율, 각종 기자재 확보율, 연구 및 운영 예산 등 모든 여건에 있어 국제 수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실례로 우리나라 대학생 1인당 평균 교육비는 연간 6천3백56달러로, 미국의 1만9천8백2달러는 물론 인도네시아의 6천8백40달러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교육 시스템의 문제이다. 교육의 공공성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개인의 능력이나 적성과는 관계없이 획일적인 수준, 획일적인 내용을 교육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효과적인 인재 육성이 불가능하다. 물론 대학 교육 자체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친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감안하면 대학 교육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능력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이 획기적 수준의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 첫째, 대학 교육에도 합리적 수준의 시장원리를 도입해야 한다. 대학간의 경쟁을 통해 경쟁력있는 대학만이 생존함으로써, 양적ㆍ질적 측면의 수요 공급을 최적화해 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학은 수요자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여,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있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될 것이다. 둘째, 대학의 자율성이 최대한 확보되어야 한다. 대학 나름대로의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전문성 및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에서 벗어나 자율적인 운영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불필요한 경영간섭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과 같은 논리라 할 수 있다. 셋째, 산ㆍ학간 교류와 협력을 획기적인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 수요자와 공급자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 없이는 급변하는 환경속에서 효과적인 인재 양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현장의 프로젝트 경험을 통한 실무능력 배양을 위해서는, 우리 현실에 맞는 산ㆍ학 협력시스템을 다양하게 구축해야 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은 교육에 대한 국민적 열정이 어느 나라보다 강한 국가이다. 이는 곧 풍부한 잠재력을 의미하며, 미래에 대한 가능성이라 할 수 있다. 확실한 비전과 의지를 가지고 국가적 역량을 결집한다면, 잠재력이 아닌 현실적 경쟁력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선진국 진입을 위한 기로에 서 있는 지금은, 국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의 새로운 비전을 실천해 나가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