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사건’은 종단 내 갈등이 근원
"잇단 의혹제기는 이사 해임된 장윤스님의 반격"
"이 싸움은 고도의 정치적 계산에 의해 진행되는 게임이다."
이번 신정아 사건을 바라보는 한 불교계 인사의 견해다.
동국대 안팎에선 이른바 '신정아 사건'의 원인을 종단 내부의 권력다툼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현 동국대 이사장인 영배스님과 '신씨관련 의혹'을 연이어 제기하고 있는 장윤스님은 조계종단의 두 세력을 상징한다.
장윤스님이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스님을 지지하는 '직지사단'에 속해 있다면, 영배스님은 '보림회' 소속으로 지관스님과 대척점을 이루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 내의 권력은 직지사단이 차지하고 있지만, 동국대 이사회는 영배스님과 영담스님이 주류다.
동국대 이사회도 원래는 직지사단의 영향권 내에 있었으나 2002년 녹원 스님이 이사장직에서 사퇴하고, 영배·영담스님이 지지한 정대 스님이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권력의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이후 동국대 이사회 내에서는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장윤 스님이 앞장 서 동국대 재단의 필동병원 매입과정 비리의혹을 제기했고, 검찰이 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장윤 스님의 입지는 좁아졌다. 특히 지난 2월 신정아 교수에 대한 학위의혹을 제기, 5월 해임되기에 이르렀다.
불교계의 한 인사가 이번 '신정아 사건'을 '고도의 정치 게임'으로 표현한 데엔 이사직에서 해임당한 장윤스님의 '계산된 반격이라는 분석'이 있다. 장윤스님이 신씨 사건을 둘러싼 여론의 흐름을 보아가며 의혹을 하나씩 터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장윤스님은 지난 22일에도 법원으로부터 "이사 해임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받고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한 의혹을 터뜨렸다. 동국대 이사직 해임에 대한 가처분 소송이 받아들여진 후 정당성을 획득했다고 보고 신씨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한 동국대 관계자는 "장윤스님이나 영배스님 모두 동국대 이사회에서 헤게모니를 두고서 정치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이사직에서 해임된 장윤스님의 경우 학교에서의 권리를 다시 찾고자 반격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신씨 사건과 맞물려 진행되는 이사진 개편에서의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동국대 이사회는 총 13명 중 이사 6명의 임기가 오는 11월 말 만료되고, 성오스님의 입적적과 장윤스님의 해임으로 두 명이 궐석인 상태다. 현성·종상·영담스님을 비롯해, 황창규· 오영교·김재기 이사의 임기가 끝난다. 이중 총장으로 당연직 이사인 오영교 총장을 제외하면, 총 7명의 이사에 대한 추천이 진행될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동국대 이사회의 권력이 개편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장윤스님이 지난 5월말 이사에서 해임된 뒤 7월 초 이를 무효로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내면서 "이사를 더 할 생각이 없고 9월 중 시작될 새 이사 선임과정에서 이사로서의 마지막 권한을 행사하려고 한다"고 말한 것은, 이사 추천과정에서 최소한의 영향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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