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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성명서

법학전문대학원에 대한 우리의 입장


법학전문대학원의 설립과 운영을 위한 법률과 시행령이 발효된 이후 교육인적자원부는 법학교육위원회 위원 13명을 임명하여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 심사기준과 인가를 위한 논의 중에 있으며,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이미 법원행정처장·법무부장관과 회동하여 총입학정원에 관하여 논의를 한 바도 있다. 법학전문대학원의 설립과 변호사 배출제도의 변화는 비단 사법제도와 교육제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국제관계와 기업·정치권·공직·지방자치단체·금융·언론·사회단체·시민생활 등 사회전반에 파급되는 효과가 미증유의 폭발력을 가질 것으로 예견되는 바 법학전문대학원의 총입학정원의 결정과 개별대학에 대한 인가는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해 정책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1. 2009년 개원 예정인 법학전문대학원의 총입학정원은 3,200명 이상으로 하여야 한다.


법조인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대한변협은 법학전문대학원 총입학정원으로 1,200명선을 주장해왔다. 시행 당시의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기준으로 정한다고 한 2004년의 사법개혁위원회 다수의견이 이 주장의 근거다. 사법개혁위원회의 당시 다수의견은 2009년의 사법시험 합격자 수도 2004년과 같이 1,000명이라고 전제하고서, 변호사시험 탈락인원을 고려해서 1,200명선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이유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다수의견은 위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해 단일의견이 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뒤이은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에서 법률안에 포함시키자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음으로써 분명히 폐기되었다.

한국법학교수회는 3,200명선을 주장하고 있다. 이 숫자는 비록 추정치이기는 하지만 준비하는 대학의 교육능력에 대한 평가를 근거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라 나름대로의 근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인적자원부가 내정하고 있다는 ‘2,000명 안팎’이라는 숫자의 근거는 이 1,200과 3,200의 ‘대략 중간’이라는 의미밖에 없다. 법을 교육하는 교육기관의 총입학정원이 이렇게 미봉적인 절충 수준에서 정해져서는 절대 안 된다.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를 통한 변호사 배출시스템은 현재까지 응시자격을 제한하지 아니한 채 시행하고 있는 사법시험제도로 인하여 발생하였던 고시낭인과 같은 문제점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만 하더라도 이미 국가적인 인력수급제도를 상당부분 개선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배출되는 변호사 수를 현재와 같이 1,000명 수준대를 유지하여 변호사의 전문직역을 송무분야에만 한정한다면 이는 급변하는 국제법률시장의 개방과 그에 따른 전문성 강황에 따른 대비에는 미흡할 것이며, 더군다나 국내 법률시장의 측면에서도 시민사회를 향한 법률서비스 향상과 법치주의의 증진을 통한 선진일류국가로의 진입이라는 시대적 요청을 반영할 수 없을 것이라 사료된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봤을 때, 2009년 개원 예정인 법학전문대학원의 총입학정원은 반드시 3,200명 이상으로 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

2. 법학전문대학원 인가가 장기적으로는 법학전문대학원간의 자유 경쟁이 보장되는 준칙주의로 나아가야 한다.

법학전문대학원 인가와 관련해 사태가 이렇게 꼬이게 된 것은 교육인적자원부나 국회가 법학전문대학원의 본질과 충돌하는 총입학정원을 무리하게 법학전문대학원 인가에 접목시킨 때문이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가 아니라 총입학정원을 몇 명으로 할 것인지가 전면에 대두되면서 로스쿨 논의를 왜곡시켜왔던 것이다. 합리적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법학전문대학원의 총입학정원을 사전에 소수로 확정함으로써 대학이 로스쿨 교육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여건 및 의지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입학정원의 제한으로 인해 원하는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되어 국민이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까지도 침해하는 것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총입학정원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것이 지금 어렵다면 최소한 로스쿨 인가신청을 받은 뒤 그들이 로스쿨 교육을 제대로 할 교육능력과 교육여건 및 교육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먼저 평가한 연후에 이를 바탕으로 사후적으로 법학전문대학원 총입학정원을 확정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아울러 총입학정원제도의 운영과정에서 로스쿨 교육시장에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확보하는 장치들도 마련되어야 한다.

총입학정원제도는 로스쿨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 일본, 어디에도 없다. 애당초 기준을 갖추어 교육을 하겠다는 대학원의 총입학정원을 국가가 미리 정한다는 것 자체가 불합리하다. 국내에서 일본의 로스쿨 개혁이 실패했다는 섣부른 주장도 들린다. 그러나, 일본의 대다수 법학자나 법조인들은 일본의 로스쿨 제도가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총입학정원을 요구하지 않고 능력과 의지를 갖춘 대학들에게 로스쿨 인가를 해 준 뒤, 부실한 교육으로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내지 못하는 대학들은 시장에 의해 자연스럽게 도태되게 하고 있다. 자유경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전국에서 50개 가까운 대학들이 이미 로스쿨 인가를 받기 위해 막대한 인적·물적 투자를 아끼지 않아왔다. 이런 현실을 직시해 이번에는 3,200명 이상으로 총입학정원을 정해 가급적 많은 대학들에게 인가를 주고, 장기적으로는 준칙주의에 입각해 일정 로스쿨 인가기준을 충족시켜 로스쿨 교육의 여건을 갖추고 의지를 가진 대학들에게는 모두 인가를 주고, 그 후 로스쿨간 경쟁을 시켜야 한다.

3. 총입학정원을 미리 소수로 확정하는 것은 국민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염가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법개혁의 대의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총입학정원을 신청도 받기 이전에 미리 1,200명이니 1,700명이니 하는 식으로 소수로 확정하고 들어가는 것은 ‘사법개혁’이 아니라 ‘사법개악’이며 ‘교육개악’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이것은 다양한 학부교육의 배경을 가진 대학 졸업생들에게 전문화된 법학교육을 시켜 다수의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법조인들을 배출시킴으로써 국민들에게 양질의 전문화된 법률서비스를 염가에 제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로스쿨 개혁’ 나아가 ‘사법개혁’의 대의에 역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 입장에서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염가로’ 제공받을 수 있기 위해서 변호사 시장에도 이제 다른 시장처럼 치열한 경쟁이 존재해야 하고, 이러한 경쟁을 위해 변호사의 수가 충분히 많아져야 함은 당연하다. 즉, 국민들이 로스쿨 제도 도입을 원했을 때에, 그 속에느 이미 로스쿨을 통해 지금보다 더 많은 변호사를 양성하라는 준엄한 국민적 요구가 깔려있는 것이다. 또한 2007 남북정상회담을 거치면서 재차 확인한 한반도의 평화와 공영은 모든 국민들의 의지와 실천에 의해서 가능할 것이지만 무엇보다 법적 인프라의 구축과 실현이 전제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면 법률전문가의 사회적 역할은 더더욱 커질 수밖에 없으며 이를 위한 법률전문가의 수적 증가가 필연적인 것이라 본다.

4. 법학교육위원회 위원으로 약간 명의 사립대학 교원을 추가로 더 임명해야 한다.


지난 5일, 교육인적자원부는 장관 소속기관인 ‘법학교육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 법학교육위원회는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인가, 개별 법학전문대학원의 정원,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의 세부기준에 관해 심의하는 등, ‘로스쿨’ 제도의 운영에 관한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어 있다. 그러나, 그 위원 구성을 살펴보면 이 위원회의 구성에서 교육인적자원부가 우리 사회 대학교육의 많은 비율을 담당하고 있는 사립대학들에 대해 배려한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교수위원 4인의 경우 1인을 제외하고 3인이 국립대학교의 법대 교수이다.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지금이라도 법학교육위원회 위원으로 약간 명의 사립대학 교원을 추가적으로 임명할 것을 요구한다. 이것이 대학교육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사립대학들의 의사가 법학교육위원회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민주적 대표성’을 갖춘 위원 구성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국회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법학교육위원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1. 2009년 개원 예정인 법학전문대학원의 총입학정원은 3,200명 이상으로 하여야 한다.
1. 법학전문대학원 인가가 장기적으로는 법학전문대학원간의 자유경쟁이 보장되는 준칙주의로 나아가야 한다.
1. 법학교육위원회 위원으로 약간 명의 사립대학 교원을 추가로 더 임명해야 한다.


2007.10.16.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김봉구 기자 (hr_bong@unn.net) | 입력 : 07-10-16 오후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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