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교육정책

목록
프린트 스크랩
‘교육’ 빠진 교육부에 교육계 반발·우려
교원단체 이어 안병영 전 부총리 등 교육계 원로들도 '우려' 표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 일부를 ‘인재과학부’로 통합한 데 대해 교육계의 반발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16일 성명을 내고 “인수위가 교육인적자원부를 인재과학부로 변경키로 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백년대계인 교육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즉각 교육부로 수정하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총은 “인수위가 ‘교육’과 ‘인재’의 기본 개념조차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건국 이래 지금까지 정부 부처명에서 ‘교육’을 한 번도 제외한 적이 없었다는 것은 헌법상의 교육의 중요성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총은 “미국(교육부), 영국(아동학교가족부), 독일(연방교육연구부), 일본(문부과학성), 싱가포르·핀란드·대만(교육부) 등 대다수 나라가 교육을 교육담당 부처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을 중시하는 세계적 추세와도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교총은 “수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명박 정부가 교육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다가오는 제18대 총선은 물론 새 정부의 교육정책 추진에 전혀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인재과학부’라는 명칭은 교육을 권리나 잠재력을 길러내는 분야로 생각하지 않고 노동력을 길러내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에서 나온 것”이라며 “명칭부터 논란을 일으킬 필요가 있는지 갑갑한 마음 뿐”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이명박 당선인측이 그동안 발표해온 것처럼 명칭만 보더라도 교육을 상품화하려는 생각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결국 교육의 보편적인 권리나 역할은 방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교육부가 아무리 잘못했어도 ‘교육’ 자체를 없앤 것은 너무 당혹스럽다”며 “‘인재과학부’라고 하면 정부가 인재만 기르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교육과 의료는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것으로, 교육에서 인재는 한 부분에 불과하다”며 “교육을 통해서 인재를 양성해야 하지만, 부처 이름에 ‘인재’를 갖다 붙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경복 미래교육정책연구소장(건국대 교수)도 “‘인재’라는 단어를 쓸 때는 산업과 경제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경제·근로 논리에 교육 자체가 약화되고 왜곡될 수 있다”며 “학생들을 노동력 차원에서 관리하면 교육자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나무를 기를 때 뭐에 써 먹을까만 궁리하면 나무 기르는 자체에 소홀하게 된다”며 “명칭은 어떤 방향으로 가겠다는 방향을 담고 있는 만큼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 교수는 “교육과 학술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구를 개편하고 그에 걸맞은 명칭을 부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병영 전 교육부총리도 차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입 자율화, 교육부 기능 축소 등에 대해 “준비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면 엄청난 혼란을 동반할 수 있다”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안 전 부총리는 최근 교육부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전환기의 사색’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자율과 분권이라는 명분 아래 진행되는 교육부 기능 축소, 대학교육과 초·중등교육 이양 등도 아무런 준비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면 자칫 엄청난 혼란과 파국을 동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자율과 분권이 성공하려면 제도적 하부구조가 마련되고 권한을 이양받는 자의 능력과 책임의식이 수반돼야 한다”며 “시도 교육청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교육이라는 전 국민적, 역사적 과제를 책임있게 수행할 능력과 책임의식을 갖추고 있는 존재인가 깊이 따져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안 전 부총리가 최근 한 시민단체 모임에 기고할 글을 교육부 차관보에게 보내왔는데 참고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메일로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조양희·권형진 기자

권형진 기자 (jinny@unn.net) | 입력 : 08-01-17 오전 9:18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관련기사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