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Zoom in

목록
프린트 스크랩
모든 목표는 '학생 위해'
인터뷰-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미시간공대 겸임교수)

“대학이 왜 변해야 하고, 누구를 위해 달라져야 하는지를 먼저 짚어봐야 합니다. 대학이, 교수가 살아남기 위해서 달라져야 하는 게 아닙니다. 학생들의 능력과 자질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대학이 될 때, 비로소 대학과 교수가 살 수 있습니다."

‘교수계의 마이클 조던’으로 불리는 교수법의 세계적 권위자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미시간공대 겸임교수)는 국내 140여개 대학을 방문해 교수들에게 ‘새시대 교수법’을 전파했으며,  전국의 교육장과 장학사, 교사 등을 만나 ‘새시대 교육 리더십’을 강의하고 있다.

수업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노하우를 서울대 교수들에게 특강하던 지난달 28일, 서울대로 향하는 조 교수를 동행했다.

최근 대학가에 불고 있는 교수업적평가 강화 움직임에 대해 조 교수는 “경쟁을 유발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동시에 우수한 교수의 성공 사례를 보여주고, 성공적인 교수 모델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대학은 아직까지 교육 한 세대를 넘기지 못한 곳이 많습니다. 성공적인 교수의 모델이 국내에 없는 셈이죠. 대학마다 여건이 틀리고, 차이가 많이 납니다. 밀어붙이기식 개혁 도 당연히 있어야 하지만, 교수발전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병행돼야 합니다.”

강의평가의 목적을 다음 수업을 더 잘할 수 있게 피드백을 주는 ‘발전지향적 평가’와 결과를 업적평가에 반영하는 ‘평가지향적 평가’로 구분한 조 교수는 대학 본부에서 평가할 때, 이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게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미국대학은 일반적으로 대학 본부의 평가는 학과장과 학장에게만 공개해 재임용과 승진, 연봉 등에 반영하고, 별도로 학생회에서 설문을 실시한 후 내용을 공개해 교수들에게 피드백을 줍니다. 같은 평가를 두 번 하는 것이 시간과 돈 낭비라는 말도 있지만, 평가 결과를 어떻게 공개하느냐, 그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대학 본부와 교수, 학생이 어떤 의식을 가지고 협력하느냐에 따라 품을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평가 결과의 활용 역시 획일화가 아닌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대학의 경우 호봉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뛰어난 교수는 평가를 통해 호봉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교육계의 화두인 자율화와 관련, 그는 “대학 자율화는 대학 종류의 다양화와 특성화로 이어져 학생들이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행정 구조와 재정적 자립을 전제로, 학내외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충족할 때 스스로 자율권을 부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빈약한 고등교육 예산은 높은 학생 대 교수 비율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에 자율화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정부가 재정적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공계 위기와 관련해서도, 개별 대학이 사회가 요구하는 교육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육 단가가 비싼 공대는 미국의 경우 상위 15%에 드는 곳만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거의 대부분이 공대를 두고 있다. 리더십을 발휘해 결론을 내지 못하면 이류, 삼류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것. 대학 차원의 판단에 앞서 공대가 혁신을 단행해야 하며, 외부의 힘에 이끌려 가기 보다는 교수 스스로 혁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학 특성화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거해서 될까, 그냥 버텨보자는 기류가 팽배했는데, 이제 특성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다양화·특성화 성공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다른 대학들도 자신감을 갖게 됐고요. 우리 대학 교육의 개혁이 더디다고 하나, 전 세계 대학과 비교해 보면 그리 늦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10년 안에 많은 것이 바뀔 겁니다.” 

조양희 기자 (yanghee@unn.net) | 입력 : 08-04-07 오후 3:00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관련기사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