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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U 사업은 졸속" 대학들 우려 확산
“개인적으로 아는 미국인 교수에게 연락하고 사업취지와 조건을 설명했는데 (미국인 교수가) 그 조건으로 우수한 사람을 유치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싱가포르 등과 경쟁이 안 된다고도 말했다.”(서울 사립대 한 교수)

8일 이화여대 교육문화관에서 열린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육성사업(WCU 사업)’ 공청회. 교과부의 사업공고가 이번 달 말로 예정돼 있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교수 및 대학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사업에 대한 우려와 이의제기가 끊이지를 않았다. 참석자들은 사업의 전반적인 내용부터 △사업 선정 분야 △심사항목 △해외석학의 체류기간 등 사업의 세부내용에 이르기까지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대 한 교수는 “해외과학자를 어떻게 유치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좌우될 것 같다”면서 "7월 중순이나 말에 제안서를 마감할 계획인데 시간이 촉박하다”고 말했다.

포스텍 한 교수는 “대학에서 한, 두 개 사업을 따낸다고 기대한대로 세계 수준의 대학이라는 성과에 도달할 수 있을까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며 “대학 전체에 임팩트를 줄 수 있도록 (사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국대 한 교수는 “사업취지는 대단한데 세세한 걸 보면 제한조건이 많은 것 같다”며 “인터넷을 통해 토론하고 볼 수 있도록 해서 (사업공고 때) 합의된 내용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심사항목과 사업선정분야·해외석학의 체류 기간 등 사업의 세부내용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한 대학 교수는 “학교 전체에 대해 평가지표를 적용하면 개별 교수나 학과 능력은 출중한데 학교 전체 능력 때문에 기회를 잃는 경우도 있다”며 “구체적인 기준을 정해서 행정낭비나 국가 신뢰도를 해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과학기술대 관계자는 “심사항목과 배점방법이 공학보다는 사이언스(자연과학) 위주로 돼 있다”면서 “공학분야가 불리하지 않도록 국제특허 등도 평가점수에 감안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한 지방대 관계자 역시 “국내에서 TOP 대학을 대상으로 평가지표를 만들면 지방대의 경우 평가지수가 낮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여러 대학이 참여해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주대 한 교수는 “신전공분야의 경우 이미 대학들이 전공이나 대학원 협동과정 또는 융합과정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아주대도 올해 초부터 대학원 과정에서 금융공학협동과정을 신설했는데 이미 있는 분야라고 해서 지원을 못하게 하면 선도적인 움직임을 해온 대학들에게는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화여대 한 교수는 “(해외석학초빙지원과제의 경우 해외석학에게) 3억 원을 지원하는데 2주 이상 머무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며 “해외석학들도 방학을 이용하면 3개월 정도 머무를 수 있기 때문에 국내 거주 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주호 교과부 학술연구진흥과장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문제는 시간을 많이 준다고 실효성이 있지는 않다. 6개월 준다고 못할 대학이 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되기 위한 과제이기 때문에 연구나 인프라 여건이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사업 공고 때 확실히 들어올 수 있는 대학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사업공고가 나가기 1주일 정도 전에 사이버상에서 토론방을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성민 기자 (bestjsm@unn.net) | 입력 : 08-05-08 오후 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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