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대입 자율화 계획, 대학가 반응]
“자율화 대학이 주도, 교과부 손 놓을 수 없어”
13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대입 완전자율화’를 2013학년도 이후 사회적 합의를 거쳐 검토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대학들은 “큰 틀에서의 자율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정부 관여 움직임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고려대가 2009학년도 입시에서 고교 등급제 의혹에 휩싸인 데 이어, 연세대가 2012학년도 입시에서 본고사 일부 도입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대입 완전 자율화는 2013학년도 이후에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혀 ‘3불’ 폐지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교과부 발표의 진원지인 연세대측은 “2012학년도 입시에서 본고사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학별 고사를 도입하겠다고 한 게 본고사로 둔갑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이태규 연세대 입학처장은 “사회적 책무를 지키는 범위 내에서 대학이 자율권을 갖고 대입자율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대학들은 대입 자율화라는 큰 틀은 그대로 유지하고 대학들이 주도적으로 자율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채기준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자율화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생기는 진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율화는 큰 변화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공교육 정상화라는 큰 틀 안에서 대학 자율화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성근 한양대 입학처장도 “학교별로 건학이념과 교육철학이 다르므로 자율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 와중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입시자율화를 연기한다는 것은 성급하다. 자율화 원칙이 섰으면 그 과정에서의 혼란이 있더라도 자율화를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흥안 건국대 입학처장은 “교과부의 자율화 방침에는 변화가 없어 보인다”며 “대교협에게 입시업무를 넘겼으면 관련 법개정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까 말만 많아지고 혼선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과부가 ‘교육협력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대학들은 “대학 주도의 자율화에 정부가 일정 부분 관여할 필요도 있다”는 입장이 많은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여러 이해당사자들이 교과부에 건의할 건 하고, 요청할 건 하고 교과부도 대학, 고교의 얘기를 들어야 하기 때문에 협의체에 교과부가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다만 대입자율화는 대학이 주축 돼야 하고 대학들도 노력을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재상 경희대 입학처장은 “교과부가 교육협력위원회에 들어온다고 해도 대학들을 한가지 방향으로 강제하려는 것만 아니라면, 대학총장과 교육감, 교육전문가와 더불어 교과부가 정부를 대신해 들어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대학들이 언론을 통해 산발적으로 입시방향을 얘기해 혼란을 주는 것 보다는 오히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기관들이 모여 협의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입학처장은 “교과부가 집행력이나 구속력이 없는 대교협에 맡겨놓고 손놓고 기다리기보다는 제도적으로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도록 일부 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윤제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대학입장에서는 정부의 대입 자율화 의지에 맞춰 입학사정관제 정착에 노력하는 등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있다”며 “교과부가 과거처럼 대입을 획일화하는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용수·신하영·정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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