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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생각한다]재정·예결산 투명성 제고
박거용 (상명대 교수 /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소장)
대학 부정·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민권익위원회는 6개 국립대학이 대학발전기금을 대학 총장 등 기금재단 임원의 업무추진비 용도로 부당하게 집행한 사실을 공개했다.

사립대학은 더 심하다. 경북과학대학 교수들은 지난달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이사장 등을 고소했으며, 전남 성화대학 설립자였던 학장이 교비 등 50억원을 개인적으로 착복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또한 순천 명신대는 교수채용 시 금품 수수와 등록금 착복 등의 혐의로 총장이 구속되었으며, 충북 영동대학 이사장은 국고보조금으로 학교 장비를 구매하면서 허위 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1억원이 넘는 돈을 횡령한 것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나 검찰에 고발되었다.

그래서 한때 사립대는 재정 비리로 인해 발전하지 못하고, 국립대는 재정의 방만한 운영으로 발전하지 못한다는 말까지도 있었다.

이처럼 대학 부정·비리가 만연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부정·비리가 곪아터지거나 교과부나 수사기관이 나서기 전에는 대학 구성원들이 이러한 사실들을 알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대학 운영이 그만큼 불투명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물론 법·제도적으로 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가 보장되어 있기는 하다. 우리나라 대학들은 현재 국공·사립을 막론하고, 2008년 5월부터 '교육 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대학알리미’ 사이트를 통해 ‘예·결산 내역 등 학교 및 법인 회계에 관한 사항’을 공개하고 있다.

특히 사립대는 관련법에 따라 학교와 학교법인의 업무에 속하는 모든 회계 예·결산서를 학교 홈페이지에 1년간 의무 공개하고 있다. 산학협력단 예·결산서 또한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정한 범위와 방법에 따라 의무 공개토록 하고 있으며, ‘적립금의 용도별 운용계획서’도 함께 공개토록 권장하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과거 예·결산 공개조차 하지 않았던 시기와 비교하면 진일보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앞서 언급했던 대학들도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예·결산 공개를 해 왔음에도 이를 통해 부정·비리를 알 수 없었다는 점이다. 사립대의 경우 법인 감사가 해마다 회계를 감사하고 있음에도 부정·비리가 계속 발생한다는 것은 이 제도조차 실효성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 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확대하고, 부정·비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대학 내부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우선, 교과부가 일부 대학들이 사립학교법을 어기면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개방형 이사 선임과 대학 예·결산 자문 역할을 하는 대학평의원회 구성을 신속히 추진토록 해당 대학에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아울러 사립학교법을 개정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개방형이사 선임 방법을 개방형이사추천위원회의 2배수 추천이 아닌 대학평의원회가 전원을 직접 추천토록 하고, 전체 이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현행 1/4에서 1/3로 높여야 한다.

대학평의원회 역할을 자문기구가 아닌 심의기구로 확대할 필요성도 있다. 아울러 국립대에는 설치되지 않은 대학평의원회를 법적 기구로 설치해 대학 구성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 현재 대교협에서 ‘사학법 대책위’를 만들어 개방형 이사제와 대학평의원회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사학 부정·비리 행태에 날개를 달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언제쯤이면 대학 재정의 투명성 논쟁을 넘어 대학 재정의 효율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댈 것인가.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9-03-27 오후 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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