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25개 로스쿨 자퇴·휴학·등록포기 현황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개교 4개월이 지나면서 휴학·자퇴생이 늘고 있는 가운데 로스쿨 편입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4일 본지가 전국 25개 로스쿨의 자퇴·휴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2000명의 정원 중 휴학·자퇴·등록포기 인원 등이 8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군입대 휴학 40명 △일반휴학 21명 △자퇴 13명 △등록포기 8명 △입학취소 1명 등이다. 전체 로스쿨 정원에 비하면 4.15% 정도로 5%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개원 이후 한 학기도 지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일반휴학은 질병이나 가정 사정이, 자퇴는 다른 곳에 취업 되거나 기존 직장 문제로 로스쿨 수학을 포기한 경우가 많았다. 2명이 자퇴한 경북대 로스쿨의 경우 1명은 가정형편상 수학을 중도 포기했고, 다른 1명은 금융기관에 취업이 돼 자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현 법학전문대학원장은 “로스쿨 졸업할 때까지의 3년 후를 생각할 때 불확실하다고 판단해 취업을 선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3명이 자퇴한 부산대 로스쿨 관계자도 “직장이 있는 상태에서 로스쿨에 합격한 뒤 여의치 않아 자퇴한 학생과 로스쿨과 다른 직장에 중복 합격해 직장을 선택한 학생 등이 있다”고 밝혔다. 2명이 자퇴한 서울대 로스쿨 관계자도 “현직 공무원이었던 학생이 로스쿨 합격 후 다니려고 노력했지만, 직장사정상 여의치 않은 부분이 있어 자퇴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추가모집까지 끝난 상황에서 등록을 포기해 대학을 애먹이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등록포기 인원을 충원하지 못해 영구 결원이 발생한다. 이들도 대부분 다른 곳에 취업한 경우가 많았다. 1명이 등록을 포기한 아주대의 백윤기 법학전문대학원장도 “다른 직장에도 입사지원을 해 동시 합격한 뒤 최종적으로 직장을 선택한 것”이라며 “로스쿨과 직장을 놓고 비교해 본 결과 그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시립대 로스쿨 관계자는 “학생 1명이 추가 합격자 발표 뒤 임용고시에 합격했다며 등록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로스쿨 결원은 곧바로 대학들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진다. 또 선택과목 개설에 필요한 학생 수가 모자라는 등 학사운영에도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로스쿨 편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현재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제25조)에서는 “법학전문대학원의 학생은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다른 법학전문대학원에 편입학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종수 연세대 법대 교수는 “휴학이나 자퇴 등으로 결원이 발생했을 경우 로스쿨 강좌운영이나 재정수입에 부담이 생긴다”며 “법에서 편입을 허용하고 있는 만큼 (편입학)길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고려대 로스쿨 관계자도 “로스쿨 편입은 각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법적으로 금지돼 있지도 않은데 하지 말자고 해서 대학들이 이를 따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로스쿨 관계자도 “법적으로 편입이 가능한 만큼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해 주는 의미에서도 편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방에선 로스쿨 편입학이 허용될 경우 심각한 공동화를 우려한다. 부산대 윤용석 법학전문대학원장은 “지방 소규모 로스쿨의 경우 편입이 허용되면 안 그래도 인원이 적은 상황에서 서울로 빠져나가는 학생들이 많아지게 된다”며 “로스쿨 정원 배정 원칙인 지역균형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북대 로스쿨 관계자도 “편입이 허용되면 지방 로스쿨 학생 중 상당수가 서울권 편입을 준비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현재 법학전문대학원 협의회 내에선 편입 문제가 몇 차례 안건으로 올라왔다가 지방 로스쿨들의 강력한 반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그러나 2학기 이후 추가 결원이 발생할 경우 수도권 로스쿨을 축으로 편입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될 개연성이 있다.
때문에 로스쿨 결원 발생 시 이를 차기 년도 입학정원에서 충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윤용석 부산대 원장은 “자퇴나 등록포기 등 영구결원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다음해 입학정원에 보충해 줘야 한다”며 “지방 로스쿨들도 이듬해에 결원을 보충할 수 있게 해주면 편입에 대한 반발이 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법학전문대학원 협의회에서도 교과부에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자퇴나 등록포기 등으로 빈자리가 생기는 만큼 충원을 해줘야 로스쿨이 정상 운영될 수 있다”며 “현재 이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이에 대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현황 파악에 나설 전망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아직 로스쿨 편입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며 “로스쿨 결원에 따른 문제점 등을 파악한 뒤 (편입이나 충원 여부 등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