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들이 25일까지 진행되는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정원 외 추가선발 전형을 공시했다. 경북대(10명), 부산대(8명), 전남대(8명) 등 거점국립대가 비교적 많은 인원을 선발할 방침인 가운데 전국 25개 로스쿨이 모두 전형을 실시, 총 100여명을 모집키로 했다.
첫 입학생들부터 모든 로스쿨에서 결원이 발생한 점이 눈에 띈다. 서울대(5명), 연세대(5명), 고려대(4명) 등 주요 로스쿨도 예외일 순 없었다. 수도권 로스쿨의 경우 재학생들의 타 직장 취업과 사법시험 합격으로 인해 빠져나가거나 불확실한 로스쿨의 비전 때문에 자퇴를 택한 경우가 많았다. 입학정원이 미충원이었거나 ‘반수’를 통해 수도권 등 타 로스쿨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잦았던 지방 로스쿨의 고민은 더욱 컸다. 이에 지방대 법학전문대학원장들은 ‘입학정원의 지역할당’을 주문하기도 했다.
법학전문대학원장들의 목소리로 들은 로스쿨 첫 해 운영의 의문점과 애로사항, 고쳐야 할 점 등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해봤다.
- 정원 외 추가선발이 필요한 지방대 로스쿨의 결원이 많았는데.
지방대 로스쿨 중에서도 인원이 많은 곳(경북대·부산대·전남대 입학정원 120명)에서 결원이 많이 발생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개별 로스쿨의 입학정원 대비 결원 수를 봐야 정확하다. 수도권 로스쿨 중에서도 비율로 따져보면 결원이 많이 발생한 곳이 있다.
- 로스쿨 운영에 문제점이 있다면. 결원은 왜 발생했나.
결원 숫자와 로스쿨 운영에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다. 서울대 로스쿨이라고 해서 결원이 없었던 건 아니지 않나. 지방과 수도권의 차이라고 볼 수도 없다. 지방대 로스쿨이지만 지난해 결원이 전북대는 2명, 강원대는 1명밖에 없다. 결원의 내용은 다양하다. 지방대 로스쿨의 경우 반수하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수도권은 이를 포함해 사법시험 합격·타 직장 취업으로 그만둔 학생도 있었다. 또 로스쿨의 비전 자체가 불투명해 자퇴한 케이스도 있다.
- 지역 로스쿨의 결원이 많았던 점을 어떻게 해석하나.
지방과 서울의 수준 차는 인정하지만, 지방 입장에선 로스쿨 관련 법령에 ‘입학정원 지역할당’을 제안하고 싶다. 의학전문대학원도 지역할당이 되고 있는 걸로 안다. 로스쿨이 지역인재 육성의 차원도 있는 만큼, 적은 비율이라도 해당지역에서 뽑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하지 않겠나. 반면 수도권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반응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수요자들이 수도권에 몰리는 것을 외면할 순 없는 노릇이다.
- 로스쿨 중간평가 때 결원상황도 평가항목에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명망 있는 로스쿨, 심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로스쿨이라 해서 결원이 적은 건 아니다. 지방대 로스쿨 중에도 결원이 적은 데도 있다. 특수한 요인이 있는 것 같다. 이제 시행 첫 해를 겪었으니 좀 더 지나봐야 관련 평가항목도 세분화해 새로 적용시킬 수 있을 것이다.
- 지방과 수도권 격차를 줄일 방안이 있다면.
수도권 로스쿨은 지방대 로스쿨이 실력도 부족한데 많은 인원을 줬다고 불만이 있지만, 지방을 포기할 게 아니라면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당연히 지방 법조 인프라로는 로스쿨이 정원인 120명을 배출하더라도 다 소화하지 못한다. 자급자족의 개념에서 볼 문제는 아니다. 입학정원에도 지역할당을 적용, 지역인재를 육성해 수도권 등 타 지역으로 보내는 것도 지역 로스쿨의 앞으로의 방향이라고 본다.
- 로스쿨 관련 법안에 반영돼야 할 점은 없는가.
로스쿨은 출범했지만 로스쿨이 성공하기 위한 제도는 정비가 안돼있다. 공직 진출, 시민단체 근무, 경찰 관련 업무 등에도 길이 열려야 하는데 이게 아직 불투명하다. 판·검사 임용이나 로펌 근무에도 제한이 있어 과거와 똑같은 사고로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에겐 전망이 없다. 장기적으로 각종 관련법도 정비되고 정원 자체도 확대돼야 하겠지만, 지금 단계에선 로스쿨을 나온 변호사들에게 진로를 확대해주는 현실적 방안들이 우선 마련돼야 할 것이다.
△도움말=김문현 이화여대 법학대학원장, 이철환 전남대 법학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