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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좌담]교육경쟁력 강화의 첫걸음 '대학 강의 공개'를 말한다
"세계가 보고 있다" 생각하면 강의 질 높아질 것
본지, 강의 공개 주제로 천세영 KERIS 원장·김도연 울산대 총장 특별좌담 개최

대학 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대학 강의 공개다. 강의 공개는 강의의 질 향상과 궁극적으로는 대학 교육 시스템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미국·일본 등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강의 공개는 울산대가 강의공개를 시작하면서 국내 대학가에서도 집중 조명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난 4일 '강의 공개를 통한 대학 교육경쟁력 향상'을 주제로 특별좌담을 개최했다. 좌담에는 천세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하 KERIS) 원장·김도연 울산대 총장이 참석했다. 진행은 이인원 본지 회장이 맡았다.




-이인원 회장(이하 이 회장) : 교육경쟁력 강화가 세계적 추세인 상황에서 대학 강의 공개는 새로운 개념이다.

△천세영 KERIS 원장(이하 천 원장) : 강의시간에 참석하지 못하는 모든 사람들이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게 강의 공개의 첫 번째 개념이다. 기술적으로 강의 공개를 한다고 할 때 선결될 문제는 강의 내용이 세계의 여러 시스템 접속 능력, 네트워킹 상황이 다른데 이를 표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통신이 서로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도서 분류 시스템이 표준화되면 도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처럼 강의도 표준화된 포맷이 필요하다. 우리도 강의 공개를 늦게 시작한 것은 아니다. 사이버대를 시작할 때 이미 시작했다.

-이 회장 : 울산대가 강의를 공개해 다른 대학에서도 관심이 많다. 몇 개 과목을 공개하고 있고 강의공개에 따른 효과는.

△김도연 울산대 총장(이하 김 총장) : 11개 과목이 공개됐고 이번 학기에 6개 과목이 공개되니까 모두 17개 과목이 공개된다. 공개한 과목들은 현대인을 위한 논어·철학개론·경제학개론 등이다.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판단하기는 이르다. 단 우리 대학의 강의 공개 접속 건수는 파악이 가능하다. 연 5만 건 접속했다. 이렇게 볼 때 대학 강의를 알고 싶어 하는 국민들이 많은 것 같다. 그분들이 댓글을 올리는데 감동적인 내용이 많다. 예를 들어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강의 잘 듣고 있습니다’는 글도 있다. 우리나라 모든 대학들이 강의 공개에 동참하길 바란다.

-이 회장 : 그렇다면 강의 공개의 목적은 대학 자체 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것인가, 시민교육을 위한 것인가.

△김 총장 : 대학 교육 자체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미국 대통령 가운데 일을 가장 잘 한 대통령으로 제퍼슨 대통령을 꼽는다. 제퍼슨 대통령은 발명·교육·사상·건축 등 많은 일을 했다. 제퍼슨 대통령은 어떻게 많은 일을, 어떻게 잘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무슨 일을 하든 온 세계가 너를 쳐다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해라. 그럼 잘할 수 있다.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해 잘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강의를 공개하면 교수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온 국민이 보고 있다는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면 강의의 질은 좋아진다.

-이 회장 : 주로 어떤 분야의 강의들이 공개되나.

△천 원장 : 현재 강의 공개에는 62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고 과목 수는 388개다. 올해 우리나라 대학들의 공개 강의 중 어떤 강의에 가장 많이 접속하고, 어떤 과목이 인기 있는지 20개 정도를 선별했다. 아직까지는 컴퓨터에 익숙한 사람들, 그런 것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많다 보니 접속 수와 인기가 가장 많은 과목은 전산학 관련 강의다.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WCU)’ 사업이 시작돼 노벨상 수상자의 강의가 접속률이 높다. 마켓디자인·PC 관리 방법·중독심리학 등 전문적인 강의도 많이 접속한다.

-이 회장 : KERIS에서는 강의 공개를 시도하는 학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나.

△천 원장 : 첫째로 각 대학이 공개를 하고 싶어도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있고 서로 공유하려면 네트워킹도 원활해야 한다. 각 개인이 쉽게 볼 수 있도록 공유 플랫폼을 만드는 게 우리 임무다. 또한 교육역량강화사업에는 각 대학이 얼마나 교육을 잘 하는지에 대해 정보공개를 한다. 공시지표에는 대학 강의를 얼마나 많이 공개하는지도 공시토록 돼 있다. 그리고 그것이 대학 성과지표로 반영돼 간접적으로 지원금과 연결된다. 김 총장께서 세계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대학이 얼마나 많은 강의를 공개하고 있는지를 공개함으로써 대학들이 열심히 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이 회장 : 코리아 오픈 코스웨어(Korea Open Course Ware)는 KERIS가 만들었나.

△천 원장 : 코리아 오픈 코스웨어는 우리나라가 시작한 고등교육 교수학습자료 공동활용 서비스를 말한다. 일종의 브랜드라면 브랜드다. 개인적으로 들어오면 서울대·울산대·전남대 등의 공개 강의를 볼 수 있다.

-이 회장 : 김 총장께서 강의를 공개하셨을 때 교수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김 총장 : 교수들은 강의 공개에 대해 부담감을 느꼈다. 하지만 세계 최초로 하는 것도 아니고 미국 MIT는 2100개의 과목을 올린다. 일본 도쿄대도 총장 강의는 50만 건이 접속되고 있다. 이미 세계가 그런 추세로 가고 있다. 오히려 우리가 늦었다. 많은 사람들이, 특히 젊은이들이 영상을 보면서 지식을 습득하고 깨우치는 데 상당히 익숙하다. 강의 공개는 세계적 추세로 가는 데 크게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회장 : 강의 공개에 대한 KERIS의 목표라면.

△천 원장 : KERIS의 설립 목적 자체가 IT 정보기술을 기반으로 해 많은 사람들이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각자 갖고 있는 정보들을 공유하면 전체적인 규모가 커지니 좋은 게 많아진다.

-이 회장 : 강의 공개가 확대되면 대학 교육 시스템이 바뀔 것 같다. 캠퍼스 개념이 없어지는 현상도 나타나지 않겠나.

△김 총장 : 바뀔 것이다. 미래 예측이라는 것은 불확정적이지만 2100년, 즉 22세기가 되면 전 세계 교수는 2000명만 남고 나머지는 조교 같은 신분의 교수들이 될 것이다. 강의를 정말 잘하는 교수는 한 분야에 한 분씩만 있어도 될 것 같다. 그렇게 (대학 교육시스템이) 바뀔 것이다.

△천 원장 : 고대로 올라가면 소크라테스가 있는데 소크라테스의 명강의를 공유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그런 것들이 직접 공개되는 것이다.

-이 회장 : 20~30년 후에 캠퍼스의 우열이 파괴될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

△김 총장 : 많은 대학들이 강의 공개에 동참하면 사회 문제, 예를 들어 서울 소재 유명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사교육 문제를 해소하는데도 기여할 것이다. 학벌이 아닌 개인역량이 결정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천 원장 : 역량 중심으로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졸업장이 갖는 위력이 100이었다면 많이 줄어 들고 실제 개인 역량이 갖고 있는 영향력이 늘어나고 있다.

-이 회장 : 지금 국내에서는 영어 강의가 확산되고 있다. 포스텍은 전 과목을 영어로 강의하겠다고 했는데 강의 공개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나.

△천 원장 : 우리의 강의 내용이 아주 좋은데 외국에서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때는 어떤 강의들은 영어로 올려질 것이다. 강의 공개가 해외로 나간다고 하면 영어 공개 강의를 더 많이 올릴 것이고 자연스럽게 한국 대학이 국제화될 것이라고 본다.

-이 회장 : 오늘 좌담에 참석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라면.

△천 원장 : 김 총장께서 강의 공개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KERIS는 대학에 강제해서 공개하라는 입장은 아니다. 대학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는가를 알려 주는 일을 하는 곳이 KERIS다. 그러나 KERIS는 신문사·방송사도 아니기 때문에 알리는 데에 한계가 많다. 한국대학신문이 지표를 체계화해 다른 대학· 교수·나라들은 어떻게 강의를 공개하는지 지속적으로 알려 줬으면 한다. 또한 강의 공개가 상업적으로 이용될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을 감시하고 네트워크 에러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 KERIS가 해야 할 일이다.

△김 총장 : 강의 노트가 올라가 수강 전에 학생들이 보고 수강 신청하면 지난해와 동일한 강의는 할 수 없으니 매년 강의 내용이 업데이트 될 것이다. 따라서 강의 자료 공개는 빨리 확산돼야 하다. 이는 학생에 대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교수들이 의무로 생각했으면 한다.

<정리 : 정성민·송아영 기자, 사진 : 한명섭 기자>

정성민 기자 (bestjsm@unn.net) | 입력 : 10-03-05 오후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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