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대학 기부금 손비인정 비율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공론화된 것은 16일 열린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세미나에서였다. 발표자로 나선 이남식 전주대 총장은 손비인정 비율이 사립대(50%)와 국·공립대(100%)가 다르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일몰조항’을 적용해 모두 100%를 인정했지만, 이마저도 2010년까지만 적용된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이하 조특법)은 기업이 대학에 기부할 때 손비인정을 하고 있다. 대학의 기부금 유치를 장려한다는 취지다. 문제는 조특법이 2~3년 단위로 한시적으로 운영된다는 데 있다. 일몰조항은 각종 법률·규제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저절로 효력이 없어지도록 하는 제도. 조특법 일몰조항이 연장 또는 개정되면서 손비인정 비율도 계속 바뀌어 왔다.
때문에 대학 실무자마저 이와 관련된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현행 기부금 손비인정 비율을 각각 다르게 알고 있거나, 관련법 조항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이기형 전국사립대학재정관리자협의회(이하 재정관리자협) 회장은 “손비인정 비율이 자주 바뀌었다. 사립대와 국·공립대가 차이날 때도 있었고, 아닐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50%만 인정해 주다가 대학들의 불만이 커지자 100%로 올렸었다. 지금은 이를 절충해 사립대와 국·공립대 모두 손비인정 비율이 75%인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상 성균관대 재무팀 차장은 “2008년 쟁점이 돼 개정된 것으로 안다”며 “2012년까지 사립대와 국·공립대 모두 손비인정 비율을 100% 적용하는 것으로 연장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양병호 덕성여대 기획예산과장도 “손비인정은 다 같이 100%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확한 내용은 잘 모른다”고 했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공식 입장은 이와 다르다. 교과부 사립대학지원과 관계자는 “현행 조특법상 대학 기부금 손비인정 비율은 사립대와 국·공립대 구분 없이 50%다. 다만 일몰조항이 적용돼 100%를 인정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들이 이 같은 사실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데 대해서는 일몰조항의 관례적 적용 탓이란 해석을 내놓았다. 이 관계자는 “세부 비율은 바뀌어 왔지만, 그간 일몰조항이 계속 연장돼 사립대와 국·공립대 모두 손비인정 비율을 100%로 인정해 왔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비율과 별개로 ‘실질적’으로는 그간 100%가 적용된 것”이라고도 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조특법의 일몰조항 폐지 또는 반영구적 연장을 당부했다. ‘손비인정 비율(100%) 안정화’가 시급하다는 의미다. 대학의 기술지주회사 운영을 비롯한 수익사업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재정관리자협 정책부회장을 맡고 있는 함경일 연세대 법인 감사평가실 차장은 “손비인정 비율을 사립대와 국·공립대 모두 100%로 하는 일몰조항이 연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차장은 “50%만 인정해 줄 경우 사립대만 문제가 생긴다. 사립대와 달리 국·공립대는 나머지 50% 부분에 대한 국고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대학 수익사업에 끼치는 악영향도 거론했다. 함 차장은 “사실 조특법 손비인정 비율은 일반기업보다는 대학이 설립·운영하는 특수 회사들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손비인정 비율이) 100%가 아니면, 대학이 만든 지주회사가 해당 대학에 돈을 들여올 때도 세금을 내야 하는 맹점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학교기업도 성장하면 대학 외부로 나가 주식회사로 독립해야 하는데 관련법이 안정되지 않으면 이 역시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함 차장은 ‘연세우유’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그는 “손비인정 비율이 100%일 땐 수익사업체였는데, 50%로 변경되자 세금 문제로 수익을 낼 수 없어져 대학 안으로 들어와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 내로 들어오면 손실이 난 만큼 학교에서 보전돼야 하므로 탄력적 운영이 불가능한 문제가 있다”며 “손비인정 비율을 100%로 안정화시켜야 대학 입장에서도 지주회사와 학교기업을 공격적으로 운영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