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진 친 상지대도 구재단 복귀 막지 못해
친정부 성향 유재천 총장 선임에도 김문기씨 복귀 길 열려
조선대·세종대 이어 비리 재단 복귀...2기 사분위 비판 증폭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가 김문기 상지대 전 이사장이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 파장이 예상된다. 상지대는 현 정부 들어 KBS 이사장에 선임된 친 정부 인사인 유재천 총장을 선임한 대학이다. 구재단 복귀에 대해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해 온 유 총장을 통해 김문기 전 이사장의 복귀를 막으려 했던 것. 결국 이런 상지대도 보수인사가 다수를 차지한 2기 사분위의 결정을 막지 못했다.
사분위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정이사 9명 중 5명을 구재단에 배분, 김문기 전 이사장의 복귀 가능성을 열었다. 교수들은 이에 대해 청와대 탄원서 제출과 상경집회, 학생들은 전면적인 수업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문기 씨는 상지대 이사장 재직 시 한의대 부정편입학 등으로 대법원으로부터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물러났다. 이는 1기 사분위 때 설치된 법률특위가 종전이사의 정이사 추천권은 인정하면서도 “사회상규와 국민의 법 감정 등에 비춰 도저히 용합할 수 없는 경우는 제외한다”고 했던 원칙을 스스로 저버린 것으로 향후 논란이 예고된다.
1993년 상지대 부정편입학 당시 교육부 감사에선, 김 전 이사장이 1978년부터 1993년까지 이사회 희외록을 작성하지 않고, 조작한 사실도 밝혀냈다. 때문에 교수와 학생들은 김 전 이사장 복귀 후 비리부정과 학교의 독단적 운영이 재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교과부로서도 김 이사장 복귀 후의 파장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분위 안팎에 따르면, 29일 회의에서 교과부 인사가 참석해 김문기 전 이사장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준 이번 사분위 결정에 반대를 표했다는 후문이다.
상지대는 김문기 전 이사장의 복귀를 막기 위해 배수진을 친 대학이다. 지난해 2월 유재천 KBS 이사장을 총장으로 영입한 것이 이를 뒷받침 한다. 당시 상지대 관계자는 “대학의 민주성을 지키려면 영향력 있는 인물이 총장이 돼야 한다”며 “구재단 복귀 의사를 분명히 가지고 있고, 현 정부와 얘기가 통할 수 있는 사람을 총장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유재천 KBS 이사장이 신임 총장으로 추대됐다. 전임 김성훈 총장이 진보적 성향의 학자로 평가 받은 데 반해 유재천 총장은 보수성향의 인사다. 그러나 유 총장은 지난 2003년 12월 상지대 임시이사를 지내며 구재단을 배제한 정상화에 동의한 바 있다. 때문에 “김문기 전 이사장의 복귀에는 명확한 반대 의사를 갖고 있으며, 이를 막아줄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받았다.
실제로 유재천 총장의 의사가 정부·여당에 어느 정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도 김문기 전 이사장의 복귀를 거북스럽게 받아들인 이유다. 그럼에도 보수인사가 다수를 차지한 2분 사분위가 이사진의 과반수를 구재단에 배정했다.
사분위 관계자는 “유재천 총장이 김문기 전 이사장만큼은 복귀해선 안 된다고 했던 의견이 정부쪽에도 받아들여져 교과부도 이번 사분위 결정을 반대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사분위 내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보수성향의 위원들이 구재단 복귀를 밀어붙였다”고 전했다. 교육당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학에 대한 사적 소유권을 주장하는 인사들이 이번 결정을 관철시켰다는 것이다.
이번 사분위의 결정으로 상지대는 크게 술렁이고 있다. 유재천 총장도 이날 사분위 회의결과를 전달받고 충격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지대 관계자는 30일 “총장께서 어제 사분위 결정을 전해 듣고 충격을 받으셨고, 몸이 안 좋으시다며 일찍 귀가하셨다”고 전했다.
상지대는 사분위원의 전면적인 교체도 주장할 예정이다. 박병섭 상지대 비상대책위원장은 “현 정부도 교육비리 척결 의지를 갖고 있는데 사분위원들이 주무부서의 의견도 받아들이지 않고 구재단 복귀 결정을 내렸다”며 “사분위원들의 전면적 교체를 주장을 포함,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의 재심 요구 여부도 주목된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관할청은 사분위의 심의결과에 대해 이의가 있는 경우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 교과부도 김문기 전 이사장의 복귀 이후의 파장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사분위에 재심을 요청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교과부 관계자는 “아직 상지대 정이사 선임이 확정되지 않아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대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은 김문기 전 이사장의 복귀가 현실화되면서 2기 사분위에 대한 비판도 커질 전망이다. 조선데·세종대에 이어 상지대까지 비리로 불러난 구재단 복귀를 돕고 있는 사분위에 대해 해체론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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