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대학생 "6.2 지방선거 주류로 나서다"
대학생유권자연대···대학 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 요구
선관위의 까다로운 조건 비판···유연한 대처 촉구
이번 6.2 지방선거에는 대학생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등록금 천만 원 시대, 청년실업 100만 시대, 88만원 세대’ 등 자신들을 둘러싼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자 그들은 투표를 통한 소통을 선택했다.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미명하에 있던 젊은이들이 이젠 자신의 투표권 행사를 주장하며 대학 캠퍼스 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를 반기고 독려해야 할 선관위가 오히려 일률적이고 까다로운 기준을 내세우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며, 선관위의 분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대학생이 움직인다=지난달 11일 연세대에서는 대학생을 비롯해 종교·시민단체가 모인 가운데 생유권자연대’ 발족식이 열렸다. 대학생유권자연대는 대학 등록금 인하와 청년실업 해소 등 자신들의 문제를 투표 참여라는 돌파구를 통해 스스로 해결하고자 마련됐다.
지난 10일 대학생유권자연대는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 모여 대학 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통해 대학생유권자연대는 "올해 30여 개가 넘는 대학에 학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출범이후 대학생유권자연대가 지목하는 가장 큰 현안은 ‘대학 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확대’와 ‘투표소 설치 요건 완화’다. 대학생 상당수가 전입지역에서 거주하고 있지 않은 실정에서 대학생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부재자 투표소 설치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지난 달 26일 대학생유권자연대가 의뢰, 사회동향연구소가 조사한 '대학생 의식지형조사'에 따르면 '전국 대학생 73.5%가 6.2 지방선거에 투표 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를 통해 대학생유권자연대는 대학생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해 학내 부재자 투표소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날 대학생유권자연대는 "대학 또는 학교의 부재자투표예상자가 500인 이상일 경우 교내 부재자투표소를 설치·운영토록 해야 한다"며 현재 부재자 투표자 2000명 이상일 때 설치토록 한 규정을 다소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선관위는 대학생들이 특정 파를 지지하기보다 선거 참여에 대한 순수한 의도를 갖고 다가선다면 이를 독려해주는 게 맞다“면서 ”선거 참여율을 관리하는 기구라면 투표에 참여코자 하는 의사를 적극 반영해 투표율을 높이는 게 민주주의에 맞는 것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정당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토록 해 많은 사람들의 투표를 통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 선관위 분발 촉구 여론 과열=대학생(청년)들의 투표 참여 열기가 뜨거워지는 반면 선관위는 다소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현재 선관위에서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대학 캠퍼스 내에 부재자 투표소 설치는 부재자투표예상자 2000명 이상이 넘어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학생유권자연대를 비롯한 대학생들은 이 기준을 다소 낮춰 많은 대학생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 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 요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02년 대선부터 이 같은 요구는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여전히 소수의 대학에만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됐던 게 사실이다.
지난 선거에서의 대학 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 현황에 따르면 2008년 총선에서는 3개 대학, 2007년 제17대 대선 당시 5개 대학,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9개 대학에 설치됐다.
선관위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 의지를 독려하는 기관이라면 대학생들이 보다 많이 투표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부재자투표예상자 2000명 이상 기준은 국회 입법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개정 시 다양한 요구를 수렴해 의견을 낼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선관위는 선거가 끝난 후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해 모든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영민 2010유권자희망연대 간사는 "선관위가 6.2 지방선거에서 투표율을 높이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스럽다"면서 "선거법 개정을 외면한 정치권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하더라도, 현행 선거법 하에서도 가능한 제안들을 외면하는 선관위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 했다.
■ 대학생 투표 참여가 중요한 이유=대학생들은 지성인을 대표하는 집단이며 미래의 리더들이다. 이들은 정책의 변화를 이끌고 동시에 감시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집단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동안 젊은이들이 선거에 무관심했던 게 사실이고,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이유로 정치적 혜택을 누리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손한민 대학생유권자연대 대표는 "정치권에서 대학생들은 투표를 하지 않고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어 이번 선거에서도 등록금이나 청년실업 등 청년들의 문제는 전혀 부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손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앞으로 있을 총선이나 대선에서 더 많은 투표를 유도하고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제대로 된 정책들을 내놓길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곧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투표 참여만이 아닌 다음에 있을 선거에서 더 많은 젊은이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대학생은 전체 유권자의 1/5 이상(19~29세 기준 21%)을 차지하고 있는 집단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학생들의 투표 참여 의지를 북돋아 주는 것은 전체 선거 참여와 발전에도 큰 의미를 지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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