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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총장 선임 남겨진 ‘논란’
김진규 서울대 교수...유일 외부 후보로 낙점
총장선임방식 바꿔... ‘기획된 총장’ 논란 남아
연구력 강화, 1200억 발전기금 모금 등 공약

건국대 제 18대 총장으로 서울대 김진규(58)의대 교수가 선임됐다. 학교법인 건국대학교(이사장 김경희)는 지난 29일, 4명의 총장후보자의 공개 소견발표회를 가진 뒤 이사회를 열어 김 교수를 신임총장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오는 9월 1일부터 4년간이다.

김 신임총장은 마산고를 나와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1984년부터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대한임상화학회 회장, 아시아태평양임상화학회 학술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바이오·스마트케어 특별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그는 국내 임상화학 분야를 개척한 학자로 평가받는다. 국내 최초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병원에서 임상화학을 전공한 후 서울대병원에서 이 분야를 개척했다. 1990년 서울대 최초로 대학원 수업에 영어강의를 도입했으며, 16권의 전공 관련 저서를 출간했다. SCI급 논문 190편, 420여편의 학술논문 게재가 지금까지 그가 쌓은 연구업적이다.

김 신임총장은 “생산현장의 공장장 같은 총장으로 구성원과 소통하면서 건국대의 연구역량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리고, 교육혁신으로 우수한 졸업생을 배출하겠다”며 “건국대를 ‘연구하는 대학, 공부하는 대학’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교수 연구업적 향상을 위한 연구환경 조성 △우수 졸업생 배출을 위한 교육서비스 혁신 △대학발전을 위한 대규모 발전기금 확충 △글로컬(Glocal)대학과 스마트한 캠퍼스 조성 △동문 자긍심 고취를 앞으로 추진할 5대 중점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발전기금 모금에 대해선 “재임기간 중 1200억~2000억 원을 모금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신임 총장은 이처럼 건국대 발전을 위해 의욕적인 계획을 선보였다. 그러나 학내에선 그의 총장 선임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김 신임총장은 선임 전부터 8명의 후보자 가운데 유일한 외부인사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법인의 한 이사가 추천한 후보로 알려지면서 재단이 차기 총장으로 김 후보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뒤따랐다.

최근 법인이 총장선임방식을 변경한 게 이 같은 의혹에 힘을 실어줬다. 건국대는 이번 총장선임 직전, 과거 3명의 총장을 뽑았던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를 폐지했다. 새로 만든 총장후보자심사위원회(이하 총심위)는 총추위에 비해 교수 참여비율은 줄고, 법인 참여 비율이 대폭 늘었다.

기존 49명으로 구성됐던 총추위의 교수·직원 비율은 60%였다. 반면 이번에 도입된 총심위 위원 9명 가운데 6명은 법인과 본부 측을 대변하는 인사들로 채워졌다. 법인이사 2인에 이사장 지명 외부인사 2인이 포함된 것이다. 여기에 대학본부의 입장을 대변할 보직교수가 2명 더 포함되면서 논란을 낳았다. 총추위에선 참여했던 학생대표의 참여도 이번 총심위 방식에선 배제됐다.

재단이 김 총장 영입을 총장선임 방식을 바꾼 게 아니냐는 논란은 이런 이유에서 출발했다. 차기 총장을 미리 낙점한 상태에서 총장 인선 절차를 진행했다는 지적이다. 김 총장을 ‘기획된 총장’으로 지칭하는 학내 인사도 있다.

이에 대해 법인은 과거 총추위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총심위 방식을 도입했을 뿐 특정 인사를 염두에 두진 않았다는 해명이다. 법인사무국 한길수 과장은 “총추위에 49명의 위원이 참여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고, 그 과정에서 후보들이 위원들과 남몰래 접촉하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명제·간선제·직선제 등을 모두 검토한 결과 구성원들이 대표성을 가지면서도 시간을 단축시키는 방안으로 ‘총심위’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과장은 “김 신임총장은 이사회의 긴 논의 끝에 낙점됐다”며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건국대를 새로운 시각에서 이끌어 갈 적임자라는 데에 이사들이 동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수협의회는 당초 총심위 구성에 논란의 여지가 있었던 만큼, 김 총장에 대한 신임투표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이성수 교협 회장은 “교수들 사이에서 당장 신임투표를 해야 한다는 의견과 2년 정도는 지켜본 뒤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며 “신임투표를 진행 여부를 오는 7일 회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신임총장이 재단으로부터 자율성을 갖고 얼마나 소신을 갖고 대학을 이끌어 나갈지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총장선임 결과가 나온 상황이니 만큼 신임총장이 공약한 바를 지키고, 건대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일단은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진규 총장이 선임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을 잠재우고 건국대를 순탄하게 이끌어 나갈 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홍여진 기자 (dike@unn.net) | 입력 : 10-07-01 오후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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