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대 17년만에 정상화...진통 예고
사분위 정이사 8명 중 4명 구재단에 배분
구성원 “사분위 결정 불복...물리력도 불사”
정상화 원칙 위배 2기 사분위에 비난 가중
상지대가 17년만에 정이사 체제로 전환된다. 그러나 비리로 물러난 구재단 추천인사가 정이사 8명 중 4명을 차지함으로써 향후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상지대, 사분위 결정 불복종 본격화=상지대 교수협의회 직원노조 총학생회 총동문회로 구성원 비상대책위(위원장 박병섭)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투쟁계획을 밝혔다. 지난 9일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이하 사분위)의 결정을 무효화 시키고, 정이사 선임 등 교과부의 행정처분을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우선 교과부의 행정처분을 저지하고 사분위 결정 무효화를 관철시키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교과부가 사분위 결정대로 정이사를 최종 선임하는 행정처분을 내릴 경우 본격적인 불복종 운동을 벌이겠다는 각오다.
이들은 “총학생회는 수업거부 등 동맹휴학을 확대·지속하기 위해 방침을 마련하고, 노조는 즉시 파업을 시행할 것”이라며 “학교차원에선 이사들의 교내출입과 이사회 개최를 저지하기 위한 물리적 대응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교수·직원·학생·동문이 모두 나서 사분위 결정이 현실화되는 것을 막겠다는 얘기다.
정치적 해결 노력도 모색한다. 이날 상지대 비대위는 여당 원내대표에게 면담을 신청했다. 또 23일 예정된 이주호 교과부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상지대 문제를 집중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격렬한 반발은 예견된 일=이러한 반발은 이미 예견돼 왔던 일이다. 상지대는 비리로 물러난 구재단의 복귀를 막기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대학이다. 지난해 2월 당시 KBS 이사장이자 친여권 인사였던 유재천씨를 구성원 합의에 의해 총장으로 추대한 이유도 구재단 복귀를 막기 위한 배수진이었다.
교과부 내에서도 김문기 전 이사장의 복귀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사분위는 김 전이사장이 직접 이사진에 포함되지 않는 선에서 구재단의 복귀를 결정했다. 지난 9일 사분위가 선임키로 한 정이사 8명 가운데 4명이 구재단 추천인사다. 이 가운데 김길남 상지문학원 이사장은 김문기씨의 아들이다. △박윤환 변호사 △이석호 성신회계법인 이사 △이영수 전 건국대 홍보실장 등이 그 외 구재단 추천인사다. 이에 반해 구성원측 추천인사는 △한이헌 전 경제기획원 차관 △임현진 서울대 교수 등 2명만 선임됐다. △채영복 전 과기부장관 △한송 강릉원주대총장은 관할청(교과부) 추천인사다.
김문기 전 이사장은 1993년 공금횡령 입시부정 등의 혐의로 구속돼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상지대는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돼 오다 지난 2004년 정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2007년 대법원이 “임시이사의 정이사 선임은 무효”라고 판결하면서, 임시이사 체제로 돌아갔다.
■2기 사분위에 비난 거세질 듯=사분위가 구재단 복귀를 결정한 배경엔 사학에 대한 재산권을 중시하는 위원들이 있다. 이들은 사분위의 대다수를 점하고 있다. 2기 사분위원 가운데 유일한 진보인사였던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가 9일 회의 도중 사퇴를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상지대 정이사 선임방안이 정해지는 것을 보고 한계를 느껴 사의를 표명했다”며 “향후 진행되는 사분위 관련 활동을 모두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분위 결정은 사분위 자체적으로 세운 정이사 선임원칙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사분위는 ‘원칙적으로 종전이사에게 법인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이사 추천권(과반수)을 부여하되, 비리·도덕성 등 사회상규와 국민의 법감정에 비춰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때는 예외로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러나 상지대 구성원들은 “김문기씨는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 범법자”라며 “사회상규와 국민 법 감정에 어긋나는 명백한 반사회적 인사임에도 사분위는 이에 대해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분위는 8명의 정이사와 더불어 1명의 임시이사도 선임했다. 교과부는 이에 대해 “구재단 추천 정이사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상지대 측은 임시이사 1명도 결국 구재단 측에 배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병섭 상지대 비상대책위원장은 “임시이사는 언제든지 해임될 수 있다”며 “결국 구재단 추천 인사로 대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과부도 임시이사로 채워진 1석이 결국 구재단측에 배분될 것을 시사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상지대 정이사 배분)원칙이 원래 5(종전이사)대 2(구성원)대 2(관할청)였다”며 “향후 사분위에서 정이사 선임을 논의하겠지만 원칙상으로는 구재단 몫이 맞다”고 말해, 이 같은 추측에 힘을 실었다.
조선대·세종대에 이어 상지대에도 구재단 복귀의 길을 터줌으로써 2기 사분위에 대한 반발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교수노조·민교협·학술단체협의회 등 교수 3개 단체도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사분위와 교과부는 세종대·조선대에 이어 또 한 번 비리재단이 복귀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했다”며 “사학비리 전과자를 옹호하는 사분위를 즉각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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