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정보공시]대학 취업률 순위 ‘지각변동’
건보 DB 활용하자 순위 뒤바뀜 잇따라
산학협력 주력한 대학들 대부분 ‘선전’
비정규직 취업자 많은 대학 ‘곤두박질’
대학별 취업률 순위가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부터 대학정보공시 취업률 산출시 건강보험 DB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 취업률 거품 빠지며 순위 변동=1일 교과부가 발표한 ‘2010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건강보험 DB 연계 취업통계 조사’에 따르면, 대학별 순위 바뀜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비정규직 취업자가 빠지면서, 순위가 떨어진 대학이 있는가 하면 정규직 취업률 제고에 신경 써 온 대학이 1위를 꿰 차기도 했다.
'가'그룹(졸업자 3000명 이상)에선 서울산업대(69.4%)가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던 고려대와 성균관대가 자리 바뀜을 해 성균관대(65.2%)가 2위, 고려대(64.6%)가 3위를 차지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난해 4위를 차지한 원광대가 24위로 곤두박질쳤다는 점이다. 원광대는 지난해 취업률 발표에서 서울산대·고려대·성균관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당시 전체 취업률은 72.2%, 정규직 취업률은 37.7%였다. 건강보험 연계 취업률을 적용한 올해 원광대 취업률은 44.8%를 기록했다. 비정규직 취업자 등이 대거 빠지면서 순위가 하락한 셈이다.
그러나 원광대 측은 오히려 실질 취업률 상승을 위해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남궁문 원광대 기획처장은 “지난해 건강보험 DB를 활용한 취업율은 29.9%(의학계열 제외)였다”며 “오히려 실질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 44.8%까지 올렸지만, 순위가 하락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 순위 밖 충주대 ‘나’그룹 2위로=취업률 순위의 지각변동은 다른 그룹에서도 이어진다. ‘나’그룹(졸업자 2000명~3000명 미만)에선 한밭대(70.6%)가 지난해에 이어 1위를 고수했다. 지난해 20위권 밖이던 충주대가 올해 2위로 올라선 게 눈에 띈다. 지난해 2위이던 인제대가 3위로 물러섰고, 나란히 3·4위를 차지했던 경희대 국제캠퍼스와 서울캠퍼스가 각각 9위와 13위로 밀렸다.
충주대는 지난해 초부터 취업률 제고에 ‘올인’했던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작년대비 충주대의 취업율은 15%포인트 상승했다. 이호식 기획처장은 “작년 초 48.1%에 머무르던 취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며 “일단 지역 산업체의 채용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이를 해당 학과에 제공함으로써 취업 준비에 효율성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경희대는 그간 취업률 통계에 포함됐던 예술계통 취업자와 비정규직이 빠진 점을 순위 하락의 이유로 꼽았다. 강제상 입학처장은 “지난해까진 예술계통 취업자까지 포함되면서 취업률 순위가 높았던 면이 있었다”며 “음대나 예체능계는 건강보험 혜택이 없는 학원강사나 개인레슨까지도 취업률 통계에 포함됐다가 이번에 빠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의대 학생들의 경우 자영업자 비율이 많아 이번 취업률 통계에서 빠진 것도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 ‘다’그룹 순위 변동 심해...해양대 ‘선전’=‘다’그룹(졸업자 1000~2000명 미만)에서도 순위 변화가 많다. 지난해 1위였던 건양대(72.8%)가 2위로 밀리면서 그 자리를 지난해 4위였던 한국산업기술대(73.1%)가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19위를 차지했던 한국해양대(69.8%)가 3위로 진입했고, 20위권 내에 들지 못했던 한경대(69.8%)가 4위로 올라선 게 눈에 띈다. 17위였던 금오공대(68.5%)는 5위를 차지했다.
반면, 건강보험 연계 취업률로 순위가 곤두박질 한 대학들도 눈에 띈다. 지난해 86.2%의 취업률로 2위를 차지한 경운대가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3위를 차지한 초당대가 64.0%로 8위로 내려섰다. 지난해 76.4%로 5위를 차지한 동신대도 올해 취업률이 62.5%로 낮아지며 10위권에 간신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각각 6위와 7위를 차지했던 세명대(51.6%)와 상지대(49.6%)도 취업률 거품이 빠지면서 각각 27위와 36위로 순위가 밀렸다.
올해 그룹이 세분화되면서 혜택을 본 대학도 있다. 교과부는 각 대학별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지난해까지 3개 그룹(A·B·C)으로 나눠 취업률 통계를 발표하던 것을 올해는 4개 그룹(가·나·다·라)로 나눴다. 이에 따라 1000명 이하 그룹이 신설, 소수 정예 교육을 펴는 대학들의 취업률 순위가 한 눈에 확인됐다. 소규모 대학 그룹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대학들도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이다.
그 결과 ‘라’그룹에선 한국기술교육대(한기대)가 1위를 차지했다. 한기대는 취업률 81.1%를 기록, 모든 그룹에서 취업률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을지대가 81.0%로 2위를 건동대가 74%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영산대(71.0%) △포스텍(69.9%) △한려대(69.9%) △예수대(69.2%) 목포가톨릭대(69.0%) △차의과대(67.2%) △한중대(66.3%) 순으로 나타났다.
■ 1천명 이하 그룹도 발표...한기대 1위=취업률 순위를 살펴보면, 대체로 산학협력에 주력해 온 대학들의 성과가 높았다. 건강보험과 연계되면서 전체적으로 취업률이 하락했지만, 산정 기준이 바뀌어도 높은 순위를 유지한 대학은 대부분 산학협력 주력대학이다.
반면 서울대(11위)·경북대(12위)·전북대(15위)·부산대(16위)·충남대(17위)등 지역 거점 국립대들의 순위가 낮았다. ‘가’그룹에서 11위를 기록한 서울대 이학래 학생처장은 “해외유학이나 고시 준비,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높다보니까 취업률이 낮게 나왔다”며 “취업을 원하지 않는 학생은 어쩔 수 없지만, 취업을 희망함에도 불구하고 취업하지 못한 학생에 대해선 관련 프로그램을 강화시켜 지표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DB를 활용한 취업률 발표로 각 대학별 순위가 뒤바뀌고 있다. 직업 특성상 비정규직이 많은 신학·예술계열 대학들은 불만을 제기하지만, 거품이 빠진 실질적인 취업률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에서 대학들은 대체로 그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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