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경고 파업’을 벌인 뒤 복귀한 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 미화·경비·시설관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0일 재개한 사측과의 교섭 역시 결렬됐다. 3개 대학 분회가 소속된 민주노총 공공서비스노조 서울경인지부(이하 서경지부)는 교섭 실패시 ‘무기한 전면파업’ 방침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3개 대학 분회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8일 연세대에서 860여 명이 참여한 대규모 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그러나 재개된 교섭에서도 노사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오히려 그동안의 교섭에서 양측 의견이 접근했거나 일부 합의된 사항마저도 원안대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사항은 수입 월 100만 원 보장이다. 당초 3개 대학 분회는 민주노총 차원 요구인 ‘생활임금’(시급 5180원) 지급을 주장했으나, 교섭 자리에선 한 발 물러선 시급 4800원을 제시했다. 한 달 임금으로 환산하면 100만 3200원이 된다.
반면 업체들은 법정 최저임금(시급 4320원)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서비스노조에 따르면 업체들은 조정 과정에서 시급 4450~4600원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10일 교섭에서 다시 최저임금 제시로 돌아섰다. 이들 업체는 입장 변경의 이유로 3개 대학 노동자들이 8일 파업한 것을 들었다.
3개 대학 분회는 각 대학 총장을 ‘실제 사용주’로 지목하며 문제 해결에 힘쓸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생활임금 지급은 대학이 용역 계약을 합리적 조건으로 할 때 가능하다. 용역 엽체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대학 총장이 직접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대학들은 해당 업체와 노동자간 문제일 뿐, 직접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고려대 총무부 위유석 과장은 “이미 학교와 업체의 계약이 끝난 상황으로 사용주는 해당 업체가 되는 것”이라며 “총장이 실제 사용주란 것은 그들의 주장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연세대 한태준 총무팀장도 “학교가 원청 사용자인 것은 맞지만 엄연히 계약자가 있지 않느냐. 총장이 실제 사용주란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화여대 역시 학내 공고를 통해 “학교와의 문제가 아닌 업체와의 문제일 뿐”이란 입장을 밝혔다.
교섭은 주말까지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사측 입장이 원점으로 돌아가 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경지부 권태훈 조직부장은 “월요일부터 당장 파업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섭이 계속 결렬될 경우 다음주 전면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개 대학 분회가 동시에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할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홍익대 사태로 대학 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요 사립대인 3개 대학이 동시에 파업하면 주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개강으로 인해 서명운동과 파업 집회 등에 대학생들의 참여도 활발해지고 있다. 박명석 서경지부장은 “지난 6~7일 서명운동을 벌인 결과 고려대 1만 7000여 명, 연세대 1만 5000여 명, 이화여대 8000여 명의 학생들이 지지 서명을 했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김봉구·민현희 기자 paper81·mhhph@un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