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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생들 본관점거, 왜?
본부 측 무리한 법인화 추진 충돌 불러
서울대 학생 1000여명이 30일 ‘본관 점거’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 법인화 반대 의사를 보였다. 지난 3월 말 교직원들이 총장실을 점거한 이후 두 달 만이다. 이에 따라 서울대가 추진 중인 법인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학생들이 본관 점거라는 방법을 택한 이유로는 서울대 본부의 일방적인 법인화 추진을 우선 원인으로 들 수 있다. 학생들은 계속해서 서울대 법인화 과정에 대해 논의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렇지만 본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법인화를 추진해왔다.

특히, 서울대 법인화 반대 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 17일 “법인화에 대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묻자”며 요구한 총투표에 대한 서울대 본부의 답변은 이번 사태를 부른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공대위의 총투표 요구에 서울대 본부는 지난 25일 “설립준비위원회에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 법인화는 이미 시행되고 있다”는 동문서답 식의 답변만을 내놨다.

이에 따라 총학생회는 서울대 본부가 더 이상 의사소통의 의지가 없다고 판단, 비상총회를 열고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지윤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이번 비상총회에 대해 “지난 25일 총투표를 진행하자는 학생들의 요구에 대학 본부가 뜻을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며 “학생 대표자뿐 아니라 그 이상의 많은 학생들이 모인 자리에서 함께 법인화에 대한 총의를 정하기 위해 비상총회 개최를 공고했다”고 밝혔다.

최갑수 공대위 상임의장(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도 같은 의견이다. 최 상임의장은 비상총회에 대해 “본부가 진정한 소통의 의지를 보인 적이 없어 결국 비상총회를 부르게 됐다”며 “25일 말도 안 되는 답변을 보고 학생들이 분노하게 된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총학생회는 서울대 본부가 구성한 법인화설립추진위원회에 참석할 것인지, 아니면 해체를 요구할 것인지를 묻는 비상총회에 돌입했다. 1810명이 투표 이 중 95%에 달하는 1715명이 해체를 요구했다. 이어 비상총회 직후 어떤 행동에 들어갈 것인가를 다시 투표에 붙였고, 총 1327명이 투표에 참여해 1110명이 본관 점거를 결정하게 됐다.

학생들의 본관 점거에도 불구, 서울대 본부가 의사소통에 나서지 않을 전망이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예정이다. 학생들이 본관을 점거한 직후 학생들을 만나러 온 이재영 교무부처장 등은 “이런 식으로 총장실을 점거해봤자 무엇을 하느냐”며 “학생들이 우려하는 법인화의 문제들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원론적인 해명만 반복했다.

정근식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서울대 의장(사회학과 교수)은 이번 사태에 대해 “서울대 본부는  세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세 번 다 거절했다”고 본부 측에 책임을 돌렸다. 정 의장은 “우선 서울대 법인화법이 국회를 날치기 통과했을 때 본부는 유감을 표시하지 않았고, 두 번째 서울대 교수 150명이 성명서를 발표했을 때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지난 17일 총투표 요구에 대한 25일 답변 역시 부실해 본관 점거 사태를 부르게 됐다”며 “서울대 본부가 지금의 입장을 고수하면 계속해서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11-05-31 오전 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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