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원들의 엄한 채찍을 종아리를 걷고 달게 받겠다.”(조용기 한국사학법인연합회장)
9월 정기국회에서 격돌이 예상되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앞두고, 사학법인들이 내부 자정 운동을 펼치겠다고 나서 실효성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국 사립 초·중·고교 및 대학법인 모임인 한국사학법인연합회(회장 조용기)는 8일 프레스센터에서 제2기 사학윤리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이세중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윤리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임기 2년으로 새로 선임된 윤리위원은 부위원장인 이종훈 전 중앙대 총장과 송월주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박종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공동회장, 이용훈 천주교 주교회의 교육위원장, 이명현 전 교육부장관, 서경석 조선족교회 담임목사 등 7명이다.
사학윤리위원회는 산하에 조사실을 설치해 비리사례를 접수받아 조사하게 되는데, 비리정도에 따라 시정권고나 회원 자격 정지, 제명요구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법인측은 지난 6월27일 열린‘사학분야 투명사회협약 체결 및 다짐대회’ 후속조치로 사학의 정관을 개정해 △예·결산 공개 △교원 공개 채용 △대학법인 감사 중 1인을 외부 공인기관 추천 선임 △교수, 직원, 동문, 학부모 등을 포함한 대학평의회 설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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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중 윤리위원장./한명섭 기자 |
사학법인 방패막이 비판에 “들러리 서지 않겠다”
윤리위원회가 사학법 개정을 막기 위한 방패막이가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위원들은 ‘사학법인에 들러리 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인측이 내부 자정노력이 결실을 얻을 때까지 최소 2년간 사학법 개정 추진을 유보해 줄 것을 요구한 것과 관련, 이세중 위원장은 “사학법 개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견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송월주 스님도 “법을 고치는 것은 심사숙고할 문제이나 고치고 안 고치는 것에 (위원회가)개입하지 않겠다”며 “이 문제는 법인측에서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서경석 목사는 “위원회가 사학비리를 근절하지 못할 것이다는 관측에는 상당한 이유와 설득력이 있다”며 “자율규제가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들부터 만나 의견을 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이종훈 부위원장은 “위원회 활동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학법인 스스로가 자정노력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오는 23일 2차 회의를 열고 조사실 구성과 활동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법인측은 이달 중순까지 정관 개정 작업을 마치고,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지역별로 자정대회를 열 계획이다.
조용기 회장은 “도둑이 없는데 도둑 잡는 법을 만들어서 뭐하겠느냐. 자정 노력을 펼치겠다고 하는데도 법 개정을 하겠다는 것은 무슨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사학법이 개정되면 학교 문을 닫겠다던 법인측의 입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