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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기 칼럼
교수강의법-가르침의 본질

'유머특강' 'ㅇㅇ교수법' 등 교수법 특강이 대학가에 확산되고 있다. 아무리 어려운 학습내용이더라도 좋은 교수가 '잘만(?)' 가르칠 수 있다면 학생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본지는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의 '교수강의법: 가르침의 본질'을 연재한다.

박 교수는 현재 미국 피츠버그대학에 교환교수로 나가 강의 하고있고, 「대학 강의의 본질」을 주제로 삼아 연구를 진행 중이다.

서울대 학부와 대학원을 거쳐 미국 피츠버그대 교육행정학과(Ph.D.)를 졸업했고. 전세계비교교육학회(WCCES) 부회장과 교육부평가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교육혁신위원회 전문위원과 본지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남기 칼럼] 광주교대 교수
모래를 쪄서 밥을 지으려는 사람-26회
교수강의법-가르침의 본질
서산대사가 남긴 깨달음의 거울(禪家龜鑑)에는 공부하는 자세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 중에서 참선하는 사람의 자세에 관한 비유를 공부하며 가르치는 길에 서 있는 사람 즉, 교수에게 주는 교훈으로 삼으면 다음과 같다. 약간 억지스럽긴 하지만 비유가 좋아서 차용하니 웃음으로 보아주기를 바란다.

음란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모래를 쪄서 밥을 지으려는 것 같고, 살생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제 귀를 막고 소리를 지르는 것 같으며, 도둑질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새는 그릇이 가득 차기를 바라는 것 같고, 거짓말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똥으로 향을 만들려는 것과 같다. 이런 것들은 비록 많은 지혜가 있더라도 다 악마의 길을 이룰 뿐이다. (법정(옮김)의 「깨달음의 귀감」 중에서)

이를 차용하여 가르치는 사람에게 빗대면 다음과 같이 바꿀 수 있다.

전공과 관계없는 일에 기웃거리면서 잘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모래를 쪄서 밥을 지으려는 것 같고, 가르치는 법을 탐구하지 않으면서 잘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제 귀를 막고 소리를 지르는 것 같으며, 잡기를 즐기면서 잘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새는 그릇이 가득 차기를 바라는 것 같고, 가르치는 일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잘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똥으로 향을 만들려는 것과 같다. 이런 것들은 비록 많은 지혜가 있더라도 학생들을 배움에서 멀어지게 할 뿐이다.

자기 전공과 관계없는 분야에 기웃거리는 사람은 이미 마음이 흩어진 사람이고, 그 과정에서 한 경험이나 획득한 자료 또한 학생들 가르치는 데 직접적으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자신이 해온 공부와 관계없는 분야를 기웃거리면서도 잘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들 때에는 자신이 모래를 쪄서 밥을 지으려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아야 한다.
가르치는 법을 탐구하지 않고, 가르침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잘 가르치기를 바라는 것은 제 귀를 막고 소리치는 것과 같다. 세상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하면서 제대로 된 가르침, 상호소통이 되는 가르침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잡기에 빠진 사람은 단지 자기 전공 탐구에 필요한 시간, 학생과 함께하는 시간을 빼앗길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마음의 큰 덩어리를 잡기에게 내어준 상태여서 학생에게 사랑과 열정을 오롯이 쏟기가 어렵다. 그러한 상태에서 잘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새는 그릇이 가득차기를 바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가르치는 일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잘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똥을 향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처럼 헛된 것이다. 마음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가르치는 기술을 터득하는 것은 똥은 그대로 둔 채 향을 만드는 기술만 터득하는 것과 다름없다. 어쩌면 향내 나는 종이로 똥을 싸서 그 냄새를 감추고자 하는 것처럼 부질없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아도 가르침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누구나 느껴오던 것이지만 막상 글로 읽고 나면 심기가 불편해지리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 말을 하는 너는 어떤 사람이냐고 반문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필자도 교육부를 포함한 정부의 몇몇 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외부 강연을 상당히 많이 다니는 편이며, 테니스를 즐긴다. 그리고 강의가 주는 심적 부담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면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나를 돌아보기 위함이다. 그리고 외부의 다양한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나를 한 번 더 다스릴 기회를 갖기 위함이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말해도 좋지만 제가 할 수 없는 것은 말하지 말라. 실천하지 않으면서 말만 하는 것, 지혜로운 이는 그 잘못을 안다(잡아함경 제48)”라는 말 앞에서 혀가 굳지만 그래도 입을 열어야 하는 것은 인간의 몸을 가지고 가르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지상의 여행 동안 끝없이 겪어야 하는 갈등인지도 모르겠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본지 전문위원)
박남기 칼럼 | 입력 : 07-08-17 오후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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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최석훈 가르침을 사랑하는 자세와 더불어 늘 배움을 사랑하는 자세 또한 교사는 가져야 할 것 같습니 2008-05-27
6 김우영 교사관을 새롭게 정립해보는 계기가 됩니다. 감사해요^^ 2008-05-27
5 방서인 뜻이 견고한 교사가 되겠습니다. 2008-05-27
4 방서인 가르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지상의 여행 동안 끝없이 겪어야하는 갈등이라...^^: 2008-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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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진강희 제 컴퓨터가 이상이 있는건지 아님 더 길게 쓸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알려주심 감사하겠습니다 2007-09-27
1 진강희 아 ~ 정말 좋네요. 그런데 덧글입력이 한줄만 가능한가요? 길게 쓸수가 없어요. 200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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