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국민의 정부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기가 집권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지고 있다. 마치 날개 잃은 비행기가 추락하고 있는 형국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지지도를 묻는 문항에서 대학생들 10명 중 7명은 김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상당수(70%)가 그저 그렇다(38.5%)와 별로 지지하지 않는다(23.4%), 전혀 지지하지 않는다(8.1%)고 응답, 김 대통령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드러내 보였다. 이에 반해 매우 지지한다(2.9%), 대체로 지지한다(27%) 등 긍정적인 답변을 내린 응답자는 약 30%에 불과했다.
김 대통령의 이와 같은 지지도는 김 대통령이 취임한 98년 52.6%에 비해서는 22.7%포인트가 떨어진 것이며 지난해(39.1%)에 비해서는 9.2%포인트가 하락한 것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대학생의 뇌리에서 사라져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 대통령의 지지도가 갈수록 하락하는 것과 비례해 현 정부에 대한 지지도는 더욱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 대학생들이 김대중 정부에 점수를 주는데 아주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84.5%의 응답자가 부정적인 답변을 한 반면 김대중 정부를 높이 평가한 비율은 15.5%에 불과했다. 전체 응답자의 41.8%가 그저 그렇다고 응답한 데 이어 별로 지지하지 않는다(34.3%), 대체로 지지한다(13.5%), 전혀 지지하지 않는다(8.4%), 매우 지지한다(2%) 순으로 나타났다.
98년 국민의 정부 지지도는 38.7%(매우 지지 4.1%, 대체로 지지 34.6%)였으나 지난해에는 17.6%포인트가 하락한 21.1%(매우 지지 1.9%, 대체로 지지 19.2%)로 역시 갈수록 대학생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이 김 대통령과 국민의 정부의 인기가 급락하는 것은 당권을 둘러싼 당내 불협화음, 잦은 장관교체 등 인사정책 실패, 국민의 정서와 유리된 DJP 공동정권의 반복되는 동거와 결별, 지속되는 여야간 정쟁, 일방적인 대북지원, 제자리 걸음을 걷는 경제개혁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대통령과 현 정부에 낙제점을 주고 있는 것과 달리 선호 정당을 묻는 항목에서 대학생들은 여야 정당을 통틀어 민주당에 제일 높은 점수를 주어 이채를 띠었다. 21.6%의 호감도를 보인 민주당이 정상을 차지한데 이어 한나라당(10%), 자민련(2.4%), 민국당(0.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응답자의 60.2%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보여지는 기타에 응답, 정치권에 대한 염증과 무관심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지난해 정당선호도 역시 올해 순위와 똑같았으며, 시선을 끄는 대목은 각 정당의 지지율이 조금씩 상승(민주당 2.2%, 한나라당 1.5%, 자민련 0.8%, 민국당 0.1%)했다는 점이다.
오는 25일에 치러질 서울 구로 을과 동대문 을 지역 국회의원 재·보선 승리예상 정당을 묻는 항목에서는 절반을 훨씬 웃도는 56%가 한나라당이 승리할 것으로 내다봐 명암이 엇갈렸다. 민주당이 승리할 것으로 점친 대학생은 24.6%, 자민련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2.8%였으며 민국당은 0.7%에 불과했다. 15.9%의 응답자는 기타로 처리.
한편 대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은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한 노무현 민주당 최고위원이었으며 반대로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인 것으로 밝혀졌다.
주관식으로 한 명만 기입하도록 한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과 싫어하는 정치인을 묻는 항목에서 노무현 최고위원은 18.5%를 얻어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했다. 노무현 최고위원의 뒤를 이어 차석을 차지한 정치인은 김민석 의원(17.5%)이었으며 그 뒤를 정동영 최고위원(15%),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14.6%), 이인제 최고위원(8.4%)이 차례로 이었다. 1위부터 5위까지를 민주당에서 독식한 것이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8.2%로 6위를 차지했으며 박찬종(3.6%), 김근태 민주당 최고위원(3.2%), 김종필 자민련 총재·고건 서울시장(각 2.1%), 추미애 민주당 의원(1.6%), 김홍신 한나라당 의원·정몽준 의원(각 1.4%) 등이 낮은 호감도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으로는 김민석 의원이 9.9%로 1위를 차지했으며 2위는 김대중 대통령(9.6%)이었다. 3∼5위는 정동영 최고위원(9%), 노무현 해양수산부 장관(8.4%), 이회창(4.8%) 한나라당 총재.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 분야에서는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42.8%라는 압도적인(?) 비율로 불명예를 안았다. 2위는 25.7%를 얻은 김종필 자민련 총재로 나타났으며 3위는 김영삼 전대통령(14%)이 차지했다.
이밖에 10%미만대의 비율로 김대중 대통령(6.9%), 이인제 민주당 최고위원(5%), 노태우 전 대통령·이한동 국무총리(각 1.4%), 추미애 민주당 의원(0.9%), 박종웅 한나라당 의원(0.3%) 순으로 나타났다.
98년부터 올해까지 좋아하는 정치인과 싫어하는 정치인을 비교해 볼 때 큰 변화는 없으나 약간의 순위 이동이 눈에 띈다. 좋아하는 정치인의 경우 지난 99년부터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던 '386'의 대표주자 김민석 의원이 2위 처졌다는 것이다.
이는 '광주 술자리' 파문에 이어 올해 민주당 '정풍운동' 시 소신발언이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부분에서 또 시선을 끄는 것은 김대중 대통령과 김민석 의원, 정동영 최고위원, 노무현 상임고문이 지지율과 순위만 다를 뿐 지난 98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1위부터 4위까지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싫어하는 정치인 역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김종필 자민련 총재, 김영삼 전 대통령 등 3인이 순위와 비율만 다를 뿐 98년부터 2001년까지 1∼3위에 드는 '단골손님'이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99년 4위, 2000년 5위에서 올해는 4위에 한 계단 올랐다. 대학인은 물론 전 국민의 최대 관심사항 중 하나인 차기 대선과 관련해서는 정치인 선호도와는 별개의 응답이 나와 이채를 띠었다.
희망 대통령의 경우 25.5%의 지지를 받은 이인제 최고위원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월계관을 썼으며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으로 뽑혔던 노무현 최고위원이 근소한 차이(23.5%)로 지난해 3위에서 한 단계 올라섰다.
예년에 2위를 기록했던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19.1%로 3위를, 정동영 최고위원(8.9%)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4위, 정몽준 의원(6.1%)은 5위를 차지했으며, 이한동 국무총리의 '총리 잔류'로 껄끄러운 관계에 놓여있는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와 이 총리는 나란히 3.3%를 획득했다.
차기 대통령에 유력한 정치인으로는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작년에 이어 추종불허의 비율인 69.8%로 정상을 굳건히 지켰으며, 14.8%를 얻은 이인제 최고위원이 올해에도 2위를 차지했다. 이목을 집중시키는 부분은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가 5.9%로 3위를 차지, '한·자 동맹'이 내년 대선까지 연결될 경우 무서운 폭발력을 가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