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이 최근 실시한 '대학생 생활의식' 설문조사 중 '인물 선호도' 결과에 따르면 N세대 대학생들은 문인의 경우 류시화(시인)와 이문열(소설가)을 가장 좋아하고 있으며, 연예인으로는 정우성(영화배우), 이병헌(탤런트), 조성모(가수), 유희열(DJ·VJ), 신동엽(개그맨) 등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백지연(아나운서·MC), 박찬호(운동선수), 이건희(경제인), 손석춘(언론인), 강제규(영화감독), 이현세(만화가) 등을 좋아하면서 만나보고 싶은 인물로 꼽았다.
'가장 선호하는 시인'은 99년과 2000년에 이어 올해에도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으로 대표되는 류시화(27.3%)가 정상을 거머쥐어 철옹성 인기를 다시 한 번 과시했다.
명상 시인으로도 유명한 류 시인의 인기몰이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가 오히려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가고 있는 시점이다. 2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서시', '별 헤는 밤' 등의 대표작을 낸 '민족시인' 윤동주(14.6%)가 차지, 사후 5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인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위에서 올해 4위를 차지한 김소월(6.5%), 5위 천상병(6%, 지난해 4위) 등도 이미 고인이 됐지만 우리의 마음 속에서는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시인 분야에서 가장 놀랄만한 것은 예년에는 이름이 아예 거명되지도 않았던 원태연(9.4%)이 3위로 급부상한 것을 꼽을 수 있다. 경희대 체육과에서 사격을 전공한 특이한(?) 이력의 원태연은 '사용설명서',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 등으로 젊은이들의 가슴을 적셔왔다.
'가장 선호하는 소설가'는 작품 외에 언론사 세무조사 관련 발언으로 찬사와 지탄을 함께 받았던 이문열(25.1%)이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정상을 차지함으로써 건재를 과시했다.
작년 6위를 기록했던 '기차는 7시에 떠나네', '외딴 방'의 신경숙(10.6%)은 네 계단이나 껑충 뛰어올랐다. 대표작 '장길산', '객지', '장산곶매' 등을 발표한 황석영은 10.4%를 획득, 지난해에 이어 3위에 안착했으며 예년에 2위를 차지했던 김진명(10%)은 4위, '토지'의 작가 박경리는 5위에 등극했다.
영화배우 부문에서는 최근 '무사'로 호평 받고 있는 정우성(21.9%)이 처음으로 왕좌에 올랐으며, 역시 '무사'에 출연했던 국민배우 안성기(17.1%)가 한 계단 뛰어올라 2위를 차지했다.
99년 1위, 2000년 2위를 차지했던 한석규(10.2%)는 올해에는 3위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최근 수년동안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르는 셈이다.
작품보다 최근 결혼발표→파혼 등으로 매스컴의 집중 조명을 받은 심은하(7.2%)는 지난해의 왕좌자리를 내주고 4위를 기록했으며, '엽기적인 그녀'에서 기상천외한 연기를 펼쳤던 '테크노 전사' 전지현(6.8%)이 상위권인 5위로 올라 괄목할 만한 인기몰이를 했다.
탤런트 부문에서는 이병헌이 9%로 수석을 차지했으며 '가을동화'의 원빈(8.4%)은 2위를, '반달곰 내 사랑'에서 열연했던 송윤아(8%)가 3위, 장동건(6.6%)이 4위, 이영애(6%)가 5위를 차례로 차지했다.
이 부문에서 다소 의아하게 받아들여지는 부분은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호평 받았던 이병헌과 이영애, 그리고 '친구'로 대박을 터뜨린 장동건이 영화에서 인기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탤런트 분야에서 상위권을 형성했다는 점.
지난해 1위의 영광을 안았던 김희선(3.6%)은 11위로 급 추락했다.
가수의 경우 작년에 여유 만만하게 1위를 차지했던 서태지(8.2%)가 2위였던 조성모(9.1%)에게 정상자리를 넘겨준 것으로 나타나 국내에서의 활동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승준(8%), 신승훈(6%), GOD(5.8%)가 3∼5위를 차례로 차지.
'가장 선호하는 DJ·VJ'에서는 1∼2위가 지난해와 똑 같아 유희열과 배철수의 인기가 굳건함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17.7%를 얻은 유희열이 1위를 차지했으며, 17.1%를 획득한 왕년의 인기가수 출신 배철수가 정상을 바짝 넘보고 있다. 11.3%의 호감도를 보인 '미시' 최할리가 3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이문세(10.2%)가 4위, '이소라의 프로포즈'라는 프로를 장기간 진행하고 있는 이소라가 5위를 기록했다.
개그맨 분야에서는 지난해 하위권에서 맴돌았던 신동엽이 21.2%로 월계관을 썼으며 2000년 우승자 김국진은 15.8%로 2위로 내려앉았다. 99년 정상을 차지했다가 지난해 한 계단 떨어졌던 남희석(8.8%)은 올해에도 한 단계가 내려앉는 쓰라림을 겪어야 했다.
6.6%의 비율을 보인 심현섭은 5위를 차지했고, 개그우먼 중에서는 8%를 얻은 박경림이 4위에 랭크돼 'TOP 5'에 유일하게 들었다. 신동엽이 1위로 수직 상승한 것은 최근 젊은층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두 남자 쇼'에서 진행을 맡고 있는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가장 선호하는 아나운서·MC'에서는 지난해 처음 백지연(20.1%)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정상의 기쁨을 맛보았던 황현정(15.8%)은 올해 또 다시 정상을 백지연에게 넘겨주었다. 손범수(14.3%), 정은아(8.1%), 유정현(6.6%)이 뒤를 이었다.
한편 '가장 선호하는 운동선수'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2위를 큰 격차로 따돌린 '코리안 특급' 박찬호(38.8%)가 영광을 안았다. 박찬호의 이 같은 성적은 미 메이저리그에서 5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올리는 한편 2년 연속 15승 이상, 지난 여름 동양인 투수로는 처음으로 올스타전 출전 등의 피칭을 감안할 때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다. 박찬호는 인물선호도 각 부문 1위 중에서도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여 '기쁨 두 배'를 누리게 됐다.
일본에서 돌아와 국내 프로야구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10.5%)이 2위를 차지했으며 '홈런타자' 이승엽은 6.8%로 3위에 머물렀다. 국내 축구계의 기대주 안정환과 고종수는 나란히 6.2%를 얻어 공동 4위를 기록.
'가장 선호하는 경제(기업)인'에는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35.5%의 높은 호감도로 수석자리를 일궈냈다. 2위는 최근 수년 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사장(28.4%)이,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은 각각 19.3%, 10.2%를 얻어 상위권을 형성했다. 이 분야의 지난해 선두는 정주영 당시 현대 명예회장.
언론인 분야에서는 한겨레 여론매체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손석춘 기자가 26%를 얻어 영광을 안았다. 손 기자는 한겨레의 '손석춘의 여론읽기' 등을 통해 날카로운 사회 통찰력을 보여주는 등 예봉을 휘둘러 온 장본인. 특히 그의 기사와 칼럼을 흠모하는 대학생들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부분이다.
2위는 최근 언론인으로서보다는 시사프로그램 등의 진행을 주로 맡고 있는 백지연이 차지했다. 이는 아나운서로 맹위를 떨치던 시절이 대학생들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백지연은 '아나운서·MC' 분야에서 정상을 차지한데 이어 언론인 분야에서도 2위를 차지하는 호 실적을 거두었다. MBC에서 시사프로그램 진행, 뉴스앵커 등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손석희가 18%의 지지율로 3위에 올랐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감독'의 경우 '쉬리'의 강제규 감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6.9%의 호감도로 1위를 수성했다. '쉬리'이후 감독보다는 '강제규필름'의 제작자로서 '베사메무쵸' 등을 제작하는데 심혈을 기울인 강제규 감독의 인기가 그칠 줄 모르고 있는 것이다.
강 감독은 최근 감독으로서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예년에 2위를 차지했던 '서편제', '춘향뎐' 등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감독으로 인정받고 있는 임권택 감독(20.5%)이 올해도도 2위를 기록했으며 3위와 4위는 각각 12.8%, 10.5%를 기록한 김성수 감독과 김기덕 감독이 차지했다.
공동 5위(4.4%)에는 최근 다시 메가폰을 잡은 '고래사냥'의 배창호 감독과 '친구'로 영화사를 다시 쓴 곽경택 감독이 나란히 올라섰다. 지난해 '공동경비구역 JSA'로 일약 3위로 스타덤에 오른 박찬욱 감독은 3.8%로 7위에 내려앉았다.
만화가 분야에서는 이 시대 최고의 작가로 호칭 받고 있는 '만화계의 대부' 이현세(22.3%)가 수년째 정상을 지키는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현세는 지난 82년 만화계 사상 최고의 판매 부수를 기록한 '공포의 외인구단'을 비롯해 '아마게돈', '남벌', '블루엔젤' 등 수많은 히트 작을 양산했다.
'언 플러그드 보이', '오디션' 등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천계영은 16.9%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위에 머물러 이현세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둘리'의 작가 김수정은 10.2%의 지지를 받아 3위를 기록했으며, '풀 하우스'의 원수연은 7.8%로 4위.
'미스터 블랙', '북해의 별'의 황미나와 박희정은 7.5%씩 얻어 공동 5위를 기록, 상위권에 랭크됐다. '광수생각'으로 지난해 상위권에 올라섰던 박광수는 순위에 들지 못해 활동여부가 크게 작용함을 그대로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