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이와 같은 유례 없는 취업난으로 대학생들은 취업을 포기하고,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을 택하는 등 진로방향을 급선회하는 경향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대학신문이 창간 13돌을 기념해 지난 달 14일부터 24일까지 열흘 간 서울대, 연세대, 경북대, 전북대, 충남대, 강원대 등 전국 주요 18개 대학생 1천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생 생활의식 조사'중 '취업의식' 설문 결과에 따른 것이다.<관련기사 14면>
올 하반기 및 내년 상반기의 취업전망에 대해서 대학생들의 86.4%는 부정적으로 내다보는 반면 낙관하는 비율은 12.4%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부정론은 지난해 설문조사 64.6%보다 21.8%포인트나 높아진 것으로 수렁에 빠진 국내경제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
경색된 채용시장은 대학생들의 예정진로도 바꿔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경기가 활황을 보이던 지난 94년 설문조사의 경우 취업하겠다는 비율은 91.2%였으나 올해는 53.2%에 그쳤다.
대학원 진학과 유학도 IMF 경제위기 이후 꾸준히 늘고 있는데 올해는 각각 20.6%, 9.8%를 차지, 적지 않은 인원이 취업에서 U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생들이 가장 진출하고 싶은 분야는 신문·방송·출판·광고(25.2%), 일반 기업체(24.8%) 등으로 나타났으며, 직업을 선택할 때는 적성과의 부합여부(49.3%)를 가장 우선시해 '어디든 일단 취업하고 보자'는 것은 지양했다.
취업 시 원하는 기업규모를 묻는 항목에서는 37.1%의 응답자가 대기업을 꼽아 대기업이 대학생들에게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생들은 또 기업을 선택할 때는 기업구조의 내실성(26%)과 근무조건(17.2%)에 주안점을 둬, 안전한 직장을 찾고 있는 경향이 뚜렷했다.
그러나 '대기업과 벤처기업, 외국계기업으로부터 동시에 취업제의를 받을 경우 선택할 곳'을 묻는 설문에서는 절반을 훨씬 웃도는 58.2%의 응답자가 외국계기업을 꼽아 국내 대기업의 인기를 무색케 했다.
한 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창업의 경우 71.8%가 창업계획이 없다고 밝혀 창업과 벤처의 열기가 거의 시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계획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업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컴퓨터 및 정보통신(19.5%) 분야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편 취업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기업에 대한 취업정보나 모집요강을 수집할 때는 PC통신과 인터넷(34%)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디지털 세대임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PC통신 및 인터넷의 뒤를 이어 친구·선배(22%), 취업정보실(10.7%) 등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나 지도교수, 취업전문지(기관), 언론매체 등의 영향력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