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즈믄해의 화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떠한 여건 속에서 삶을 윤택하게 누릴 수 있는가
이다. 이를 반영하듯 많은 언론매체들이 21세기에 펼쳐질 한국사회에 대해'장밋빛'으로 포 장하지만 일반인들이 느끼는 새 즈믄해의 행복지수는 그리 높지만은않다.
제일기획이 최근 3500명(만13∼59세)을 대상으로 실시한 '뉴 밀레니엄을 향한 한국인의 자화 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인생활이나 교육, 문화예술 등에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정치, 경제, 사회, 환경, 교통 등의 분야에는 20세기의 끝자락에 있는 현재와 크게 다르 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2000년대 초반 10년 동안은 '여명과 그림자의 시대'(The Era of Twilight and Shadow)
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시기는 21세기의 여명과 20세기의 그림자가 공존할수 밖에 없는 시 기이기 때문. 참고로 이 설문조사는 2000년대 초반 10년 동안의 한국사회의 모습에 대한 국 민의 평가를 종합적으로 분석했음을 밝혀둔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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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국민들은 2000년대의 개인생활은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지는 반면스트레스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여가·취미생활의 경우 44.0%의 동의율을 보여 윤택해 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10·20대 등 젊은층의 동의율이 50.0%(10· 20대 각각 54.9%, 50.5%)를 상회해 기성세대보다 미래를 낙관한다는 사실이다.
「2000년대에는 내 생활에 더욱 만족할 것이다」라는 질문에서는 동의율이 45.0%에 육박하 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생활수준별로 분석해 본 결과 상류층일수록미래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는 만큼 스트레스 또한 이에 비례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트레스가
더 줄어들 것이다」는 질문에서 긍정률이 23.8%인데 비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 사람은 37.7%였다.
또한 절반을 훨씬 웃도는 사람(56.3%)들이 새 즈믄해에는 집안 분위기와 가족 관계가 더 좋 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기대감을 표출하는 것은 2000년의 초입부에는 우리나라가 IMF의 '굴레'에서 벗어나리라는 전망과 함께 문화 예술 등 여러 분야에 대한 호 전 가능성이 가정행복으로 직결된다는 전망을 낳게 한다.
중단(?)없는 정치냉소
개인생활에 관해서는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었던 응답자들은 정치부문으로넘어가면서 인색함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우리나라가 정치적으로 더욱 안정될 것이다」는 항목에서 27.3%가 낙관한 데 비해 33.0%는 부정적으로 보는 한편 39.7%가 '관망' 입장을 취해, 정치에 대해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같은 불신은 남북통일에 대한 기대를 묻는 질문으로 넘어갈 때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1.5%가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으며 긍정적인 답변은 27.2%에불과했다. 특히 통일에 대한 기대는 이른바 '297'세대와 '386'세대로 불리는 20·30대가 다른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정치·통일에 관한 의식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이 한국대학신문사가 지난 8월 전국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생 의식조사' 설문조사 결과이다. 지지정당 선호도와 가장 신뢰(불신)하는 집단을 묻는 항목에서 69.1%가 선호 정당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가장 불신하는 집단으로 정치인을 꼽아 정치불신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특히 가장 불신하는 집단의 경우 한국대학신문이 지난 88년부터 같은 설문조사를 실시한 이래 정치 인이 정상(?)을 한 번도 잃지 않았다는 사실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과 민주주의 발전에 대해서는 동의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질 것이다」는 항목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35.4%(부정 20.1%)였으며, 민주주의 발전에 대해서는 34.2%(부정 22.6%)가 호감을 가졌다.
이채를 띠는 부분은 민주주의 발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 지역별 동의율을분석한 결과, 호남권인 광주에서는 동의율이 44.0%가 넘고 있는데 반해 영남권인 부산·대구에서는 약 27.0%에 그쳐서 지역별로 상당한 의견차이가 있음이 드러났다. 이는 호남 출신인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영남권에 대한 불신의 맥락으로 해석돼 지역감정이새 천년에 들어서도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경제낙관은 시기상조2000년대 우리나라의 경제생활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은 대체로 회색빛이다. 빈부격차나 과소비, 합리적인 소비행태, 경제정의 등의 분야에서 긍정하는 비율보다 부정하는 수치가 훨 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사회 전반적인 과소비 감소와 빈부격차 해소를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의 60.0% 이상이 부정 적인 견해를 분명히 했다. 특히 생활 수준별로 빈부격차에 관한 항목을 분석한 결과 상위층이 18.2%의 동의율을 보인 반면 중하위층은 7.1%로 응답했으며, 과소비에 관한 질문을 연 령대별로 분석했을 때 20·30대가 가장 낮은 동의율을 보여 생활수준이 낮고 나이가 어릴수 록 사회의 '환부'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보여 주었다.
반면 경제적인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선진국 대열에 들 것이다」는 질문의 경우 긍정률과부정률(각각 27.7%, 30.5%)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패, 명암 엇갈려 한편 2000년대 사회상에 대해서는 부조리와 범죄, 계층간 격차 등에는 우려를 나타낸 반면성차별과 사회복지에 대해서는 향상될 것으로 점쳤다. 사회 부조리, 강력 범죄, 경제 범죄, 뇌물수수 행위 등 고질적인 부패를 상징하는 항목에서 는 여전히 부정적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데, 특히 강력범죄와 경제범죄감소에 대해서는 50.0%가 넘는 인원이 반기를 들음으로써 가장 곪은 부분임을 상징적으로보여 주었다.
사회계층간의 격차가 줄 것이라는 항목 역시 60.2%의 응답자가 부정적으로 응답했으며 상류층으로 올라 갈수록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지역감정이 줄어들 것이다」는 항목과 「지역간의 균형적인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다」는 항목에서는 전반적으로 긍정률이 높게 나왔다. 그러나 지역감정에관해서는 「광주·대구·서울·대전·부산」의 순위로, 지역의 균형발전에는「광주·서울·대전·대구·부산」의 순서로 긍정률이 높았으며 도시별 긍정률에 있어서 모두 약 15.0%이상의 차이를 보여 도시 별 의견차이가 많이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녀간의 성차별 역시 향후에는 줄어들 것으로 예견하고 있는데, 이는 최근 수년 사이 성차별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일부 기자들의 '언론대책 문건'으로 도마위에 오른 언론의 경우 공정성이 향상될 것이라는 질문에는 긍정률(29.2%)이 부정률(24.1%)보다 다소 앞서 언론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반해 사회복지에 관해서는 따스한 눈길을 보냈다. 「실업률이 줄어들것이다」는 질문 에서도 동의하는 비율이 부정하는 비율보다 높고(동의율 33.3%, 부정률 27.2%), 장애인에 대한 차별에 관해서도 완화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노인이공경받는 사회가 될 것이다」는 질문에서는 전반적으로 부정률이 높은데, 특히 30대의 동의 율이 낮은 것으로 밝혀짐으로써 '실버정책·산업'이 더욱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대학진학은 탄탄대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항 중의 하나인 교육부문에 대해서는 발전할 것으로 예견했
다. 교육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는 항목에서 절반에 가까운 46.3%가 호감을 나타냈으며, 대학으로 가는 길도 훨씬 넓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학교 진학하기가 쉬워질 것이다」는 항목에서 무려 67.4%의 사람들이장밋빛 청사진을내걸었다. 이같은 결과는 오는 2003년이면 대학입학 정원보다 대입 수험생이 적은 기현상 (?)이 연출되는 현실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대졸자가 아니더라도 취업기회는 많을 것이라는 항목에서 부정률(26.6%)보다 긍정률
(37.7%)이 앞선 것으로 드러나 학력위주의 사회가 오는 2000년대에는 점차허물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들도 국제적 수준이 될 것이다」는 항목에서는 약간의 의구심을 보 였다. 부정률(29.0%)이 긍정률(23.0%)보다 다소 높은 것. 이처럼 국제적 수준에 인색함을 표시하는 것은 현재의 국내 대학의 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국내최고의 대학이라 는 '서울대'가 전 세계 대학 중 경쟁력이 10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우물안 개구리'인데다 싱가포르, 대만 등의 대학보다도 뒤처지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문화예술 수준 '향상'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수준의 경우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이를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긍정률49.7%)가 이 분야에서 많 은 기대감을 표시, 개성과 향유로 특징되는 N세대의 한 단면을 보여주었다.
반면 환경·교통문제에 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환경오염이 지금보다 줄것이다」는 항목에서 긍정률이 16.6%, 부정률이 58.6%로 부정적인 견해가 높았고, 「서울 ·부산·대전·대구·광주」의 순위로 긍정률이 높았다.
「교통문제가 지금보다 줄어들 것이다」는 항목에서는 긍정률이 13.0%, 부정률이 63.4%로 부정적인 견해가 높았고, 「서울·부산·광주·대구·대전」의 순위로 긍정률이 높았다. 따
라서 환경·교통문제는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게 나타나고 지역별로도 많은 차이가 있으며, 대체로 서울지역에서는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교통문제에 관해 긍정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