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우리는 이 시점에 이르러서 좀 더 냉정하게 우리의 역사적 현실을 보고 새시대를 맞 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지난 1백년간의 우리의 역사는 원통하기 짝이 없다. 세계는 20세기에 들어서면 서부터 눈부신 대학문명을 이룩해 왔지만 우리는 이때부터 국권을 잃고 일제의 지배하에 들 어가기 시작했다. 해방후도 마찬가지다.
해방이란 미국과 당시 소련이 저들의 힘으로 우리를 일제로부터 해방시켰다고 하는 의미에 서의 해방일 뿐이고 우리는 그날부터 그들에 의해서 점령되고, 그들에 의해서 분단되어 우 리 민족의 역사상 최대 비극인 전쟁을 겪었다.
그리고 지금도 분단국의 역사적 현실은 조금도 변한 것이 없다. 우리는 2000년대를 여전히
이같은 불행속에서 맞이하고 있으며 분단의 시계바늘은 그 상태로 머물러 버린지 오래다.우리는 2000년대를 남들처럼 폭죽이나 터뜨리며 맞이해야 할 아무런 의미도 없다. 오히려
2000년대라는 시계바늘에 맞춰서 강대국들은 또 다시 어던 음모를 꾸미고 있을지를 걱정해 야 하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같은 현실을 직시하면서 남들처럼 명절을 맞듯이 2000년대를 맞을 것이
아니라 분노와 참회와 새로운 각오로 새 시대를 맞이해야 할 것이다. 또한 어떤 패배의식이 나 체념도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비록 강대국들의 횡포와 그들의 음모에 의해서 지난 1백년간을 너무도 억울하게 살아 왔지만 그래도 우리는 결코 어떤 억눌림이나 어떤 불행한 운명의 장난에도 굴복하지 않 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민족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사실은 지난 1백년 뿐만아니라 아득한 과거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항상 그렇게 살아왔다. 어떤 힘도 우리를 완전히 패배시키지 못했으며 우리는 6·25전쟁을 겪고 또 IMF사태를 겪 고서도 이렇게 빨리 일어서고 있다.
이 강인한 생명력에 대한 자부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특히 오늘의 대학생들은 이같은 자부 심과 함께 좀 더 큰 사명감을 갖고 2000년대를 맞이할 필요가 있다. 2000년대에는 그동안 우리를 보호해 주었던 어떤 작은 울타리도 모두 사라지고 만다. WTO 에 의해서 우리는 세계속에 완전히 노출되고 보호막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이 무서운 첨단 과학시대에 공룡처럼 밀려드는 거대한 세계 자본의 침략속에서도 머 리만 잘쓰면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다. 아니, 이제야 말로 우리가 우리 민족의 영광을 찾을 절호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2000년대는 지식산업으로 중무장한 국가가 선진국이자 강대국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그 나라의 우수한 인재들에 의해서 성취될 수 있다. 그러므로 2000년대는 공부하는 인재들이 세계를거머쥐는 시대가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대학생들은 더욱 웅대한 포부와 자신감을 갖고 2000년대를 맞이하여우리 민족의 영광을 찾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21세기 대학 21세기의 우리 대학은 어떤 모습으로 변모될까.대학정책, 대학사회, 대학문화, 대학생활 등 여러 분야에서 크나 큰 변화가 예상되지만, 21세기 초입부에는 현재와 궤를 같이 하면서 변화의 폭은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경쟁력을 갖춘 대학과 그렇지 못한 대학의 운명은 의외로 쉽게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오는 2003년 부터는 대학 입학정원보다 대입 수험생이 적어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런 상황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따라서 각 대학들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리라는 전망은 쉽게 도출된다. 교육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각 대학의 특성에 맞는, 특성화를 지 속적으로 추진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것중의 하나가 교수 1인당 학생 수이다. 대입 수험생들은 자신이 공부할 대학을 선택할 때 보다 '좋은 교육여건'을 찾기 때문에 대학들은 이 부분에 많은 비 중을 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일 한국교육개발원이 개최한 '한국 교육의 중장기 비전'이라는 주제의 공청회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제기됐다.이 날 공청회에서 김영철 한국교육개발원 수석연구위원은 "오는 2010년까지 4년제 대학의 교수 1인당 학생 수를 올해 38.5명에서 20명 선으로 낮추는 한편 대학생 1인당 교육비는 3 천 달러에서 1만 달러로, GDP 대비 고등교육비는 1.4%에서 1.7%로, 고등교육비의 개인 부 담 비중은 78.6%에서 55%로 각각 조정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각 대학들은 특성화에도 포커스를 맞춰 '간판분야'를 육성하는데 골몰할 것이다. 특히 BK21
사업에 주관, 또는 참여대학으로 선정된 대학들은 해당 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 그 분야의 명실상부한 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진력할 것이다.
21세기 초반의 대학은 또한 국제 경쟁력과 고도의 전문성을 담보하기 위한 의학, 법학 등의 전문 대학원의 출현도 예상된다. 사회가 가면 갈수록 다변화, 전문화돼 가는 시점에서,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지 않고, 경쟁력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21세기의 대학환경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가상대학. 각 대학들이 의지가 있든 없든
가상대학은 시대의 한 흐름인 데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교육의식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하지만 가상대학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재정과 의지가 약한 대학은 도중에 하차하거나 시도도 하지 못하는 대학이 명확히 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금과 같은 재학생 위주의 가상대학은 재학생은 물론 일반인들이 수강할 수 있는 형 태로 급격하게 변할 것으로 예측된다. 분야 역시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어느 누구나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를 가정이나 회사에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될 것이다.
특히 가상대학의 경우 일반인들의 지적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한 대학은 재정에 엄청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금과 같은 걸음마 단계의 수준으로는 발을 들여놓 을 수 없는 시대가 21세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상대학이 21세기의 주된 교육형태로 자리잡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공·예체능 분야는 물론이고 일부 인문사회 분야도 현장교육이 불가피한데 가 상대학은 면대면(面對面) 교육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대학생들의 취업문화 변화도 급류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21세기에는 각 기업들이 우수인재를 필요할 때마다 골라(?)쓰는 형태로 자리잡아, 현재와 같은 정기공채는 사라지고 수 시·상시채용, 인터넷 채용이 정착되는데 따른 것이다.
또 대학생들의 지원분야 역시 '파괴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기피대상 1호였 던 군대가 선호 직업군으로 정착될 가능성은 아주 높다. 이같은 조짐은 여대생의 여군장교 경쟁률이 최근 수년새 수십대 1을 기록하는데서 알수 있듯, 이미 '군대 열풍'이 불고 있다.hansh@unn.net<한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