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최근 2주 사이 출범한 2개의 법대교수단체들이 저마다 자신들의 주장이 전체 법대교수들의 의견을 대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논란을 빗고 있다.
◆법교연과 법추협이 주장하는 내용은?
로스쿨을 도입이 법학교육개혁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지난 22일 출범한 ‘법학교육정상화추진교수협의회’(이하 법추협)는 지난해 사법개혁위원회가 결정한 로스쿨 도입에 현장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없었다며 기존의 사법시험제도 개편을 골자로 한 ‘법학교육정상화방안’을 4월중 최종 확정해 의원입법을 통해 국회에 상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추협이 내놓은 방안에는 법조인선발시험의 도입, 2천~3천명 선의 선발인원 등 사법시험제도의 개혁과 사법연수원의 전문화 등 법조인채용방법 개혁, 그리고 법학과 졸업이수학점의 상향조정 등 법학교육개혁 등 크게 3가지 부분으로 이뤄졌다.
이관희 법추협 의장은 “50여년 간 국내 법치주의를 지켜온 사법제도를 바꾸는 일이 조급하게 진행돼서는 안 될 일”이라며 “효율성 측면에서라도 기존의 방식을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15일 출범한 ‘법학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수연합회’(이하 법교연)은 로스쿨 도입을 전제한 상태에서 입학인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로스쿨 도입이 대세인 상황에서 세부안을 논의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
법교연은 이날 총입학정원을 확대해 줄 것과 법학교육개혁 논의에 법학교육계를 참여시켜줄 것 등을 내용으로 담고 있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1천2백명의 입학정원으로는 로스쿨의 도입 취지인 법률서비스 증대와 전문성의 강화를 이루기 어렵고 현장교수들의 의견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이유다.
이승호 법교연 공동집행위원장은 “사개추위에 속해있는 대학측 인사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법교연을 통해 모아진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왜 다른 목소리 내는가
양측 교수들의 의견은 모두 법학교육정상화를 위해 활동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갖지만 이들의 처한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현재 93개에 이르는 4년제 법과대학이 있지만 각 대학의 규모, 위상, 지위, 내부사정 등 저마다 처해있는 환경과 상황이 제각각이고 이 와중, 로스쿨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대학이 늘면서 그렇지 못한 대학의 교수들과 로스쿨 관련 주장에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정용상 부산외대 교수(법)는 “지방 군소대학들이 사개추위의 로스쿨 기준에 맞추는 것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며 “지방대는 대형대학에 비해 대학구조개혁, 특성화, 예산지원 등 여러 가지 문제와 맞물려 있어 로스쿨 도입준비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동훈 국민대 교수(법)는 “로스쿨 유치가 확실시 되면 적지 않은 법대교수들은 로스쿨에 편입되지 못해변호사 측 보다 절박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며 “오히려 일부 메이져 법대교수들은 이에 비해 여유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전체법대교수 분열조짐, ‘대표성 논란부터 미묘한 갈등까지’
법교연, 법추협 두 단체는 현재 서로의 대표성과 주장에 대한 미묘한 갈등을 내비치고 있다.
두 단체는 모두 출범식에서 전체 법대교수들을 대표해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이 주장한 근거는 각각 법대교수 4백13명의 자필서명과 역시 법대교수 6백3명의 이메일 동의 의사.
법교연 측 관계자는 “법추협의 동의방식이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보낸 후 별도의 답장이 없을 경우 동의표시로 간주하는 방법으로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6백여명 동의의사 중 허수부분이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10년 이상 논의돼 오다가 어렵게 결정된 로스쿨 도입을 되돌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의 틀 안에서는 개혁이 되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법추협 측은 “메일을 3~4번 여러 차례 보냈기 때문에 개별 교수들의 의견이 반영됐다고 본다”며 “법교연이 주장하는 입학인원확대만 갖고는 법학교육을 정상화시키기엔 부족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조준현 성신여대 교수(법)는 “각기 다른 처지의 교수들의 목소리는 다를 수밖에 없다”며 “법대교수 사이에서 로스쿨 도입에 대한 위기감의 표출방식이 다른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