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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폭되는 대학-정부 ‘3불 갈등’
서울대 이어 고대 총장 “3불 중 2불 재검토 해야”
김 부총리, “그런 식으로 학교 흔들어서는 안 돼”
3불 정책을 둘러싼 논쟁을 진화하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까지 나섰지만 찬반 공방은 오히려 거세지고 있다. 주요 대학 총장들은 연일 3불 정책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맞서 정부는 노 대통령에 이어 김신일 부총리가 직접 '3불 지키기'에 나섰다.

이장무 서울대 총장이 전날 3불 정책을 포함한 대학입시 자율권 문제를 개방적으로 논의하자고 제안한 데 이어 10일에는 한승주 고려대 총장서리가 3불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섰다.

한 총장은 이날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3불 가운데 기여입학제를 제외한 본고사와 고교등급제에 대해서는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총장은 “기여입학제는 실제로 제안하는 사람도 없는 나쁜 정책이지만 나머지 두 정책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실력을 변별할 수 있는 방법으로써 유효성을 잃어가고 있는 만큼 무엇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인지 논의를 벌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본고사와 관련해 한 총장은 “수능과 내신이 등급제여서 100점 맞은 사람과 91점 맞은 사람을 구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런 제도 하에서 학생들의 능력에 대한 변별력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데 이때 본고사가 그 중 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교등급제를 두고서도 한 총장은 “미국이나 유럽도 고교마다 내신 석차가 비중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금지방침은 재고돼야 한다”며 “고교등급제가 금지돼 고등학교들이 자신들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등안시하게 하는 역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3불 정책 지키기 전국 투어에 나섰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정동 이화여고 류관순기념관에서 학부모 대표와 학교장, 교육청 공무원 등 1,60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8대입제도 순회 설명회를 열어 “3불 정책은 국가 장래가 걸린 문제로 더 이상 흔들려선 안 된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확실히 방향을 잡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특히 3불 정책 재검토를 요구하는 일부 대학 총장들을 겨냥해 “혹시 말하고 싶은 게 있어도 이런 식으로 얘기해서는 안 되는 건데, 사회 어른들이 이런 식으로 문제 제기해서 학교를 흔드는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느냐”고 직접 불만을 드러냈다.

3불 정책 재검토 주장도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 부총리는 본고사 금지와 관련해 “지난 50년 간 본고사를 수없이 해본 결과 이젠 안 된다고 국민들이 합의를 한 것”이라며 “상급기관이 시험으로 하급학교를 지배하기 시작하면 하급학교 교육은 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대학이 학생을 뽑을 권리와 자유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고교를 좌지우지할 자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본고사 말고도 논술, 면접 등 할 게 많으니까 제발 고교만은 흔들지 말자”고 거듭 밝혔다.

고교등급제와 관련해서도 김 부총리는 “수능 세 개 영역 모두 1등급이 0.05%, 네 개 다 1등급은 227명이다. 여기다 학생부 네 과목 모두 1등급은 1%다. 수능과 학생부를 합치면 충분히 학생을 뽑을 수 있다”며 “현대판 연좌제 아니냐. 이걸 과연 우리가 용납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총리는 기여입학제를 두고서는 “능력이 아닌 돈 등으로 학생을 뽑지 말라는 것인데 기여할 수 없는 사람, 돈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하느냐”며 “상처받을 수많은 청소년과 학부모가 있는데 그런 얘기는 하지 말자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김 부총리의 이날 설명회는 지난 8일 노 대통령이 EBS 특강을 통해 3불 고수 방침을 재확인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김 부총리는 이날 설명회를 시작으로 다음달 말까지 전국을 돌며 20여 차례 ‘3불 정책’ 설명회와 지역 대학 총장 간담회를 열 계획이어서 3불 정책을 둘러싼 논쟁은 갈수록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권형진 기자 (news@unn.net) | 입력 : 07-04-10 오후 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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