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취임한 김만원 원장을 만나 고등과학원은 어떤 곳이며, 이공계 위기 속에서 향후 발전방향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들었다.
- 고등과학원은 어떤 곳인가.
"창의력 있는 젊은 연구원들이 물리학, 수학 등 기초과학을 마음껏 연구하고 다양한 학술활동을 펼치는 연구기관이다. 고등과학원은 국내 과학자들이 세계적 석학들과 학술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는 물리학, 수학 외에 정보, 나노,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국내 기초과학 연구를 선도할 계획이다."
- 고등과학원에서 연구할 수 있는 자격 요건은.
"고등과학원 업무 특성상 일단 박사 학위는 기본이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점은 연구원이 창의적인 자세로 일할 수 있는 지 여부다. 여기에 지도교수 등 지원자에 대한 평가를 담은 추천서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 고등과학원 설립 이후 가시적인 성과를 들면.
"국내외 대학교수 및 연구원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특히 여기에서 2~4년 동안 연구했던 것을 응용해 해당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있다. 실제로 1998년부터 2003년에 이르기까지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 국내 유수대학에 교수 43명, 연구원 21명을 배출했다."
- 현재 고등과학원이 안고 있는 고민은.
"어느 조직이든 마찬가지지만, 효과적인 조직 운영을 위해선 예산규모를 확대해야 한다. 현재 예산 운용 규모는 연간 1백억 정도다. 향후 2~3배 정도 더 커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개인이나 기업 차원에서 한국의 기초과학을 위한 기금(기부)이 조성됐으면 한다. 또 매년 고등과학원 방문자수가 8천여 명에 이르는데, 이들을 수용하는 공간과 연구원들의 작업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우수인력 확보도 고민이다. 이 문제 역시 예산문제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 원장님 개인적으로 지난 78년부터 96년까지 석유회사인 엑손에서 선임 물리원으로 활동했다. 그러한 경험이 원장직을 수행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가.
"상당히 도움 된다. 외국계 기업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어떤 사안에 대해 이견이 있더라도 상대방과 머리를 맞대고 충분히 토론을 한다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도출된다는 점을 배웠다. 고등과학원장을 하면서 의견이 대립되는 상황이 발생할 때면 토론 과정을 거친 뒤 구성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범위에서 아이디어를 도출해 내고 있다."
- 고등과학원 출신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고등과학원에서 연구하는 젊은이들이 단기간에 노벨상을 수상하는 일은 어렵다. 카이스트의 러플린 총장이 노벨상을 받은 것도 따지고 보면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다. 그가 젊은 시절 연구한 업적을 토대로 뚜렷한 연구 성과를 이뤄냄으로써 노벨상을 받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젊은 시절 고등과학원에서 열심히 연구하고 10~20년 후를 바라본다면 결국 노벨상 수상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 이공계 분야에서 연구하는 젊은이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신다면.
"자기 분야에 항상 '호기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하고 싶다. 호기심을 가지고 연구하면 관련 분야에 재미를 느끼게 되고 좋은 아이디어도 떠오르기 마련이다. 고등과학원은 이공계 젊은이들의 꿈과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공간이 되고자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