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열린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는 총 입학정원 결정 방법이나 법학교육위원회 구성, 평가기관의 문제점 등에 대해 의원들의 집중적인 문제제기가 있었다.
열린우리당 구논회 의원은 “교육부장관이 법원행정처장, 변협회장 등과 총 입학정원을 협의하도록 돼 있는데 법률소비자인 시민사회단체나 학생, 학부모 등의 의견 반영이 빠져 있어 법안이 재정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백원우 의원은 “대한변협에 로스쿨 평가를 맡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국회 입법과정에서 수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백 의원은 또 “법학교육위원회의 구성이 법대교수들과 법조인 4대 4로 되어 있는데, 수요자인 시민단체나 경제계 등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해 사개추위를 거쳐 정부안을 만들었는데 주요 쟁점에 대해 합의가 안 됐다는 것은 아직 이 법안이 설익었다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어 국회 입법과정에서의 대폭 수정을 예상케 했다.
교육위 내에서조차 수정 요구가 거센데다 물리적으로 연내 입법은 무리라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내년 2월 임시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실의 계민석 보좌관은 “내달 9일이 정기국회 회기인데, 처리해야 할 법안이 1백개가 넘어 공청회 날짜도 아직 못 잡고 있다. 임시회가 열려도 상임위 일정은 별로 없기 때문에 12월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계 보좌관은 “로스쿨 법안은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지 뚝딱 처리해서 넘길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의원들 생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류충현 수석전문위원이 전체회의에 제출한 검토보고서에서 변호사선발시험 방법 등이 먼저 확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도 주목된다. 류 위원은 “로스쿨은 교육기관인 동시에 법조인 양성기관이므로 총 정원의 제한 여부나 학생 선발방법 등은 변호사 선발시험의 응시자격이나 선발기준, 선발방법 등이 확정된 이후에 이를 바탕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현행 사법시험을 대체할 변호사시험법은 아직 정부안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전국 법과대학 학장협의회 총무를 맡고 있는 김민배 인하대 법대학장은 “사개추위 논의 과정에서도 여러 이견이 있었지만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이라는 이유로 사개위 안이 수정 없이 사실상 그대로 통과됐다”며 “이번에야말로 실질적인 심사가 이뤄지게 하기 위해 독자적인 법률안을 이달 안에 의원입법 형태로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내 입법이 불투명해지면서 도입 취지에 맞는 로스쿨을 위해서는 꼭 2008년 3월 개교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2008년 3월 개교를 위해서는 내년 봄에는 인가신청을 받아야 되는데, 올해 안에 수정된 법률안이 통과 안 되면 법안 확정되고 거의 한두 달 만에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작은 대학은 하지 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그렇게 무리하게 서두르게 되면 이름만 로스쿨로 바꾼 ‘무늬만 로스쿨’로 출발하게 될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