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문 행정’이 요구되면서 김 주임처럼 ‘주경야독’하는 직원이 늘고 있다. ‘대학원 진학’이 직원들 사이에서 일종의 공식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서울지역 사립대 가운데 대학 규모 등을 고려해 임의로 6개 대학(고려대 광운대 경희대 성균관대 숭실대 한국외대)을 골라 직원들의 석·박사 학위 취득현황을 물어본 결과 대학마다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40% 가까운 직원이 석사 이상의 학위를 가지고 있거나 지금 다니고 있었다.
광운대는 사무·기술직 직원 3명 가운데 1명(34.1%)이 석사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2명 가운데 석사 학위를 가진 직원이 26명이다. 2명은 박사이다. 현재 다니고 있는 4명(박사 1명 포함)을 포함하면 그 비율이 39%에 달한다.
성균관대도 직원들의 고학력이 두드러진다. 2백66명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80명(박사 3명)이 석사 이상의 학위를 가지고 있다. 재학 중인 직원 20명(박사 2명)까지 치면 38% 비율이다.
박사가 많은 대학은 고려대다. 전체 4백70명 가운데 72명(15%)이 석·박사인데, 박사가 4명이다. 박사 수료도 7명이나 된다. 현재 다니고 있는 사람도 43명(박사 3명)이다.
경희대는 정규직 5백25명 중 24%인 1백25명(박사 2명)이 석·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고, 한국외대는 2백32명 가운데 30명이 석·박사(박사 2명)이다. 13명은 지금 다니고 있다.
숭실대도 1백73명 가운데 48명(28%)이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거나 재학 중인 직원이다. 박사 과정도 2명 있다. 숭실대 총무과 이석원씨는 “호봉 승급 등 인사 상 혜택이 없기 때문에 학위를 따고 알려오면 모를까 다니고 있는 직원은 정확하게 파악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직원들의 경우 주로 특수대학원인 교육대학원, 행정대학원, 경영대학원을 많이 다닌다”며 “자기 계발 측면과 직접적 업무 연관성 때문에 다니는 비율이 반반씩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운대 관계자는 “도서관 사서나 전산, 재정·회계 업무 담당자들의 박사 진학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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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도 학비 지원 등을 통해 직원들의 대학원 진학을 독려하고 있다. 근무하고 있는 대학의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 대부분 학비 전액을 지원해 주고 있다. 다른 대학은 50%를 지원해 준다. 무이자로 빌려주는 학교도 있다.
대학에 와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이정연 광운대 총무처장은 “직원의 힘이 곧 학교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에서 대학원 진학뿐 아니라 각종 학원비 등을 지원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원에서 배운 지식이 업무 개선에 활용되기도 한다.
고려대 기획예산처 예산조정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문택수씨는 지난해 ‘교육원가 분석’을 한 데 이어 최근에는 다른 동료 한 명과 ‘예산회계 실무편람’을 만들어 다른 부서에 돌렸다. 이전까지 교육원가 분석은 외부 업체에 맡겨왔다. 문씨는 “대학원에서 공부하지 않았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씨는 일반대학원에서 회계 분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직원들의 대학원 진학률이 올라가면서 행정 전문화와 지위 향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문택수씨는 “어떤 전공이든 졸업논문을 쓸 때는 주변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편한데, 그러다 보면 자기 직무에 대한 파악이 더 깊어지는 것 같다”며 “같이 공부하는 다른 대학 직원들을 봐도 논문 주제를 자기 대학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쪽으로 많이 잡고 있다”고 말했다.
박사 논문(신문방송학)을 준비 중인 성균관대 기획조정처 전략기획팀 이철우 계장은 “학부 전공이기도 하지만 앞으로는 홍보 분야의 중요성이 커질 것 같아 박사까지 밟고 있다”며 “전문지식뿐 아니라 시야도 넓어지는 측면이 있어 대학원 진학이 자연스레 행정 전문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계장은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행정을 전공하는 경우 교육정보 등도 많이 접할 수 있고, 전산 분야 등은 학교행정에 직접 연결되는 측면도 많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정연 처장은 “업무를 추진하는 데 있어 학문적인 배경지식을 얻는 것이지 곧바로 현장에서 응용할 수 있는 지식을 얻는다는 것은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보면 사실 힘든 측면이 있다”며 “학문적인 배경지식과 함께 자기 업무에 있어서도 전문가가 되려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