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국회 교육위원장 황우여 의원(한나라당)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도 대부분 참석자들이 그간 지적돼온 독소조항들이 국회 심의과정에서 반드시 삭제·수정되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주무 부처인 교육부마저 현재의 입법안은 로스쿨 도입 취지를 살리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조심스러운 의견을 밝혔다.
먼저 주제발표에 나선 박상기 연세대 법대학장은 “총 입학정원이 최소 2천5백 명 선은 돼야 합격률 70%와 중도탈락자 등을 감안할 때 1천5백 명 정도의 변호사가 배출될 것”이라며 “첫 로스쿨 졸업생이 배출될 2011년의 한국사회는 최소한 이 정도의 변호사는 배출돼야 변호사간 수임 경쟁이 아닌 전문성 경쟁을 유도하고, 정부 및 공공단체나 기업 등 사회 각 직역과 국제기구 등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개추위 위원이기도 한 박 학장은 로스쿨 설치인가신청에 대한 심의와 폐지, 개별 로스쿨 정원 책정 등의 권한을 갖는 법학교육위원회도 문제 삼았다. 박 학장은 “의결방식을 3분의 2로 하고 있어 중요 안건에 대해 이해당사자인 법조계의 동의를 받지 못하면 의결할 수 없는 구조”라며 “특히 개별 로스쿨 입학정원을 결정하는 데 이런 의결방식을 적용하게 되면 개별 로스쿨 정원을 줄여 전체 입학정원을 통제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국가 혹은 국가권력의 형식을 빌어 법조계가 인가에서부터 입학단계, 교육단계, 졸업과 시험의 단계 등 법조양성 및 충원의 전 과정에 걸쳐 전방위적 통제를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또 “현 법안이 가지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변호사자격시험법안 혹은 사법시험법개정법안이 패키지로 묶이지 못한 채 별도의 법안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변호사 자격 부여에 관한 일반적인 요건과 절차, 방법 등이 사전에 명확하게 특정되어 있어야 그에 상응하는 교육과정, 교육목표들을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에 관한 규정은 로스쿨 제도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에 해당한다”며 “사개추위가 그에 관한 법안을 형성해 두지 않은 것은 로스쿨 출구에 대한 제한의 가능성을 유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일종의 음모론적 추론까지도 가능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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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학교수, 법조계, 시민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세미나에서는 일부 토론자를 제외한 대부분 참석자들이 '원안대로 법안이 통과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혀 국회 입법과정에서의 진통을 예고했다. /한명섭 기자 |
‘법조인 숫자 제한’에 대해서는 법조계 일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철우 변호사는 “총 입학정원제나 인가주의, 법조인 배출 숫자의 제한 등은 과감히 철폐하고 법률수요자들이 요구하는 실질적이고 수준 높은 법조인을 길러내는 방식과 내용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판사 출신의 이상원 사법연수원 교수는 “총 입학정원을 정하지 않을 경우 로스쿨 졸업생의 합격률이 저하되고, 이는 로스쿨 안에서 기존 수험법학의 폐해가 재현될 것이 예상되므로 로스쿨의 긍정적인 중요기능을 몰각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며 입학정원 제한에 찬성했다.
곽창신 교육부 대학혁신추진단장은 “입학정원은, 로스쿨 도입취지 등을 고려해 국내외 환경 변화에 따른 다양한 법률서비스 수요를 충족하고 전국적으로 로스쿨 균형 배치가 가능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현재 제기되는 1천2백명 입학정원으로는 위 조건들을 충족하기 곤란하다고 생각해 적정한 입학정원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도 이날 따로 보도 자료를 내고 “현 법안은 대한변협의 직역이기주의가 관철됨으로써 법률가의 획기적 증원이 불가능하게 될 수 있기에 반대한다”며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도록 막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립학교법 개정, 국립대 법인화 등 굵직굵직한 현안이 쌓여있는 국회 교육위에 또 하나의 ‘뜨거운 감자’가 던져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