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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멀기만 한 ‘여교수채용목표제’
국립대 여교수 채용 확대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여교수목표채용제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단순 정원 배정에서 나아가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과나 단과대학 차원의 인식변화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전국여교수연합회가 지난 14일 ‘여교수 채용 목표제의 현황과 평가’를 주제로 개최한 춘계학술세미나에서 박남희 경북대 교수는 “신임교수 초빙공고를 내기 전 학과에서 배정받은 여교수 정원을 거부해 공고조차 내지 못한 사례가 경북대에 있었다”며 “우선 배정된 정원을 거부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대의 사례를 보면, 여교수채용목표제의 효과는 분명 있었다. 2004년부터 교육부에서 여교수 정원을 특별 배정한 결과 경북대 여교수 비율이 2002년 7.2%에서 2006년 11.3%로 상승했다. 2006년에는 여교수 정원을 따로 배정받지 못했는데도 12명이 채용됐다. 박 교수는 여교수채용목표제 실시에 따른 인식확산의 결과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특정 학과에 편중되거나 하는 등의 한계도 여전했다. 경북대의 경우 가정계열(92.9%)과 간호계열(100%)을 빼면 여교수 비율이 20%를 넘는 계열이 예술계열(25.8%) 뿐이었다. 어문계열(18.0%)과 사회계열(11.8%), 사범계열(12.1%) 정도가 10%를 넘었다.

여교수 증가는 여학생 비율 증가에 비해서도 낮았다. ‘서울대 여성인력 확대사례 및 현황’을 발표한 윤현주 서울대 교수는 서울대의 경우 여학생 비율이 2002년 33.5%에서 2006년 38.7%로 증가한데 비해 전임 여교수 비율은 2002년의 7.3%보다 3.3% 증가한 10.6%에 그쳤다고 지적하고 “계속 증가하고 있는 여학생 수는 여교수 채용확대가 얼마나 절실한 과제인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학과나 단과대학 차원의 인식 변화도 선결 요건이다. 서울대 보직교수 분포를 보면 본부와 단과대학 사이에 차이가 컸다. 임명직인 본부 보직교수 중 여교수 비율은 50%에 이르지만 20개 단과대학(원) 가운데 여교수가 학장으로 선출된 대학은 2005년 2곳, 2006년 3곳 불과했다. 여교수가 거의 100%인 간호대학과 생활과학대학을 제외하면 올해 음악대학이 유일하게 여성 학장을 배출했다. 부속시설의 장도 1백명 가운데 8명만이 여교수(8%)가 맡고 있다.

윤 교수는 “단과대학 차원에서는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 변화가 가시적으로 일어나고 있지 않고 교수 채용 심사과정이나 학과 운영상 여성이 차별 받는 사례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학본부에서 각 단과대학에 여교수 채용을 장려하는 구체적인 권고방안을 마련하고 단과대학(원) 내 주요의사결정기구에 여교수들이 일정비율 참여하는 것을 권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여교수가 한 명도 없는 학과에 우선 배정하는 현재의 원칙을 지키면서 △여학생 비율에 비해 여교수의 비율이 전혀 증가되지 않는 학과에 차선으로 배정한다거나 △모집하기 전에 배정을 거절하는 학과에는 불이익을 주고 수용하는 학과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적 장치가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공채 과정에서 합리적인 절차에 의해 선택된 후보자가 여성인 관계로 학과 교수들에 의해 이유없이 거부된 경우가 있었다”며 “채용심사 때도 여성 지원자가 예선을 통과한 경우 채용 심사위원에 여성 심사위원이 최소한 30%가 되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0%는 UN에서 한 집단이 그 집단을 대변하는 최소 할당 비례이다.

토론자로 나선 박정순 경북대 교수는 “아직도 먼 게 여교수목표채용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단순한 정원 배정에서 나아가 대학에 배정된 정원을 100%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news@unn.net) | 입력 : 06-06-16 오후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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