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일주일 뒤 김 교수는 학생들의 리포트를 채점하려다 고민에 빠졌다. 10여 명의 과제물이 학번과 이름만 다를 뿐 내용이 똑같았다. 다른 리포트 역시 6명이 한 조를 이뤄 번역분량을 분담한 듯 순서만 다를 뿐 내용이 유사했다.
논문은 읽지도 않고 번역 프로그램에 의존한 과제물, 논문을 공유하는 인터넷사이트에서 번역문을 구입한 사례도 발견됐다.
김 교수는 제자들의 부정행위에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하고, 1차로 표절 여부를 걸러 낸 뒤 학과장과 동료 교수, 재학생이 참여한 2차 심사를 거쳐 39명의 리포트를 ‘표절’로 결론 내렸다.
행정학과는 수강생 110여명 가운데 표절이 드러난 39명의 명단을 학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학과장 명의의 경고장을 보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는 학사경고 등과 달리 제재조치가 없고 계도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김 교수는 경고장에서 “진리를 학습하고 무엇이 옳은 것인지 배워야 할 대학의 연구 활동에서 표절과 조작 등이 자행되는 것은 대학 전체가 깊이 반성해야 할 일”이라며 “타인의 결과물을 도용, 절취, 공모, 표절하는 행위가 자행되고 대학이 ‘진리의 학습장’이 아니라 ‘거짓의 연습장’이 되고 있는 게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