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국은 한국의 교육시장에 관심이 없다’고 알려진 것과는 다른 입장이다. 특히 미국의 원격대학은 국내와 달리 영리법인이 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앞으로의 협상과정에 따라서는 고등교육 분야에 일대 지각변동을 몰고 올 전망이다.
커틀러 대표는 이날부터 서울 신라호텔에서 시작된 한미FTA 2차 본협상과 관련해 국내외 언론과 기자회견을 갖고 2차 협상의 진행 방식과 목표 등을 밝히는 과정에서 이 같이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커틀러 대표는 ‘교육과 의료 서비스와 관련, 미국이 비영리법인 제도의 변경과 이를 통한 시장개방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 게 사실인가’란 질문을 받고, “명확하게 표현하면 한국의 의무교육시장에 대한 접근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커틀러 대표는 이어 “교육 분야 중에서도 인터넷 서비스, 미국 수학능력시험 등에 대한 시장적 접근은 관심 있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그러나 커틀러 대표는 의료 분야 시장 개방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현행 의료체계를 존중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서비스는 원격교육, 즉 원격대학 분야의 시장 개방에 관심이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거용 한미FTA저지 교수·학술단체 공동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상명대 교수)은 이에 대해 “미국은 영리법인이 사이버대학(원격대학)을 만들 수 있게 하고, 특히 피닉스대학 같은 곳은 미국 전역에서 등록학생이 6만여명에 달하는 데다 주식상장까지 할 정도로 장사를 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원격대학을 허용할 경우 국내의 방송통신대학이나 원격대학이 붕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특히 “현재 국내는 원격대학도 비영리법인이 운영하게 되어 있는데, 미국이 ‘우리는 영리법인인데, 왜 한국은 비영리법인이냐, 허물라’고 나오면 우리도 결국 영리법인을 허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교육시장 붕괴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각종 평가 관련 분야 개방과 관련해서도 박 교수는 “한자능력시험이나 영어등급시험 등 각종 시험 관련해서도 미국이 평가권을 맡겠다는 뜻”이라며 “칠레와 캐나다하고도 그런 식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가능성은 약하지만 심하면 수능 같은 것도 맡아서 한다고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유미 교육인적자원부 국제교육협력과장은 “공동학위제 운영 등 국내 고등교육법에서 허용하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유보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서 과장은 “원격대학은 국내서도 통제가 잘 안되고 질적인 보장에서 법적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유보안에 포함시킨다는 것이 교육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협상과정서 미국 측과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미FTA 2차 본협상은 14일까지 계속 되며 이번 협상에서는 양허안(시장개방계획)과 유보안(개방예외목록)에 대한 기본적인 틀이 짜여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