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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로스쿨 법안심사 앞두고 원안통과 의혹
야당의원들은 고치자는데 교육부는 원안통과 요구
20~21일 법안심사소위가 향후 논의 분수령 될듯
국회 교육위원회가 오는 20~21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심의하기로 했다. 국회 회기 중이 아닌데도 소위를 여는 것은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그만큼 중요한 사안이라는 반증이다. 당정은 이미 2008년 3월 로스쿨 개교를 밝힌 바 있다. 늦어도 4월 임시국회에서는 통과시킨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위에서라도 그 전에 통과돼야 한다.

그러나 법안소위는 지난달 21일과 지난 2일 두 차례 회의를 열었으나 총 입학정원과 평가기관을 대한변협 산하에 두는 문제 등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결론을 짓지 못했다. 이 때문에 법학계는 이번에도 원안대로 통과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풀지 못하고 있다.

◆사개추위 초안, 이번에도 원안 통과?

국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두 차례 열린 소위에서 지병문·최재성 등 여당의원들은 정부안의 조속한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관련 부처 및 단체가 참여한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를 거쳐 나온 법안이기 때문에 이미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본다.

법안심사 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지병문 의원(열린우리당)실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이처럼 첨예하게 의견이 갈리는 사안에 대해 어쨌든 결론을 도출해 가져왔다. 이견이 있는 쟁점들도 사개추위에서 이미 논의된 것들이다. 꼭 보완해야 할 부분이 아니라 견해차라면 정부안대로 가야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8년 3월 개교를 위해 4월까지는 법을 통과시켜 달라는 것이 정부 요청이다. 소위 위원장으로서 별 이견이 없다면 그 일정을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회기 중이 아닌데도 20~21일 소위를 연 것도 임시국회 전에 의견들 간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서다”라고 덧붙였다.

야당과 법학계 의견은 다르다. 특히 법학계는 사개추위에서 각 쟁점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검토 없이 법안이 만들어졌다고 비판한다. 김민배 인하대 법대학장은 “사개추위 논의과정에서도 교육부와 법제처, 법학계와 시민단체는 사개추위 실무팀에서 만든 초안에 대해 이견을 제시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실무위원회에서는 본회의에서 의견개진 기회가 있기 때문에 지적된 내용을 회의록에 기재하는 것으로 정리하자고 해서 통과시키고, 본회의에서는 또 국회 입법과정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원안대로 통과시키자고 해 여기까지 왔다”며 “국회에서는 반대로 이미 관계 부처에서 합의한 내용이니까 원안대로 가자는데, 그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주호 의원(한나라당)실 김윤정 보좌관은 “소위에서는 이제 두 차례 논의했다. 그것도 첫 회의는 의원들이 전체적인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핵심 쟁점에 대해 여전히 이견차가 존재하는 만큼 충분히 논의하자는 입장”이라며 국회에서 그런 역할을 안 해주면 누가 하겠느냐”고 말했다.

◆야당은 고치자는데 교육부는 원안 통과 요청

법안심사 소위 논의과정에서 교육부의 행보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로스쿨 도입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부안대로 가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인 반면 교육부가 오히려 원안 통과를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두 차례 소위에서 이기우 교육부 차관은 사개추위 논의과정을 거쳐 합의한 안이기 때문에 정부안대로 통과시켜 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여러 차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에 함께 참석한 김광조 차관보는 “(사개추위에서)정부 내 여러 부서를 거쳐 어렵게 타협점을 잡아 만든 법안이다. 교육부로서는 (주무부처로서) 정부안을 확정해 국회에 상정한 것이기 때문에 그 안대로 가야한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곽창신 대학구조개혁추진단장 역시 “정부 방침이 2008년 도입이다. 지금 상황에서 다양하게 목소리를 내면 이것 자체가 로스쿨 도입을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에 처음 법안을 상정했을 때와는 다른 태도다. 법안이 교육위에 상정돼 지난해 11월 22일 대체토론을 벌였을 때만 해도 교육부는 총 입학정원 증대, 고등교육평가원 인증을 받은 민간 평가기관에 의한 로스쿨 평가 등 정부안과는 다른 입장을 밝히며 국회에서 충분히 심의해 결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민배 학장은 이에 대해 “당정 협의에서 정해진 방침이라 교육부도 다른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 교육위의 한 관계자는 “야당에서는 교육적 측면이 반영될 수 있도록 충분히 논의해야 된다는 입장인데 정작 교육부는 법조계 의견이 강하게 담긴 정부안대로 통과를 얘기하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법과대학 학장들도 지난 10일 모임을 갖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하는 등 수면 아래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아직은 양당의 입장 차가 뚜렷해 당장 오는 20~21일 소위에서 가시적인 결론을 도출하기는 어렵다고 보면서도 정부·여당이 ‘정치적 결단’을 내릴지 여부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날을 주시하고 있다.

권형진 기자 (news@unn.net) | 입력 : 06-03-11 오전 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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