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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총리 사퇴, 긴박했던 ‘3시간’
일주일 넘게 지루하게 이어졌던 공방에 비해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사퇴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김 부총리가 오전 7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사의를 표명한 후 오전 10시께 엄상현 교육인적자원부 기획홍보관리관을 통해 이를 공식 발표하기까지는 3시간 남짓한 시간. 그렇지만 정부종합청사 주위에는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떠나지 않았다.

전날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뒤 곧바로 귀가한 김 부총리는 이날 아침 일찍 청와대로 들어가 노 대통령에게 직접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제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그동안 제기된 의혹이 대부분 해소됐고, 대통령의 국정운영, 대국회 관계, 당·청 관계에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노 대통령은 김 부총리의 사의 표명을 듣고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엄 관리관은 전했다.

이후 7시 30분부터 한명숙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종합청사로 향했다. 김 부총리는 승용차 요일제에 걸려 관용차량을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메라 플레시를 받으며 회의장인 국무위원 식당으로 들어서는 김 부총리는 의외로 밝은 표정이었다.

한 총리와 거취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어제 수고했다’ 정도의 가벼운 격려와 위로가 오간 뒤 회의가 시작됐다. 회의장에 한 총리가 먼저 도착한 후 김 부총리는 조금 늦게 도착해 단독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약 1시간 10분간 회의가 진행된 뒤 다른 참석자들은 퇴장하고 한 총리와 김 부총리, 권오규 경제부총리, 김영주 국무조정실장이 남아 대화를 나눴다. 김석환 총리실 공보수석에 따르면 30분 이상 대화가 계속됐다. 이때 노 대통령을 만나 사의를 표명한 사실을 알렸다. 한 총리는 김 부총리의 결단에 감사를 표했고, 다른 국무위원들도 그동안의 심적 고통을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만 해도 교육부 내에서 김 부총리가 스스로 물러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교육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충분한 해명을 했고 이를 지켜본 네티즌과 청와대의 반응도 좋았기 때문이다. 어제 전체회의 출석 후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를 위해 실·국별 업무보고 시간을 잡는 등 업무 재개에 대한 의욕을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의를 마친 뒤 청사 16층 집무실로 돌아온 김 부총리는 기획홍보관리관 등을 불러 사의표명 사실을 알리고, 오전 10시께 실·국장들을 집무실로 불렀다. 이 무렵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 김 부총리 사의표명 사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같은 시각 엄 관리관은 기자실을 찾아 사의표명 사실을 발표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에게는 오전 9시 30분 전화를 해 미리 이 같은 사실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위 회의를 통해 학자로서의 명예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는 판단 아래 결단을 한 것 같다. 어제 회의 결과가 좋지 않았으면 (사의표명) 결정을 내리기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라고 전격적인 사의 표명 배경을 설명했다.

마지막 실·국장 회의를 마친 김 부총리는 오전 12시께 집무실을 나왔다. 김 부총리는 심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얼마나 터무니없는 일이었으면 스스로 청문회를 요청했겠느냐. 내 입으로 공개된 장소에서 이야기 할 수 있어 어제 전체회의 끝나고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는 말을 남기고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교육부 간부들과 점심식사를 마친 김 부총리는 이후 집무실로 돌아오지 않고 시내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형진 기자 (news@unn.net) | 입력 : 06-08-02 오후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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