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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1년 연기…법안 재검토 계기로 삼아야
“법안내용 보완해 최대한 빨리 통과시켜야”
여야 사학법 대립에 발목…추가 개선 필요
교육부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시기를 2008년에서 최소 1년 늦추기로 하면서 ‘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과 ‘로스쿨로 가긴 가는 거냐’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법학교수들은 대체로 폐지니 연기니 하는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법안을 다시 점검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분위기이다.

대학과 학생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물론 전제는 있다. 법안이 갖고 있는 문제점이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도 로스쿨을 정치쟁점화 하기보다 ‘법률서비스 구조’와 ‘법학교육 개혁’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문도 빠지지 않았다.

“1년 연기, 오히려 잘된 일”

2008년 개교를 위해 로스쿨을 준비해 온 대학들은 허탈해 하는 속에서도 “오히려 잘 된 일”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다.

최태현 한양대 교수는 1년 연장에 대해 “준비해온 사람으로서 기간이 늦춰져 허탈하고 긴장이 느슨해진 면이 있다”면서도 “오히려 내실 있는 준비를 위해 기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경효 고려대 법과대학장도 “혼란을 초해한 부분도 있지만 이 기간을 활용해서 법학계의 의견을 수렴해 다시 검토할 부분이 있다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급하게 많은 교수를 충원한다는 것이 한계가 있는데 보다 여유를 갖고 교수를 충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우용 동아대 법대 부학장은 “일정이 늦어지는 만큼 인가기준도 구체적인 기준안을 제시하고, 가장 중요한 ‘교육과정’도 표준커리큘럼을 제시할지, 자율적으로 맡길 것인지 제시해야 한다”며 “늦어졌다고 본 취지와 어긋나는 방향으로 진행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로스쿨 무용론에 대해서도 윤철홍 숭실대 법대학장은 “지금 상황에서 로스쿨을 추진 안하면 더 큰 혼란이 올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윤 학장은 “우리나라가 독일식 대륙법 체계이기 때문에 일리 있는 비판이지만 상법·국제법 등이 영미법 체계로 많이 바뀌고 있고, 독일도 경쟁력을 잃어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대륙법과 영미법의 장점을 접목해 우리 식의 로스쿨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우용 부학장 역시 “너무 많은 길을 걸어왔다. 되돌아가는 것보다 보완해서 앞으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추세도 전문대학원 체제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로스쿨 도입이 힘을 잃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는 있다.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법조사회와 법학교육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로스쿨이 키워드격”이라며 “추진탄력을 상실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우려했다.

한 교수는 “정치쟁점화 되면서 법조인과 일반 국민들과의 싸움이 아니라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싸움이 되고 있다. 사개추위도 12월 30일이면 해산해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기국회나 내년 2월 임시국회를 넘기면 로스쿨이 사라질 수도 있다.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총정원·변호사시험법·고비용 꼭 짚고 넘어가야

국회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곧 현재의 법안에 쟁점이나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법학계는 오히려 로스쿨 도입 1년 연기를 현재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인 로스쿨 법안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상희 교수는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총입학정원 결정방법 등 일부 쟁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그때는 2008년 개교가 급하다고 해서 중요 논점을 다 미뤄놓은 상태였다”며 “변호사 수의 문제나 자격, 교육과정 등에 대해 총제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김민배 인하대 법대학장은 “여당은 사법개혁의 상징으로 그냥 넘어가려 하고, 야당은 사립학교법과 연계하는 바람에 법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 안 했다”며 “로스쿨 무산론이 고개를 드는 것은 결국 그동안 법학계와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이 얼마나 반영됐는가와 연계된다”고 말했다.

‘올바른 로스쿨법 제정을 위한 시민·인권·노동·법학계 비상대책위원회’(로스쿨법 비대위)의 이상수 공동집행위원장(한남대 교수)는 “현재로서는 우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한 다음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중요다하다”며 “총 입학정원 협의 대상기관에서 대한변협과 한국법학교수회를 제외하고 교육부장관이 사전에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등 국회의원 사이에서 일정한 합의가 이뤄졌지만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로스쿨법 비대위는 특히 △총 입학정원 확대와 변호사 수의 증대 △고비용 문제의 해결 △변호사자격시험법안과 로스쿨 법안을 동시에 논의할 것 등 세 가지는 어떤 형태로든 명확하게 못 박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현재도 많은 국회의원들이 변호사 수의 증가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원 문제는 로스쿨 개혁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요소이기 때문에 로스쿨 최소 정원을 법률이나 시행령에 규정하거나 적어도 국회와 정부가 입법단계에서 그 숫자를 선포하는 등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스쿨법안만 던져놓을 게 아니라 변호사자격시험법안도 함께 논의해야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상희 교수는 “누구에게 변호사 자격을 주느냐, 어떤 기준으로 뽑느냐에 따라 로스쿨의 교육과정이 달라질 수 있다. 변호사 수와 연결되는 입학정원의 몇 퍼센트에게 변호사 자격을 주느냐 하는 문제도 결국 변호사자격시험법에서 다루기 때문에 로스쿨 법안은 변호사자격시험법안과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로스쿨은 원래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는 법안이다. 담당기관이 교육부와 법무부, 교육위와 법사위로 나눠져 있다 보니까 두 개로 쪼개졌는데 이제는 하나로 합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배 인하대 법대학장은 “총 입학정원, 변호사자격, 고비용 등 제기된 문제들이 법안에 들어간다면 로스쿨 법안은 빨리 통과되어야 한다”며 “조만간 법대학장협의회를 개최해 이러한 문제들이 반영된다는 것을 전제로 국회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양희·권형진 기자 yanghee·jinny@unn.net

권형진 기자 (news@unn.net) | 입력 : 06-07-08 오전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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