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멀 브레인' 넘어 '글로벌 브레인'으로
우리나라 정보통신(IT) 교육의 선두주자답게 숭실대의 기존 콘셉트는 ‘디지털 브레인(Digital Brain)’이었다.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이끌 우수 두뇌를 키우는 산실이 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캠퍼스 재건 50주년을 맞아 새로 수립한 ‘숭실대 장단기발전계획(Soongsil 2010 프로젝트)’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2010년까지 세계적인 대학으로 우뚝 서겠다는 야심 찬 포부가 담겨 있는 이 프로젝트가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 ‘글로벌 브레인’이다.
이효계 총장은 “우리 학교는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진리와 봉사’를 교육이념으로, 기독교의 선각자적 도전정신과 희생적 나눔 정신을 실천하는 대학이다. 이런 숭실의 정체성에 ‘국제화’와 ‘실천적 봉사’를 강화해 그 시야를 ‘디지털’에서 ‘글로벌’로 확대한 것이 ‘숭실 2010 프로젝트’다. 국제화․개방화․세계화․정보화 시대에 각 분야를 이끌어갈 인재를 키워내겠다는 것으로, ‘인재 양성’을 추구하는 숭실의 새로운 비전 선포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브레인’ 양성을 위해 목표로 삼고 있는 전략은 7가지이다. ‘대학의 효율적 운영과 구조 강화’ ‘21세기형 첨단 복합 캠퍼스 건립’ ‘재정의 안정성 달성’ ‘연구진작과 교수의 역할 재정립’ ‘실용적이고 선진화된 교육체제 구축’ ‘대학 특성화’ ‘수요자 중심의 지원체제 구축’이 그것이다. 그 중심에는 수요자, 즉 학생 중심의 지원체제 구축과 대학 특성화가 자리하고 있다.
학생 중심 교육체제 구축
서울 지하철 7호선 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숭실대 신 정문이다. 정문 뒤로 벽에 붙인 플래카드 하나가 눈길을 끈다. 플래카드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총장의 경영목표(2005년~2008년) : Education on Demand.’ “학생 중심의 교육을 펼치겠다”는 이 총장의 의지를 그대로 펼쳐 보이고 있는 셈이다. ‘학생 만족도 최고의 대학’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한다.
학생을 중심으로 한 행정이 우선 눈에 띄는 변화다. 학생 서비스 조직인 ‘숭실 서비스센터’를 신설한다. 학생 만족도 향상과 직원 서비스 마인드 고취를 위해 모든 행정부서에 학생 모니터를 활용한 모니터링 제도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외부 장학금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숭실대의 장학금 제도는 지금도 주목할 만하다. 학생 두 명 중 한 명꼴로 장학금 혜택을 받을 정도다. 지난 2002년부터는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매년 2백명의 학생에게 ‘영어연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1996년부터 ‘해외 인재 양성 기금’을 마련해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것을 지원하는 것도 눈길을 끄는 장학 프로그램이다. 매년 4명을 선발, 소요 비용 1만 달러를 전액 지원한다.
‘학생 중심 체제 구축’이라는 큰 뜻 앞에 학사 제도가 비껴갈 수 없다. 열린 전공과 연계 전공 제도, 복수 전공 제도를 통해 학생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열린 전공 제도는 전공 없이 1년을 공부하고 2학년에 올라갈 때 스스로 전공을 선택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학부나 학과가 발전적인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양한 전공 이수 트랙을 제시함으로써 전공 간에 융합적인 지식 습득이 가능하도록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학생들에게 ‘총성 없는 전쟁’과 다름없는 취업을 위해서도 현실적인 지원을 확대해 나간다. 커리어 개발 센터를 통해서는 입학 때부터 단계적으로 커리어 개발을 돕는다. 일반적인 취업 정보가 아닌 맞춤식 취업 정보를 제공해 취업 후 사회적응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도교수와 상담 시간을 미리 예약할 수 있는 오피스아워 제도를 시행하고, 교수가 학생의 평생 멘토가 될 수 있도록 학생별 평생지도교수 제도도 곧 도입할 예정이다.
정체성이 분면한 대학 - 대학 특성화 전략
대학 특성화는 이제 살아남기 위한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숭실대도 예외는 아니다. “이제 대학은 특성을 갖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특성화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숭실대의 시야는 국내에 머물지 않는다. 글로벌 경쟁 체제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외협력업무 담당직을 대외담당 부총장으로 격상시켰다.
초창기부터 외국의 대학이나 학술연구기관 등과 실시해온 국제교류 프로그램은 ‘글로벌 브레인’을 향한 숭실대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이다. 올 8월부터는 고 한경직 목사가 공부했던 미국 엠포리아스테이트대학에 20명씩의 교환학생을 파견한다. 숭실대는 이를 시작으로 학점 교류 대학을 다양화하는 것은 물론 현재 40여개인 자매결연 대학을 더욱 확대하고 이들 대학과의 구체적인 연계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대규모의 다변화된 국제 학생교류로 글로벌 시대에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을 찾아 실행에 옮기겠다는 학교 측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숭실대의 강점 가운데 하나인 IT 특화와 관련, 영어 사용권과 동북아권을 중심으로 연계 대학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눈에 띈다. 국내에서 최초로 설립돼 현재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는 컴퓨터학부의 경우 국제적인 재단과의 연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IT 분야의 양대 축으로 서 있는 컴퓨터와 정보통신 분야에 더욱 힘을 실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보화 분야에서 남다른 실력을 자랑하고 있는 숭실대지만, 사실 숭실대의 밑바닥을 흐르는 기본 교육 이념은 인성교육과 사회봉사다. ‘숭실 2010 프로젝트’에서 중점을 두는 것 가운데 하나도 사회봉사 분야의 특화다. 사회적 추세에 따라 갑자기 봉사활동을 강조하는 게 아니다. 1997년부터 대학으로서는 처음으로 연간 1백50명의 학생 및 교직원을 파견해온 해외봉사단 활동은 숭실대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사회봉사 활동이다. 숭실대의 해외봉사단은 그동안 필리핀, 네팔, 베트남, 몽골, 중국, 캄보디아 등 오지에서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비롯해 컴퓨터, 한글 교육 등을 실시해 왔다.
이 총장은 “학생들의 외국어 능력 강화를 위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독어, 불어 가운데 한 가지 언어는 반드시 숙지토록 할 것”이라며 “미국의 NGO에 의뢰해 봉사와 영어 공부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