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교육시장 개방과 관련해 고등·성인교육 분야는 일부 개방하되, 영리법인 허용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것이 기존의 정부 입장이었다. 이 때문에 정부의 한미 FTA 협상 전략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최순영 의원은 8일 한국산업연구원(KIET)이 제5차 대외경제위원회 회의에 제출한 보고서 ‘한미 FTA 서비스 분야 주요 쟁점별 영향분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유학수요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영리법인 진출을 허용해야 하지만, 영리법인을 허용해도 유학수요가 감소하지 않아 적자 폭은 오히려 더 커지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이 공개한 보고서는 먼저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영리법인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미국대학들의 한국 진출에 유인이 없다”며 “미국에 대한 유학수요 감소를 위해서는 영리법인 허용 등 시장개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외원격교육에 대한 학점을 일부 인정하고 대학영리법인 진출을 허용할 경우 보고서는 2010년까지 1.2억불의 유학수지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현재의 미국 유학은 교육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차원뿐 아니라 정치·경제상의 문제와 복합적인 것이므로 교육 개방이 확대되어도 미국 유학이 획기적으로 감소할 전망은 크지 않다”며 유학수요 흡수와 교육서비스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등교육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정부 측 주장과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이어 “전격적인 시장개방과 학교영리법인 허용 등의 시장개방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이 미국유학 수요가 지속될 경우 연간 1억불의 적자 확대가 예상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최 의원은 ‘현재와 같이 미국유학 수요가 지속될 경우’란 영리법인을 허용하더라도 미국대학 분교의 학위에 대한 시장가치가 크지 않아 결국 다시 미국 본교의 학위를 받기 위해 유학을 선택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결과적으로 미국 유학수지 적자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 의원은 “미국대학 분교의 영리법인 허용은 국내 대학들의 영리법인 허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대학을 수익 창출을 위한 기업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등록금 폭등, 기초학문 몰락, 대학교육공공성 파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보고서를 기반으로 대외경제위원회 회의 자료가 작성된 것으로 보아 정부의 한미 FTA 협상전략에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FTA 교육협상의 문제에 대해 김신일 교육부총리 내정자 인사 청문회는 물론 올해 국정감사에서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보고서는 미국대학이 국내에 진출할 경우 국내 203개 4년제 대학 중 신입생 충원률이 50~70%대에 머물고 있는 24개 대학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학을 생각한다면 상당수 대학들이 도산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 대학가의 우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