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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시대정신에 맞는 새로운 법률가 모델 제시
국내 법조인력의 대표적 산실
국제경쟁력 갖춘 법률가 양성
고려대 법과대학이 법학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나섰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도입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교육 방향과 방법을 설정하고, 시대정신에 맞는 새로운 법률가의 모델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그 역할을 맡겠다는 옹골찬 포부를 감추지 않는다. 아시아가 문제가 아니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로스쿨, 전 세계와 경쟁해서 당당히 살아남을 수 있는 법률가 양성을 고려대 법대가 이끌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법학교육의 방향 선도

고려대 법대는 사실 로스쿨 유치를 걱정해야 하는 대학은 아니다. 우리나라 법조 인력의 대표적 산실이기 때문이다. 사법시험에서 2000년 1백53명, 2001년 1백56명, 2002년 1백76명, 2003년 1백70명, 2004년 1백66명이 합격하는 등 해마다 전체 합격자의 18%를 배출하고 있다.(‘고대 법학 100년사’) 법학과만 놓고 봐도 해마다 1백50명 이상이 합격하고 있다. 서울대 법대와 비슷한 숫자다.

때문에 고민도 깊다. 1백년의 법학교육 역사를 이어오면서 서울대와 함께 한국 최고의 법학교육기관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고려대 법대가 막연하게 로스쿨을 따라갈 문제는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김선택 부학장은 “시험을 통해 법조인을 선발하는 체제에서 교육을 통해 양성하는 체제로 바뀌었다. 로스쿨은 실무가 양성 기관이 아니라 법학교육기관인데 그 점을 간과하고 있다. 서울대와 함께 선도적으로 전체 로스쿨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야말로 고대 법대의 특성화라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로스쿨이 처음 거론되던 95년부터 전담 연구팀을 만들어 이 문제를 고민해 왔다. 현대 사회의 다원화, 전문화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의료, 경제, 정보통신, 경찰, 지적재산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전문법 분야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또한 최첨단 정보통신시설을 구축해 법학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2001년 건립된 법대 독립건물은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3천2백99평 규모로 화상강의실, 모의법정, 국제회의실, 법학도서관 등 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하나의 법학전용도서관이 곧 착공에 들어간다. 지하 2층, 지상 3층(연면적 1천1백10평) 규모에 열람실 2층과 서고 1층, 정기간행물실, 세미나실, 스터디룸, 인터넷 검색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국제적 경쟁력 갖춘 법률가 양성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학교 측 판단이다. 로스쿨 도입을 계기로 이제 국내를 넘어서겠다는 복안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로스쿨,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법률가 양성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는다는 포부다.

김선택 부학장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 한국법학을 알리고, 세계시장에 맞서 경쟁할 수 있는 법률가 양성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 역할을 고대 법대가 맡겠다”고 밝혔다.

외국의 명문 로스쿨과 국제교류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미 세계 유명 대학들과 폭넓은 학술교류를 하고 있다. 자매결연을 맺은 미국, 독일, 일본의 유수한 법과대학들과 정례적으로 교수 및 학생 교환교류를 실시하는 것은 물론 외국 저명 법학자들을 초청해 각종 강연회나 심포지엄을 열고 있다.

앞으로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보다 대등한 관계에서의 국제교류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고대 법대 설립 100주년 및 프랑스 민법전 성립 2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중국 푸단대와의 국제학술심포지엄 등 하반기에 잡혀 있는 3건의 국제학술대회가 그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이 같은 국제화의 일환으로 교수진도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실무형 교수 영입에 있어서도 단순히 실무경력만 보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실무경력과 함께 교육·연구 능력을 겸비한 교수진을 영입할 계획이다.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요구되는 분야를 우선적으로 뽑는 것은 물론이다.

■이론 겸비한 실무형 교수 포진

현재 있는 7명의 실무형 교수도 영국, 독일, 고려대 등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아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물들이다.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채이식 학장은 국내 변호사(사시 11회)와 영국 변호사 자격증(83년 사법시험 합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동양인으로서는 드물게 국제해사기구(IMO) 법률위원회 의장을 맡아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사시 12회 출신인 김일수 교수는 고려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독일 뮌헨대 유학을 거쳐 형사소송법을 가르치고 있다. 재작년 1학기 부교수로 부임한 김기창 교수는 사법연수원 수료(19기) 뒤 변호사로 일하다 영국 캠브리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5년간 전임강사로 재직하다 고대로 옮겼다.

서울고법 판사를 거쳐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정영환 교수(사시 25회)는 고려대 대학원 법학과를 수료하고 민사소송법을 가르치고 있다.

고대 법대는 로스쿨 법률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확정되면 실무형 교수 4~5명을 포함해 내년 중 7~8명의 교수를 더 확보, 현재 33명인 전임교수를 45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전임교수 60명 확보가 최종 목표이다.

권형진 기자 (news@unn.net) | 입력 : 05-10-15 오후 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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