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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본지 논설위원 ‘현대문학 100년 시화전’
그림으로 현대 시문학사 발자취 좇아
작고·현역시인 51명 대표작 유화로
15~17일까지 남산 ‘문학의 집’에서
원로 문학평론가인 김우종(77) 전 경희대 교수는 화가이기도 하다. “특별히 그림을 배운 것은 아니”지만 그림으로 호구를 해결하던 시절도 있었다. 74년 박정희 정권에 의해 해직된 때였다. 이듬해 책마저 판매금지 당하자 김 교수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6년 동안 직업적으로 그림을 배웠다. 개인전만 네 차례 개최한, 한국미술협회의 어엿한 회원이다.

김 교수가 다섯 번째 유화 개인전을 연다. 오는 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남산 ‘문학의 집’에서 열리는 ‘현대문학 백년 대표작 시화전’이다. 작고 시인 40명과 현역 시인 11명의 대표작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다. “대개는 한국대학신문 주필을 그만두고 나서부터 2년 동안 틈틈이 그린” 작품들이다.

전시회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는 시들을 중심으로 현대 시문학사의 발자취를 훑어볼 수 있는 작품들을 엄선했다. 친일 행위로 논란이 있는 몇몇 작가들의 작품이 들어가 있는 것은 “문학사적 입장에서는 언급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김 교수의 애정은 이육사(‘청포도’), 한용운(‘님의 침묵’), 이상화(‘나의 침실로’) 등에 머무는 듯하다. “시인들이 얼마나 역사적 현실 속에서 치열한 정신을 갖고 사회적 기여를 하려 했는가” 역시 작품 선별의 중요한 기준이었기 때문이다. 김기림(‘바다와 나비’), 정지용(‘고향’), 임화(‘너 어느 곳에 있느냐’)처럼 분단의 아픔을 온몸으로 표현한 시인들은 문학사적으로뿐 아니라 김 교수에게도 애잔한 아픔으로 다가온다.

시가 아니라 그림이 중심이라는 점이 여느 시화전과는 다르다. 시화전인데도 시를 함께 써넣은 작품은 몇 점 되지 않는다. 시인과 작품에 대해 평소 김 교수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담았기 때문이다. “아직은 그림 속에다 하고 싶은 얘기를 상징적으로 담기 어려워”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 교수는 “화가들은 즐겨 쓰는 스타일과 소재가 있는데 시마다 소재가 다르고, 거기다 문학적 의미를 담아야 하기 때문에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시화전이 끝나면 인터넷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김 교수의 희망이다. 문학사적으로 논쟁거리가 될만한 시인과 시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는 공간을 인터넷에 마련하고 싶지만 “(인터넷을 다루는) 재주가 모자라서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문학행사로 생각하기 때문에 화단에는 변변한 초청장 하나 돌리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김 교수는 천상 문학평론가였다.

권형진 기자 (news@unn.net) | 입력 : 05-12-01 오후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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