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 시설이나 교원 확보 등 물적 분야에서 실적보다는 계획 평가 요소가 대폭 가미됐다. 그러나 교육과정과 교수 연구업적 분야는 기준이 오히려 강화됐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로스쿨 설치인가 심사기준 정책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곽창신 대학혁신추진단장은 “시설이나 재정 등 물적 요소보다는 교육과정의 질과 교원의 교수·연구 능력에 중점을 뒀다”며 “로스쿨을 준비하는 대학은 시설 등 물적 요소보다는 교육과정, 교재, 교수방법 개발 등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1차 연구안과 비교해 가장 큰 변화는 계획평가 요소가 대폭 강화됐다는 점이다. 대학의 과도한 사전 투자를 막고 교육과정 개발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의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법학전문도서관, 모의법정 등 물적 시설 관련 지표는 계획평가 요소를 대폭 강화했다. 교원 확보도 70%이상을 갖추면 인가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본인가를 받을 때까지는 계획대로 갖춰야 로스쿨을 개교할 수 있다.
교육과정과 교수업적 분야의 일부 평가지표는 1차 안보다 훨씬 강화됐다. 학사관리의 엄정성과 관련된 평가지표가 새로 신설됐다. 전체 평가지표 가운데 교육과정과 교원 분야의 비율이 각각 29.0%, 19.5%로 전체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물적 기준에서 국·공립대와 사립대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평가지표를 차별화한 점에 눈에 띈다. 사립대에만 적용할 수 있는 지표(A 유형)와 국·사립에 적용하되, 평가기준을 다르게 하는 지표(B 유형), 국·사립에 공통적으로 적용하는 지표(C 유형)으로 세분화했다.
그러나 지방대학에 대해 별도의 차별화된 기준을 마련하지는 않았다.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지방대학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는 향후 정책적으로 판단할 문제이지 정책연구 단계에서 별도의 기준을 마련하기는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실적보다 계획평가 요소를 가미해 기준이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대학 입장에서 볼 때는 인가기준이 엄격하다는 지적이다. 본인가 때까지는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교수 1인당 학생 수만 봐도 12대 1이하면 기준을 충족하지만 10명 미만을 받아야 최고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준칙주의가 아닌 인가주의로 갈 경우 모든 대학이 만점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피부로 체감하는 교수 1인당 학생 수 기준은 1대 12가 아니라 1대 9로 상향조정될 수밖에 없다.
이미 투자한 대학들 입장에서도 불만이다. 이미 시설을 갖춘 대학이나 먼저 계획만 내고 본인가 때까지 갖추는 대학이나 평가 점수에서는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미 갖춘 대학들의 이익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이지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지만 이들 대학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설치인가 심사기준은 국회에서 로스쿨 법안이 통과되면 법학교육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