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철 대학지원국장은 14일 이와 관련 “개별적인 대학의 사례에 대해 일일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이라며 대응 자체를 꺼렸다. 황 국장은 “2008학년도 대입제도 정착을 위해 다른 대학들도 빨리 시행계획을 발표하도록 협조를 구하고 있다”며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대학들의 세부시행계획을 모아 발표하면 입장을 밝힐 생각”이라고 말했다.
교육시민단체의 반발에도 교육부가 침묵하는 것은 서울대의 2008년 입학 전형계획이 외형적으로는 교육부 권고를 충실히 따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자격고사로 활용해 수능 영향력을 떨어뜨리고, 모든 전형에서 학교생활기록부를 50% 이상 반영하겠다고 발표했다. 거의 학생부만으로 뽑는 지역균형선발전형을 전체 선발인원의 30%선까지 확대하기로 한 것도 학생부 반영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2008대입제도의 취지와 맞다.
문제는 실질적인 영향력이다. 서울대는 특기자 전형과 정시모집을 통해서도 각각 3분의 1씩 뽑겠다고 했는데, 학생부 50%를 제외한 나머지 50%는 대체로 면접 30%와 논술 20%를 반영한다. 이 때문에 전체 선발인원의 3분의 2는 사실상 논술과 면접이 당락을 좌우하리라는 것이 대부분 교육관계자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주무부서인 이기봉 대학학무과장은 이에 대해 “학생부가 더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지 면접·논술이 더 영향력이 있는지는 사후적으로 판단할 문제인데, 구체적으로 판단할 자료도 없는 상태에서 누구도 미리 재단할 수 없다”며 “2008대입과 관련해 서울대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측면에 대해서는 언급 안 하고 대학이 자율적으로 해야 할 영역까지 일일이 언급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또 “개별 대학이 전형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일일이 입장을 발표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교육부의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논술 채점을 등급으로 할지 점수로 할지,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하나도 안 밝혀진 상태인데 교육부가 나서 뭐라 하기는 어렵다”며 “현 상태에서는 서울대가 나서 명확하게 입장 정리를 해 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8대입제도 정착을 위해 교육부가 그간 들인 공에 비춰볼 때 너무 안일한 대응 아니냐는 지적도 일부에선 제기되고 있다. 서울대의 입학전형계획은 서울대에 그치지 않고 주요 사립대에 곧바로 전파되는 파급력을 지닌 데다 이들 대학도 2008학년도 입학전형계획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